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개발분야가 '핫' 해지고 있다. 제약바이오기업이 사업 투자 규모 확대는 물론 정부 차원의 지원 계획도 공개되면서 산업 육성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아직 치료제가 없는 상태에서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의 활용에 머물러 있는 넘어야할 장벽 역시 많을 것으로 지적받는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약 개발임상이 글로벌은 물론 국내 기업에서도 진행되면서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주목받는 모습이다.
6일 제약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관심을 높이며 차세대 개발 분야로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2의 게놈으로 불리는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 군집을 뜻하는 마이크로바이오타(Microbiota)와 한 생명체의 모든 유전정보를 의미하는 유전체(Genome)의 합성어로 인체에 서식하는 모든 미생물의 유전체를 뜻한다.
기존에도 신약 개발의 군불을 떼고 있던 마이크로바이옴이 더 각광받게 된 계기는 정부가 약 1조1500억원 규모의 마이크로바이옴 산업 육성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29일 '제36회 생명공학종합정책심의회'에서 범부처적 통합 연구지원체계 구축과 마이크로바이옴 신산업 육성 및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3가지 추진전략을 제시했다.
약 1조1500억원 규모의 예산은 2023년부터 2032년까지 약 10년간 배정될 예정으로 이 기간 동안 마이크로바이옴 핵심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단일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활성화, 임상시험 대상자 기준 완화 등 바이오 규제 개선도 실시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 4일에는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전문 자회사 CJ바이오사이언스가 '글로벌 No.1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을 기치로 삼고 출범하면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경쟁도 활기를 띄고 있는 모습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가 출범과 함께 2025년까지 파이프라인 10건 기술수출 2건 달성을 목표로 내걸면서 기존의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선두주자인 고바이오랩, 지놈앤컴퍼니 등과 함께 시장 공략을 누가 먼저 성공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이 기존 건기식이나 화장품을 넘어서 치료제로 뻗어나갈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다"며 "아직 출시된 신약이 없다는 우려도 있지만 면역 치료제나 감염 치료제로서 다양한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2년 첫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출시 기대감 초석 다질까?
하지만 큰 틀에서 봤을 때 기대감과 달리 아직까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으로 출시된 신약은 부재한 상황.
그나마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에 가장 근접한 회사는 미국의 세레스테라퓨틱스로 감염성장염질환(CDI)을 타깃을 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임상 3상에 성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만일 2022년 중 해당 치료제가 FDA허가를 받게 된다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으로 시판된 최초의 치료제가 되는 만큼 향후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란 시각이다.
국내의 경우 지놈앤컴퍼니의 주력 파이프라인 GEN-001이 면역항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후보물질로, 작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2상 IND(임상시험계획)승인을 받아 올해 상반기 임상 2상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고바이오랩의 건선 치료제 후보물질 KBL697이 총 80명을 대상으로 미국 및 호주 내 10개 병원에서 글로벌 임상 2상에 돌입한 상태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가 나오게 된다면 그간의 의구심을 떨쳐내고 큰 방향을 설정하는 중요한 초석이 될 것으로 본다"며 "마이크롬바이옴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도 더욱 경쟁력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능성 때문에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전세계 특허는 지난 2006년 260여건에서 2016년에는 2만1000여건으로 크게 늘어난 상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규모 역시 2019년 811억달러(한화 약 97조5227억원)에서 오는 2023년에는 1087억달러(한화 약 130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 중 의약품 시장은 약 74억8440만달러(한화 약 9조원)로 추정된다.
결국 글로벌 시장의 측면으로 봤을 때도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이 초기단계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국내기업이 문을 두드릴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시각이다.
고바이오랩 관계자는 "정부가 마이크로바이옴의 가치를 인정하는 등 2022년도는 좀 더 두각을 보이는 한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각광을 받는 새로운 분야인 만큼 가능성을 믿고 긴 호흡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