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은 19일 "흉부외과 김용희 교수팀이 최근 김 모씨(남, 56)에게 식도암 로봇 수술을 성공적으로 집도하며 아시아 개인 처음으로 식도암 로봇 수술 500례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기존 식도암 수술은 오른쪽 옆구리를 약 20~30cm 절개해 식도를 우선 절제한다. 이어 복부를 약 15~20cm 절개해 식도를 대신할 위장을 일부 잘라낸 다음, 가슴이나 목 부위를 통해 남아있는 식도와 위를 연결하는 수술을 한다.
절개 범위가 매우 넓기 때문에 수술 후 환자의 고통이 매우 크고 회복하는 과정이 길다.
로봇으로 수술하면 가슴과 복부에 1cm 이하의 구멍을 4~5개 정도만 내 수술하기 때문에 흉터나 통증, 합병증 등이 최소화된다.
김용희 교수팀이 위장관외과, 대장항문외과, 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 등 다양한 분야 의료진과 긴밀하게 협력해 수술한 결과, 수술 시간도 기존에는 8~9시간 걸렸던 반면 로봇 수술은 5시간 정도로 크게 감소했고 환자의 입원 기간도 약 2주에서 1주로 절반 정도 줄어들었다.
수술 성과는 여러 진료과 간 긴밀한 협진 시스템이 뒷받침됐다.
식도암센터는 흉부외과(폐식도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종양내과, 소화기내과 의료진이 한 자리에 모여 환자를 진료하는 식도암 통합진료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시하면서 환자 맞춤형 수술 방향을 세우고 있다.
김 교수팀은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식도암 로봇 수술 경험을 쌓으면서 로봇 수술 적용 범위도 넓혀 왔다.
기존에는 초기 식도암 환자 등에게만 제한적으로 로봇 수술을 시행할 수 있었지만, 진행성 식도암뿐만 아니라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 수술이 어려웠던 고령의 경우나 심장, 폐 등 다른 장기의 건강이 좋지 않은 환자들도 로봇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서울아산병원에서 2020년 한 해 동안 식도암 수술을 받은 환자는 10년 전인 2010년에 비해 지난해 약 1.7배 늘어났는데, 식도암 로봇 수술 환자도 지속적으로 늘어나 지난해 60% 정도가 로봇으로 수술을 받았다.
김용희 교수는 "식도암은 다른 암에 비해 환자 수가 적을 뿐만 아니라 치료 자체도 힘들고 수술 방법과 경험에 따른 결과 차이가 커 전 세계적으로 아직 더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다"면서 "식도암 환자들이 수술 후 느끼는 통증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식도암 로봇 수술 국제 표준 지침 정립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