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학 분야 최대 국제 학술행사인 미국 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1)가 4일(현지시간)부터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한다.
국내 제약‧바이오사의 기술수출 성과와 연구진의 리얼월드데이터 발표는 물론 면역항암제 분야를 리드하는 빅파마가 어떤 연구 성과를 보일지도 기대되는 대목.
특히, 코로나 대유행이 한 바퀴를 돈 시점에서 암 환자의 입원 감소에 따른 원격 모니터링에 대한 시각도 ASCO가 주목하는 주요 연구에 이름을 올리며 눈길을 끄는 모습이다.
비소세포폐암 분야 발표 활발…국내 RWE 연구도 주목
먼저 살펴볼 연구는 가장 활발한 연구가 이뤄진 폐암분야. 그 중 비소세포폐암(NSCLC)과 관련해 새로운 연구결과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지오트립의 리월월드데이터 기반 연구가 눈길을 끌고 있다.
옵디보(니볼루맙)는 CheckMate 816 연구 결과 발표를 통해 비소세포폐암에서 수술 전 보조요법 활용 가능성을 공개한다.
핵심이 되는 연구 내용은 절제 가능한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항암화학요법과 병용을 통한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수술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절제술의 병리학적 반응률을 개선하는 첫 번째 목표(first primary endpoint)를 충족했다는 점.
해당 연구 참여한 환자의 64%가 IB-IIIA NSCLC 단계였으며, 최종 수술 비율은 병용요법군이 83%, 항암화학요법이 75%로 나타났다. 또 최소침습 수술률은 병용요법군이 30%, 항암화학요법이 22%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연구진은 "옵디보가 추가됐을 때 pCR의 현저한 개선과 전반적으로 좋은 내약성, 수술 가능성에 영향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한 로슈의 티센트릭(아테졸리주맙)은 폐암 수술 후 보조요법 효과를 입증하는 성과를 공개한다.
이번 발표는 완전 절제술을 받은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글로벌 3상 IMpower010 연구의 중간분석 결과로 초기 단계의 비소세포페암 환자에게 면역관문 억제제를 사용해도 좋다는 첫 글로벌 임상 3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연구는 티센트릭 1200mg을 3주 간격 16싸이클 투여군과 최적 지지요법(BSC)을 1:1로 무작위 배치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비교했으며, 중간 분석 결과 PD-L1 발현된 환자에서 티센트릭군이 BSC군보다 DFS가 34%나 증가되는 수치를 보였다.
또 중앙값인 32.8개월 관찰 결과 티센트릭군이 대조군보다 암의 재발이나 사망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암젠의 경우 KRAS 표적 신약 '소토라십'의 2상 연구 CodeBreak100의 하위 분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발표된 톱라인 결과를 보면 1차 평가변수인 124명 환자의 전체 객관적 반응률(ORR)은 37.1%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하위 분석에서는 나쁜 예후와 관련이 있는 STK11 혹은 KEAP1 혹은 TP53 유전자 변이를 동반한 그룹, 이전에 PD-1 또는 PD-L1 면역항암요법을 썼던 경험이 있는 환자 그룹 등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추가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아울러 국내 의료진이 한국 환자 700여명을 대상으로 지오트립(아파티닙)과 타그리소(오시머티닙)의 순차치료의 효능과 안정성을 검토한 리얼월드근거(real world evidence)도 공개될 예정이다.
해당 연구는 타쎄바, 지오트립 등 기존 EGFR 티로신키나아제(TKI) 투여 후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 타그리소가 2차 치료제로 유효성을 입증했을 경우 지오트립과 타그리소가 순차적으로 사용된다면 효과적인 치료 전략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린파자(올라파립)의 HER-2 음성 BRCA 양성 고위험 유방암 환자에서 유효성을 확인한 OlympiA 연구도 ASCO 주요 연구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OlympiA 연구는 BRCA1 또는 BRCA2 돌연변이와 HER2 과다 압박에 음성이었던 고위험 조기 유방암 환자 1836명을 대상으로 특정 유방암 환자에 대한 보조 항암화학요법 후 보조 환경에서 PARP 억제제의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 결과 사전 지정된 중간 분석에서 3년차 IDFS(생존해 있고 재발 침습성 유방암과 새로운 2차 암이 없는 환자) 추정치는 85.9%로 위약을 받은 환자 77.1%에 비해 높았다.
또한 중간 분석 당시 중앙 분리 후속조치는 2.5년이었으며, 원거리 전이성 질환(DDFS)이 없는 추정 3년 생존율은 올라파립과 위약군 환자가 각각 87.5%와 80.4%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현재 혈액암 치료영역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애브비 벤클렉스타는 1차 및 재발 CLL 치료뿐만 아니라 AML/MDS등 다양한 혈액암 치료에서의 연구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코로나 대유행 1년 암 환자 원격의료관리 시선은?
반면, 치료제가 새로운 가능성이 주목을 받았다면 코로나 대유행 상황 속에서 환자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도 이번 학회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메이요 클리닉 암센터(MCC)에서 실시한 '코로나 확진 암 환자의 원격환자 모니터링(이하 RPM)과 입원 감소의 연관성'도 이러한 이유에서 주목받는 연구 중 하나다.
해당 연구는 코로나로 진단된 암 환자에게 RPM 프로그램이 급성치료 활용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이뤄졌다.
지난 해 3월부터 7월 말까지 코로나 감염이 확인된 224명은 암 환자를 관찰했으며, 이중 3명의 환자(15%)는 긴급 입원(진단 48시간 이내)이 포함됐다.
연구 결과 처음에 외래환자 환경에서 관리하던 190명(85%) 중 RPM을 받지 못한 환자의 입원율은 11%로 RPM을 받는 환자 입원율 3.1%보다 8%가량 입원 경험이 더 많았다.
또한 RPM의 사용은 통계적 유의성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장기 입원, ICU 입원 및 사망률의 낮은 비율과도 관련이 있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코로나로 병상이 부족한 가운데 RPM 프로그램은 외래환자 임상 관리를 위한 효과적인 전략을 제공했다"며 "RPM관리 모델을 통해 자원 활용의 위험 증가를 동시에 완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에 감염된 암환자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서 원격환자 모니터링이 필요성이 강조되는 연구도 있었다.
미국 국립종합암센터에서 실시된 이 연구는 코로나가 확진됐거나 입원 후 퇴원한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코로나 증상에 대해 매일 보고를 받고 증상과 관리를 원격으로 진행했다.
총 452명의 환자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해 241명이 응답(완료율 53%)한 결과 환자들 대부분인 RPM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질문을 살펴보면, ▲증상을 보고하는데 걸린 시간과 노력이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RPM이 코로나 증상을 더 잘 관리할 수 있었다 등의 질문에 각각 라는 92%와 79%가 '그렇다'고 동의했다.
또한 응급실 방문을 막는데 도움이 됐다(62%), 의료진과 더 많은 연관을 느꼈다(89%)등의 질문에도 좋은 점수를 줬다.
연구진은 "코로나에 감염된 암 환자에게 원격의료모니터링은 중요한 것으로 인식된다"며 "프로그램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의 장벽이 있지만 코로나 상황에서 급성치료 환경을 피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