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은 30일 "심장이식팀이 심장이식 후 발생한 만성 거부반응으로 수차례 심정지가 발생해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의 도움으로 생명을 유지하던 김씨(남, 40)의 심장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국내 처음으로 심장이식 800례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심장이식 800례 달성은 700례 돌파(2018년 9월) 이후 불과 2년 만에 이룬 것으로 서울아산병원 심장이식팀의 우수한 심장이식 수술 시스템과 중증환자 관리 능력이 발전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심장이식 수술 800례 중 심장근육이 늘어나고 심장 기능이 떨어지는 확장성 심근병증이 원인인 환자들이 60%에 달했다. 심부전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고 돌연사의 위험을 높여 결국 환자를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확장성 심근병증의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는 반증이다.
그 외에 관상동맥질환 등으로 인한 허혈성 심근병증이나 선천성 심장질환 등이 말기 심부전으로 이어져 결국 심장이식을 받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선천성 심장질환에 의해 심장이식을 받은 환자는 약 11% 정도를 차지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이식팀은 1992년 11월 확장성 심근병증으로 말기 심부전을 앓고 있던 당시 50세 여성 환자에게 국내 최초 심장이식 수술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800명의 말기심부전 환자들에게 새 생명을 이어주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이식 생존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1년, 5년, 10년 생존율은 각각 95%, 86%, 76%를 기록해 국제심폐이식학회의 81%(1년), 69%(5년), 52%(10년)를 크게 앞서고 있는 것은 물론, 세계 최고의 심장이식 기관들과 동일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심장이식은 높은 수술 성공률에도 불구하고 뇌사자 기증만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한정된 기증자 또는 기증된 심장의 상태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심장이식을 필요로 하는 말기 심부전 환자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기약 없는 기다림이다.
심장이식팀은 이식 대기의 문제를 일부 해소하고자 지난 28년간 심부전 환자들의 치료경험과 심장이식수술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심실보조장치(인공심장) 이식’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좌심실보조장치는 심장이식 대기자들이 심장이식을 안전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가교 역할을 하거나 심장이식을 받을 수 없는 말기 심부전 환자들에게는 영구적인 치료 방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작년까지 국내에 등록된 심장이식 대기자 수 593명 중 심장이식을 받은 환자 수가 194명에 불과하다.
이재원 흉부외과 교수는 "약물이나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말기 심부전 환자에서 심장이식이나 심실보조장치가 필요한데, 치료 방법을 적절한 시기에 결정하고 수술전 환자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심부전 환자의 치료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성호 심장이식센터소장(흉부외과 교수)은 "국내 심장이식 수준은 이식 후 생존율이 증명하듯 상당히 높은 수준에 이르렀지만, 장기 기증자가 부족해 아직도 많은 말기 심부전 환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심장이식은 현재까지 뇌사 기증자에 의존하는 만큼 장기 기증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