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은퇴 의사 설문 결과…"진료 이어가고 싶다" 응답률 68.4% 지방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 근무 선호도 또한 50% 이상 답변
이미 은퇴를 했거나, 앞두고 있는 60세 이상 의사 절반이상이 재취업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봉사활동이나 건강검진, 의학교육 분야보다는 수십년간 경험을 쌓아온 전문 진료를 계속해서 이어가길 원했다. 더욱이 재취업시엔 지역에 상관없이, 거주지를 옮길 의향도 비교적 높게 보고돼 주목된다.
이는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가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은퇴(예정) 의사 현황 파악을 위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해 12월말에 열린 제3차 의정협의체 논의에서 부족한 공공의료 인력의 대체 방안으로 은퇴 의사를 활용 계획의 일환.
설문대상은 전국 60세 이상 회원 2만7358명으로, 조사에 응답한 인원은 2328명. 일단 조사에 참여한 연령대는 60대의 참여 비율이 높았다.
주요 결과를 보면 은퇴 이후 재취업 의향 설문에 있어서는 아직 거취를 결정하지 못한 인원 20.4%를 제외하고는 '그렇다'고 말한 응답자 비율이 68.4%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재취업을 하지 않겠다는 응답률 11.2%와는 큰 격차를 보인 것.
더불어 희망하는 근무분야도 '일반진료(55.8%)'로, 은퇴 의사들은 가능한 진료를 이어가는데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 봉사활동(15.9%)이나 건강검진(15.8%), 의학교육(3.8%)을 희망하는 경우도 나왔다.
또 은퇴 이후 보건소나 보건지소, 지방의료원, 지자체의료원 등 공공기관에 근무하고 싶다는 비율도 응답자의 절반을 넘긴 55.8%가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엔 희망하는 근무시설로 '지방의료원(27%)'이 가장 높았으며, 이어 보건소(18.9%)와 보건지소(12.2%)를 택한 응답자도 있었다.
▲주3일 근무 선호..."지역 상관없다 16%"·"재취업시 거주지 이전 49%"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재취업을 원하는 응답자들이 선호하는 근무일수는 '주3일 근무' 형태가 가장 많았다. 주3일(39.2%)에 이어 주5일(23.9%)과 주4일(23.5%) 근무도 비교적 높은 비율을 보였다.
재취업시 희망하는 월급(순수익)의 경우 '500만원~1000만원' 수준이 47.1%로 가장 높은 응답비율을 보고했다. 이어 '500만원 이하'가 29.3%, '1000만원 이상'이 11.2%였으며, '무보수(2.8%)'로 응답한 경우도 있었다.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들의 현 거주지역이 서울(38.7%)과 경기(15.4%) 지역에 가장 많이 분포된 만큼, 은퇴 후 근무지역으로 '서울(22.7%)'을 희망하는 경우가 압도적이었으나 '지역은 상관없다'고 답한 비율도 16%로 많았다.
특히, 재취업하게 되는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길 의향이 있냐는 물음에는 각각 '그렇다(49.1%)'와 '아니다(50.9%)'가 비등한 수치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현재 거주지에서 편도 '30분~1시간 이내' 지역을 재취업지로 선호한다는 응답 비율이 64.2%로 가장 높았다. 이어 '30분 이내'가 24.5%, '2시간 이상'도 괜찮다는 비율이 2.8%로 각각 조사된 것.
이번 설문 결과 재취업시 구직 방법은 의협안내와 공고(39.2%), 지인소개(28.8%), 구인광고사이트(18.7%) 등으로 보고됐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이철호 의장은 "개원가 상황이 온갖 규제나 보건소 교육 등으로 지치고 힘든 상황에서, 막상 은퇴 이후 수십년간의 진료경험을 내려 놓기는 쉽지 않다"면서 "요양병원 등 새로운 자리를 찾기도 어렵고,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방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에서 진료를 이어가길 희망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의협은 설문조사에서 "한국 의료의 석학에 해당하는 정년퇴직 의사 시니어의 경우, 은퇴 후 대부분 종합병원 등 의료기관에 재취업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휴직 상태로 생활하는 빈도 또한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현직에서 은퇴하는 유휴인력을 적극 활용해 지역 공공의료기관에서 이들 인력을 영입하게 된다면 단시일에 높은 효과를 보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