매머드급 단지에도 불구하고 입주 초기 조합원 분양에 따른 높은 분양으로 신규개원 장벽이 높았던 송파 헬리오시티가 초기 허들을 딛고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일부 전문 과목은 중복개원으로 경쟁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개원하지 않은 전문 과목은 신규개원을 노려볼만하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조합원 분양 이후 조정 끝난 임대가…그래도 부담여전
헬리오시티는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지난 2015년에 착공해 2018년 12월 28일에 준공을 마쳐 , 국내 아파트가 분양을 시작한 이래 단일 사업으로 최대 규모의 총 84개동의 아파트 단지로 꼽혀 미니 신도시라고 불리기도 한다.
지난 2019년 2월 메디칼타임즈가 방문했을 당시에 입주를 시작해 현재는 모든 세대가 거주하고 매물이 없을 정도로 거래가 활발한 상황.
개원가 입장에선 단지 내 든든한 배후세대를 두고 꾸준한 수요가 있기 때문에 신규 개원입지의 기대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모습.
다만, 입주 초기에는 조합원분양에 따른 높은 임대료가 형성돼 평당 20만원에서 많으면 30만원까지 호가하면서 가장 높은 가격을 기준으로 30평에 월 900만원의 임대료를 부담해야 해 개원문의 대비 실제 개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실제로 당시 송파역과 맞닿아있는 헬리오시티 정문 메인 상가의 공실률이 90%에 달할 정도로 일부만이 초기 위험을 감안한 선점을 노릴 뿐 대부분 관망하는 추세를 보였다.
메디칼타임즈가 약 1년 9개월 만에 다시 방문한 헬리오시티는 대부분 전문과목이 자리를 잡으면서 입주초기와는 다른 양상을 나타냈다.
현재 신규단지에 대부분 개원을 노리는 내과,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 등은 물론 정형외과, 안과, 피부과 등 주요 역사 메디칼빌딩 못지않은 개원 상황을 보이고 있다.
연쇄적인 개원이 가능해진 이유는 조합원분양을 마친 뒤 임대가 조정이 이뤄졌기 때문.
입주초기 평당 최대 30만원을 호가하던 임대료는 현재 15평 기준 250~300만 원 선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의원이 최소 30평 이상에서 개원을 해야 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최소 500~600만원의 임대가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아직도 높은 임대가를 유지하고 있지만 초기 비용에 비하면 개원 허들이 낮아진 셈.
특히,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1년간 임대가를 낮추는 등 계약 허들이 좀 더 낮아졌고 입주가 완료되면서 의원을 찾을 환자 수요가 꾸준히 있다는 점도 이유라는 게 인근 부동산 전문가의 설명이다.
중복 개원 경쟁 과열 양상…산부인과 등 개원 노려볼 만
반대로 헬리오시티 내 개원의 허들이 낮아지자 배후세대 수와 별개로 경쟁이 치열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헬리오시티는 이비인후과, 소아청소년과, 피부과가 중복개원하고 있으며 내과, 가정의학과 등 환자군이 겹치는 전문과목도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잠재적인 경쟁은 보다 치열한 상태다.
경쟁의 여파일까? 직접적인 이유는 확인이 어려웠지만 실제 상가 내 한 이비인후과는 이미 의원 앞에 임대문의 안내가 붙어 다음 인수자를 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헬리오시티 입주 시기를 고려하면 개원 시기가 아무리 빨라도 2019년 3월 이후인 만큼 코로나19 등의 상황을 고려해도 경쟁의 여파를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그러나 부동산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신규개원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여전히 산부인과 등 입주민들이 아직 개원하지 않은 전문 과목에 대한 문의는 계속 있어 이를 노린 신규개원의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언급했다.
A부동산 관계자는 "대부분 전문과목이 있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많이 없지만 산부인과 등 입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과는 있다"며 "많지는 않지만 의원이 있는 라인에도 아직 공실이 있기 때문에 개원을 노린다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기존 신도시와 달리 헬리오시티의 경우 젊은 세대부터 높은 연령대까지 아우르는 단지이다 보니 특정세대를 노리는 것보다 다양한 전문 과목 개원이 가능하다는 조언.
실제 취재당시에도 유모차를 끄는 젊은 세대부터 노인층까지 의원을 방문하고 있었다. 또한 다른 의원들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단지내 다른 상가를 노리기보다 환자가 밀집해 있는 메인상가 내 개원이 유리하다는 게 부동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B부동산 관계자는 "임대가 조정이 이뤄져 앞으로 더 떨어질 수는 있지만 현재 이상에서 떨어지기를 기대한다면 당장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상가 상권이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 상황에서 세대구성이 다양하기 때문에 틈새를 노린 개원은 아직 가능하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