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진료비통계지표 분석...소청과·ENT 마이너스 성장 여전 산부인과·안과 비급여의 급여화 영향 톡톡...월 급여매출 15% 증가
코로나19 대유행 2년째, 위축됐던 일선 의료기관 급여 매출이 증가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안과 개원가 한 곳당 월 급여매출은 1억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은 소아청소년과와 이비인후과 개원가는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지난해 상반기 진료비 통계지표를 발표했다. 심평원은 분기마다 통계지표를 공개하는데 코로나19 대유행이 여전한 상황에서 개원가 분위기를 짚어볼 수 있는 데이터가 공개된 것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의원급 요양급여비 매출을 진료과목별로 비교했다.
그 결과 주요 진료과목 18개 중 절반인 4개 진료과를 제외하고는 모두 상승세를 기록했고, 그중에서도 9개 진료과는 12~15%의 진료비 증가율을 보였다.
증가율이 가장 높은 진료과는 산부인과. 지난해 상반기 산부인과 월 급여 매출은 기관당 7358만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6217만원 보다 15.5% 증가했다. 산부인과는 급여 매출이 증가 추세에 있지만 의원 숫자는 1316곳에서 1301곳으로 15곳 줄었다.
안과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영향으로 급여 매출 상승효과를 톡톡히 봤다. 기관당 급여 매출이 15.3% 늘어 1억원을 넘어선 것.
보건복지부는 2020년 9월부터 눈 초음파 검사를 급여화했다. 백내장, 녹내장 수술 전 실시하던 '안초음파 및 눈의 계측검사' 등을 급여화 한 것이다.
안과 다음으로 급여 매출이 높은 진료과는 영상의학과였다. 지난해 상반기 영상의학과 월 급여매출은 7643만원으로 전년도 6618만원 보다 13.9% 늘었다.
통증 환자 진료를 주로 하는 정형외과, 신경외과, 재활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개원가의 월 급여매출도 10%가 훌쩍 넘는 성장률을 보였다.
정형외과는 안과와 영상의학과 다음으로 기관당 월 급여 매출이 많은 곳으로 지난해 상반기 한 곳당 7501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도 보다 11.5% 늘어난 수치다.
반면, 여전히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진료과도 있었다. 코로나19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소아청소년과와 이비인후과는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소아청소년과 월 급여 매출은 1929만원으로 전년도보다 11.7% 감소했다. 18개 진료과 중 가장 낮은 액수다. 소아청소년과는 의원 숫자도 2194곳에서 2118곳으로 76곳 줄었다.
이비인후과 급여 매출 감소는 소청과 보다 더 컸다. 지난해 상반기 3530만원으로 전년도 4119만원 보다 16.7% 감소했다. 이비인후과 의원 숫자는 전년도보다 10곳 더 늘었다는 게 소청과와 다른 점이다.
정부는 이들 진료과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각각 협의체를 꾸려 진료과 살리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소청과 개원가에 동력을 불어넣기 위한 방안으로 (가칭) 아동 건강 길라잡이 시범사업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소아청소년 환자 발달 과정에 따른 심층 교육 및 상담을 진행하고 그에 따른 보상을 하겠다는 게 큰 틀이다. 이비인후과 협의체에서는 기본진료에 포함돼 있는 강처치 수가 신설, 호흡기클리닉 설치 요건 완화 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의사단체 보험이사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덩치가 큰 항목의 급여화가 이뤄지면서 개원가 급여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복부와 흉부 MRI, 여성생식기 초음파,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안과 초음파 급여화가 이뤄지면서 관련 진료과의 급여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