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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회장 임현택 vs 이필수...어떤 공약 내세웠나 재주목

원종혁
발행날짜: 2021-03-23 05:45:59

결선투표 기간 후보자 선거운동 제동, 후보자별 주요 공약 비교
소청과VS흉부외과 필수과 격돌…합리적 투쟁·실리추구 협상 선택

의협 역사상 SKY(서울대·고대·연대) 공식을 깨고, 사상 첫 지방의대 출신 경선 레이스를 펼치게 된 제41대 의협 회장 선거.

더욱이 소아청소년과와 흉부외과 전문의 출신이라는, '필수과' 후보자들간 초박빙 승부만으로도 이번 결선투표의 행방에 의료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결선투표 기간 유권자들의 표심이 임현택 후보가 주창한 대국민 인식 변화를 위한 '의사들의 사회운동 참여'로 향할지, 이필수 후보가 앞세운 '풀뿌리 민초의사의 대변혁' 공약을 선택할지가 초유의 관심사로 떠오른 것이다.

사진: 임현택 후보(좌)이필수 후보(우)
최종 2인의 의협 회장 후보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결선투표가 오는 26일(금) 오후 6시까지 진행되는 가운데, 메디칼타임즈는 기호 1번 임현택·기호 2번 이필수 후보자가 일차 투표기간 약속한 주요 선거 공약들을 비교해봤다.

일단, 대한의사협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지한 제41대 선거 세부규정에 따르면, 결선투표 기간 후보자들은 일체의 선거운동을 할 수 없으며 1차 투표 탈락자의 경우도 결선 후보자에 대한 어떠한 지지표명도 막고 있다.

그만큼 남은 5일의 기간동안 선거권자들에게는 두 후보자들이 가진 차별화된 색깔과, 실현 가능한 공약인지가 유일한 선택 기준이 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19일 진행된 일차 투표의 경우, 온라인 투표에는 4만7885명 중 2만5030명(52.3%)이 참여해 우편 투표에는 1084명 중 766명(70.6%)이 참여했다. 전체 투표율은 4만8969명 중 2만5796명이 참여하면서 52.7%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1위와 2위를 차지한 임현택·이필수 후보가 가져간 표는 전체 과반이 넘는 56.4%였다. 일차 투표 당시의 표심이 결선투표 참여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인 것.

무엇보다 일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임현택 후보는 전체 유효 투표수 기준 29.70%로, 2위 이필수 후보 26.74%와는 '3%p 이내'의 근소한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필수의료 지원 및 의료전달체계 개선? '적극적 협상' 공통점

임현택·이필수 두 후보자들이 내놓은 주요 공약들에도, 공통점은 비교적 분명했다. 회원 권익 보장을 앞세운 안전한 의료환경 구축과 의료계를 옥죄는 각종 규제 타파, 건강보험 수가의 정상화 방안에는 같은 목소리를 냈다.

이들 후보자가 소청과와 흉부외과 전문의 출신이라는데, 일차 의료를 중심으로 한 필수의료 지원과 지역의료 체계 개선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협상을 통해 정부의 신속한 보상책을 받아내겠다는 얘기였다.

더불어 '의료 4대악'으로 규정 지은 공공의대 및 의대정원 확대, 첩약 급여화, 원격의료 추진에는 원칙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실리적 협상가'라는 키워드를 공통분모로, 성과기반형 대회원 소통과 실무능력 검증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내놓은 방안도 비교적 명료하다. 환자·의료기관의 수도권 집중화를 막고 지역 의료계를 되살릴 방안과 의료전달체계 개선책, 의사 노동조합 설립 문제, 상급종합병원 환자쏠림 현상에 대한 타개책을 놓고 전략을 중심에 세웠다. 일차의료를 담당하는 개원가와 고사 위기 속 중소병원을 살리자는 정책적 지향점을 한층 강조한 것도 교집합 중 하나였다.

국민 지지받는 의협 주창 임현택 후보 "이익 극대화할 전략적 사고"

먼저 기호 1번 임현택 후보(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1970년생·충남의대)는 의료계 현안을 비롯한 사회 전반적인 문제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아동학대 근절을 외치며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와 연대하는가 하면 치매안심병원 필수인력에 한의사 포함을 비판하며 보건복지부 세종청사 앞에서 1인시위를 펼치기도 한 것.

임 후보는 "전문가 집단인 의사의 사회참여가 더 늘어나야 한다"라며 "그래야 시민도 의사들이 줄기차게 외치는 바른의료에 귀를 기울여 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는 '현명한 선택'을 강조하면서 존폐위기에 놓인 주요 과목들에 전폭적 지지 선언과 함께 12가지 공약을 꺼내놨다.

메이저 진료과목과 수년간 레지던트 지원조차 없는 과들을 우선적으로 살리는 한편, 이를 위해 회장이 직접 회원과 소통하는 채널 구축과 전공의 임금수준 개편, 의료사고 등 법적문제 발생시 소속병원의 책임을 제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색적 공약사항으로는 복지부 인증 병원이 아닌 의협이 인증하는 좋은 병원사업을 도입하는 동시에, 부당한 현지조사를 제지하기 위해 병의원에 변호사를 파견해 대응하고 장기적으로는 해당 제도의 위헌성에 헌법소원 계획도 추가했다. 의협 사내변호사 인력을 대폭 보강하고, 의료전문로펌 등과의 제휴를 통해 회원 법률 지원 드림팀을 가동하겠다는 것도 비슷한 취지로 풀이된다.

임 후보는 "더 이상 진료거부 등 자해에 가까운 투쟁방법으로는 안 된다. 국민에게 근거를 들어 차분히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한다"며 "국민으로부터 회원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단체가 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이어 "그동안 의협은 비효율적으로 운영됐고, 관료적이라는 문제가 컸다"면서 "의협회장은 리더십으로 큰 결정을 내리고 한정된 집행부 인사를 어떻게 활용할지가 중요하다. 회장이 된다면 이익을 극대화할 전략적인 사고로 큰 박수를 받는 일처리를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화합형 리더 강조한 이필수 후보 "싸워야 한다면 투쟁 선봉에 설 것"

기호 2번 이필수 후보(전라남도의사회장·1962년생·전남의대)는 일차 투표기간 실리추구형 협상가로서의 경험을 공유하며 신뢰도 높이기에 주력했다. 최대집 집행부 첫해 수가협상단장 경험을 강조한 것. 실제로 이필수 후보는 현 집행부 3년의 수가협상에서 가장 높은 인상률(2.9%)를 받아낸 바 있다.

이필수 후보는 "언제나 투쟁만 할 수 없다. 먼저 명확한 논리와 근거로 정부를 설득하겠다. 하지만 싸워야 한다면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때문에 작년 8월 전국의사 총파업 사태 이후 9.4 의정합의로 인한 '분열상황 화합형 리더'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9가지 주요 공약을 내걸었다. 무엇보다 투쟁과 협상, 회원 권익보호에 무게중심을 잡고 정부 정책의 일방통행을 저지하기 위해서라도 의협 법률지원단을 구성해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실무차원의 세부 계획으로는 24시간 상시 대응이 가능하도록 회원 고충처리 전담 이사직 및 부서를 신설하고, 공단과 심평원의 현지실사를 비롯한 진료실 폭력, 공권력, 언론, 의료사고 및 분쟁, 세무조사 등 회장 직속 고충처리 즉시 대응팀을 구성한다. 대회원 권익보장을 놓고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겠다는 뜻.

또 코로나19 피해 회원 지원팀을 구성해 신고센터를 설치해 정부의 신속한 보상을 촉구하고 필수의료 지원 강화 및 지역의료 체계 개선, 대외협력위원회를 조기에 구성해 각종 의료현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을 제안했다.

이 후보는 "의협에는 협력과 투쟁이 함께 필요하다. 회원을 고통으로 내모는 소모적 투쟁은 지양한다"고 투쟁 지향적인 의협 회무에는 강력한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의협 집행부에는 개원의들의 참여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전체 의사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사진 구성은 다양한 직역과 지역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구조가 돼야 맞다"며 "회비가 제대로 활용될 수 있도록 사무국 조직의 효율적인 개편이 필요하다. 상임이사회 구성시 탕평인사를 통해 원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의협 회장 선거에 처음 도입된 결선투표는 먼저 우편투표의 경우 3월 23∼26일 오후 6시까지, 전자투표는 3월 25일(오전 8시∼오후 10시)부터 3월 26일(오전 8시∼오후 6시까지)까지 진행된다. 결선투표 개표는 3월 26일 오후 7시, 당선인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