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정부가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하면서 제약사들 또한 다시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백신 접종과 정부의 거리두기 완화 계획 등으로 활동을 재개하던 제약사들이 또 다시 대외 활동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 것.
현재 방역당국은 2주 동안 4단계 거리두기를 실시한 후 확진자 규모 등을 감안해 수도권 지역 방역 조치 유지 또는 하향 조정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실제 대부분 다국적제약사는 방역당국의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적용에 맞춰 재택근무 등 내부지침을 마련에 12일부터 적용한 상태다.
다케다의 경우 모든 직원의 전원 재택을 강력권고 했고 영업부 같은 경우에도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거래처 방문을 자제하라고 명시한 상태. MSD나 베링거인겔하임 역시 거리두기 상향에 따라 재택 및 비대면 활동을 권장하고 있다.
또한 아스트라제네카 등 일부 제약사는 내근직은 2주간 재택근무를 확정했지만 영업부의 경우 현재 재택근무 상태지만 2주 간 지속할 지는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즉, 제약사별로 내부지침이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비대면영업으로 회귀가 불가피한 상황인 셈이다.
다만, 현장에서 근무하는 제약사 영업직군(Medical Representative, MR)의 분위기는 회사의 방침과는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 초기 당시 비대면 영업을 실시했지만 현재는 가능하다면 '대면'영업을 선택하겠다는 것.
이러한 결정을 내린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4단계 격상과 별개로 담당하는 병원에서 기존과 대면영업의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A제약사 영업직은 "병원별로 현재 상황을 정리하고 있는데 코로나 초기처럼 아예 출입 자체가 막힌 곳은 없는 편"이라며 "여전히 주의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코로나 대유행 초기와 비교하면 비대면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담당하는 고객도 중증환자냐 아니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코로나 초기처럼 아예 만남 자체를 피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이러한 분위기와 제약사 내부 사정이 맞물려 재택 강력권고와 별개로 의지만 있다면 대면영업에 제한이 없다는 판단이다.
미국계 제약사 B영업직은 "급한 경우 팀장급의 판단에 따라 허용한다고 하는데 영업직 입장에선 그런 이슈는 계속 있을 수밖에 없다"며 "기본적으로 재택 강력 권고지만 본인의 의지가 있다면 활동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의 영향으로 코로나 초기 대부분 영업직이 재택근무를 했다면 대면영업을 선택하는 직원의 수도 상대적으로 더 늘었다는 것이다.
특히, 대면영업의 결정에는 의료진들이 받아들이는 비대면영업의 피로감도 한몫 했다는 평가다.
비대면 영업방식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방식이 메일이나 디지털 시스템, 웹심포지엄 등인데 초기에는 메일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많은 제약사의 메일이 쏟아지면서 오히려 수신거부하거나 확인하지 않아 비대면영업에 한계가 있다는 설명.
유럽계 C제약사 영업직은 "초기에는 메일로 보내도 된다고 한 경우도 지금은 만나겠다고 하는 등 고객의 피로감도 높아진 것 같다"며 "광고성 메일을 수신거부 해놓으니 영업직 입장에서도 소통할 기회가 줄고 어쩔 수 없이 대면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비대면 업무가 오히려 더 힘들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고 개인적으로도 상황이 안 좋아져서 답답하다"며 "고객도 대면이 익숙한 만큼 코로나 초기만큼 비대면으로 전환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