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기 자율점검 항목 8개 선정…의과 항목 5개 하반기 트리암시놀론주·방사선 영상진단 판독료 예의 주시
요양기관 현지조사 보완 성격으로 도입된 자율점검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1년 치 점검 항목을 마련해 의료 단체에 공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반기에 진행될 자율점검 첫 타깃은 '검사료 중복청구'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심평원은 의약단체에 '2021년도 자율점검 항목'을 안내하고 의견수렴 작업에 돌입했다.
자율점검제는 이미 지급받은 요양급여비 중 부당의 개연성이 있는 내역을 요양기관에 통보해 스스로 점검하고 확인된 사실을 제출토록 하는 제도다. 자율점검 결과를 성실히 신고한 요양기관은 현지조사 면제 및 행정처분 감면 적용을 받는다. 사실상 올바른 급여청구를 유도하기 위한 계도적 성격의 제도인 셈.
심평원은 올 한해 의과와 약국, 한방, 치과를 통틀어 총 8개 항목에 대해 자율점검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병의원을 대상으로 하는 의과 점검 항목은 총 5개.
구체적으로 ▲검사료 중복청구 ▲정맥 내 일시 주사 ▲정맥마취-부위(국소) 마취 ▲트리암시놀론주 ▲방사선 영상진단 판독료 등이다.
이 중 검사료 중복청구 부분은 당장 3월부터 자율점검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비뇨생식기 마이코플라즈마, 유레아플라즈마 중복청구를 비롯해 요일반검사, 요침사검사 중복청구, 당화혈색소(HbA1c) 검사 중복청구 등이 대상이다.
자동적으로 나머지 4개 항목은 하반기에 자율점검이 이뤄질 예정이다. 물론 코로나19 확산 등 여건에 따라 일정은 바뀔 수 있다.
일선 의료기관은 특히 트리암시놀론주, 방사선 영상진단 판독료 자율점검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항염증 스테로이드 성분인 트리암시놀론주의 증량청구, 효능‧효과 및 용법‧용량 위반 청구 등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방사선 영상진단 판독료는 판독 소견서를 작성하지 않고 판독료를 청구하는 경우 등이 해당한다.
한 의사단체 관계자는 "마이코플라즈마와 유레아플라즈마 중복 청구 문제는 2~3년 전 두 개의 코드가 하나로 합쳐졌는데 이를 아직도 따로 청구하는 의료기관이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부당청구라기보다는 착오청구에 가까운 항목으로 의료기관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방사선 촬영을 하고도 판독 결과 크게 이상이 없으면 차트에 기입하지 않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자율점검 대상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자율점검제 도입이 3년 차를 맞은 상황에서 의료단체는 또 하나의 '현지조사'라는 압박감이 여전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의사단체 임원은 "자율점검제 자체가 현지조사 전에 계도를 통해 착오청구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함인데 현지조사 대상 숫자는 여전히 그대로"라며 "이렇게 되면 자율점검은 또 다른 제제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6개월치 자료를 점검해서 한두건 착오청구 건수를 적발하면 점검 대상이 3년 치로 늘어난다"라며 "잘못된 청구 건수가 모수 보다 극히 소수일 때는 융통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