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이 재정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 사무장병원.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지난해 36곳을 적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보공단은 지난 23일 열린 전문기자협의회 브리핑에서 지난해 지난해 사무장병원 적발 실적 및 환수결정액 등을 공개했다.
건보공단은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행정조사 비대면 매뉴얼을 마련해 사무장병원 적발에 나섰다. 비대면 매뉴얼에는 외부장소 조사실 설치, 의료기관 진입 인원 제한 및 대면 횟수 최소화, 조사자 개인방역 준수 내용 등을 담았다.
조사 결과 지난해 총 49곳 중 36곳의 사무장병원을 적발했다. 적발률은 전년 대비 15%p 증가한 수치다.
사무장병원을 찾아내 환수하는 금액도 해마다 늘고 있다. AI 활용 적발시스템 및 사전분석 고도화로 지난해 92개 사무장병원에 대해 6431억원 환수 결정을 내렸다. 기관 한 곳당 약 70억원을 토해내야 하는 셈.
환수결정 금액은 수천억에 달하지만 실제 징수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는 276억원을 환수하면서 징수율은 4.3%에 그쳤다. 이마저도 전년도 징수율 2.7%(218억원) 보다는 증가한 수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건보공단은 징수율을 높이기 위해 정부와 협의체를 따로 운영하면서 사전예방에 초점을 맞추고 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건보공단 이영신 급여관리실장은 "보건복지부와 징수율 확대를 위한 협의체를 가동했다"라며 "불법 개설 기관을 적발해도 이미 사전에 부당액을 빼돌리고 폐업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사전예방을 강화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불법 개설기관의 5년간 재산을 확인해 소송을 계속 재기할 예정"이라며 "국세청의 자산 압류 조치처럼 신규영역을 개척해 추진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건보공단은 올해 사무장병원 근절을 위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수사기관과 협업도 강화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불법개설기관 조사 관련 업무도 현행 본부에서 지역본부로 이관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