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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전공의 지원현황, 의료현장 여파는?

메디칼타임즈
발행날짜: 2020-12-07 05:45:57

박상준: 메디칼타임즈가 한주간의 이슈를 진단하는 메타TV 시간입니다. 오늘은 지난 2일 마감한 2021년 레지던트 1년차 모집 현황을 바탕으로 향후 의료현장에 미칠 여파를 짚어볼까 합니다.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의료경제팀 이지현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박상준: 자 올해 또 의료계 큰 행사(?)인 내년도 전공의 모집이 마무리 됐습니다. 앞서 의료계 파업도 있었고, 코로나19 여파로 의료계도 진통을 겪은 탓인지 올해는 전공의 모집 결과에 유독 관심이 높았던 것 같네요.

이지현: 네, 아시다시피 올해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 등 개원가 상황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지난 8월 의료계 집단 파업 당시 내외산소 등 바이탈과의 붕괴 우려가 높았죠. 그런 탓에 2021년도 전공의 모집 결과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박상준: 올해는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소아청소년과의 몰락인데 병원별로 상황은 어떤가요.

이지현: 네, 우려가 현실이 된 상황인데요. 전공의 모집 결과에서 가장 큰 변화는 소아청소년과의 지원율이 30%대로 추락했다는 사실입니다. 일단 병원별 상황을 살펴보면요, 가장 정원이 많은 서울대병원이 16명 정원 중 14명의 지원자를 찾으면서 체면치레를 한 수준입니다. 그 밑으로는 빅5병원이라도 신촌세브란스병원, 가톨릭의료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정원에 절반도 못채운 병원이 수두룩한 상황입니다.

재밌는 점은 건양대병원, 부산대병원 등 정원이 3~4명인 병원들이 오히려 정원을 다 채웠다는 사실인데요. 병원 관계자들은 “기존에 인턴을 잘 설득한 결과”라고 보더라고요. 주목할 부분은 지금부터인데요. 지역, 정원 상관없이 지원자가 전무한 병원이 너무도 많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소아청소년과는 의료계가 말하는 메이저 바이탈과라는 점에서 의료계가 적잖이 충격을 받은 분위기입니다.

박상준: 심각한 상황이네요. 지원율 30%대는 앞서 소아청소년과학회가 전망한 수준이네요?

이지현: 네, 소청과학회는 코로나19 여파를 온몸으로 받은 과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전공의 지원 이전부터도 최악의 지원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높았습니다. 아무래도 소청과 특성상 전문의 취득후 상당수가 개원가로 진로를 택하게 되는데 상당기간 개원가 분위기가 녹록치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발길을 돌리게 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로 소아청소년과는 2019년만 하더라도 전공의 지원율 80%, 2020년 73%로 감소하긴 했지만 일정 수준을 유지했는데요. 2021년도 35%로 고꾸라지면서 기피과로 전락하게 됐습니다.

박상준: 소청과 이외 다른 메이저 바이탈과과는 어떤가요? 올해 대형 이슈인 의료계 총파업 이후 바이탈과의 몰락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었잖아요.

이지현: 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과마다 운명은 제각각이었습니다. 같은 바이탈을 다루는 메이저과라도 내과의 경우 경쟁인 반면 외과, 산부인과는 여전히 미달은 면치 못했거든요. 그나마 희망적인 측면은 외과 지원율이 상승했다는 점입니다.

박상준: 하지만 외과는 여전히 미달 아닌가요?

이지현: 그렇습니다. 여전히 1:1 정원을 채우지는 못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미달상태라고 하더라도 분명히 전년대비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볼 만 하다고 봅니다.

잠시 표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표는 메디칼타임즈가 매년 집계를 내는 수치인데요. 지난 2019년 외과 전공의 지원율은 70%에서 2020년 73%로 또 미세하게 상승한데 이어 2021년도 77%로 80%에 육박하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 상승기류를 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탈과 중에는 흉부외과가 문제인데요. 지난 2019년 흉부외과 전공의 모집 당시 77%까지 지원자가 늘었지만 2020년 55%, 2021년 42%로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빅5병원 중에서도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2곳만이 경쟁했을 뿐 미달이거나 정원을 채우는데 그치면서 고민이 더 깊어지는 모습입니다.

박상준: 사실 일선 수련병원 입장에선 내외산소, 메이저 필수과목은 전공의 1명이 아쉬운 상황일텐데요. 대가 끊길 위기의 병원도 있는 상황이죠?

이지현: 네 그렇습니다. 최근 요양급여비 청구현황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고대의료원도 전공의 지원율에서는 고민이 깊은데요. 앞서 소청과의 심각성을 언급했는데요.

일부 수련병원은 2년 연속으로 소청과 레지던트를 모집하는 데 실패하면서 2021년도 소아청소년 전공의 1, 2년차 없이 버텨야하는 실정입니다. 대표적인 곳이 이대목동병원과 가천대 길병원 소청과인데요. 몇 년전 소청과 관련 대형 이슈가 터진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죠. 몇 년이 지났지만 전공의 지원율에서 여파를 겪고 있는 모습입니다.

박상준: 인기과 이야기를 못했는데요. 비인기과가 있으면 인기과가 있기 나름이죠.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파업 여파에도 여전히 전공의 지원율이 높은 과는 어디인가요?

이지현: 네 올해는 정,재,영 혹은 피,안,성으로 불리는 정통 인기과들이 더 강력한 지원율을 기록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정, 재, 영 즉,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와 피, 안, 성 즉,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등 전문과목에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공의 지원이 몰렸습니다. 이들 진료과목은 현재 개원가에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당분간 환자들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 공통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상준: 결국 전공의 지원은 현재 젊은의사들이 의료현장을 바라보는 시각을 반영하는 것처럼 보이네요.

이지현: 네 메디칼타임즈가 집계한 61개 병원 전공의 지원 현황을 살펴보면요, 재활의학과의 전공의 지원율을 189%로 가장 높았고 이어 피부과가 184%, 성형외과가 181%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어 최근 몸값이 가장 높다는 정형외과가 163%의 지원율을 기록했고 영상의학과가 151%로 역시 높은 지원율을 보였습니다. 안과 또한 149%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들 모두 바이탈과와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전문의 취득 후 개원 혹은 봉직 등 실전에 뛰어든다고 생각하면 현재 시장성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또한 의료계 파업 당시 중증환자를 진료하는 과 즉, 바이탈과에 대한 기피현상도 일부 반영이 됐다고 봅니다.

박상준: 네, 냉정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한편으로 씁쓸해지는데요. 이제 전기 모집 이후 추가모집과 후기모집이 남아있습니다. 메디칼타임즈는 이후 전공의 모집 현황도 실시간으로 확인해 독자들에게 알릴 예정입니다. 다음 추가모집 결과를 기다려주시고, 다음 주 메타포커스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