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공식 편입하면서 '글로벌 바이오 기업'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에 에피스 지분 인수 1차 대금(10억 달러) 납부를 완료했다고 지난 20일 공시했다. 양사 계약에 따라 1차 납부가 완료된 이날부터 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00% 자회사로 공식 전환됐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월 바이오젠과 바이오젠이 보유한 에피스 지분 1034만1852주(50%-1주)를 23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전체 금액 중 5000만 달러는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추가로 지급하는 '언 아웃(Earn-out)'비용에 해당하며, 나머지 22억5000만 달러는 향후 2년 간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바이오젠과의 공동 경영 체제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단독 경영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에피스에 대한 독자적이고 신속한 의사 결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통해 에피스의 신규 파이프라인 개발, 오픈이노베이션, 신약 개발 등 중장기 성장 전략을 보다 빠르고 유연하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에피스 인수를 시작으로 글로벌 바이오 기업을 향한 도약을 본격한다는 계획이다.
에피스의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R&D) 역량을 내재화 해 장기적으로는 신약 개발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삼성바이오 사업은 글로벌 캐파(CAPA) 1위를 자랑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MO 사업과 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제품 독자 개발이 중심 축이다.
여기에 신약 사업 진출을 더하면 'CDMO‧바이오시밀러‧신약'을 3대 축으로 하는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해 9월 말에는 원스톱 의약품 위탁개발 서비스인 의약품 위탁개발(CDO) 플랫폼 'S-Cellerate(에스-셀러레이트)'를 공개하면서 위탁개발(CDO) 영역 확장에 초점을 두고 있다.
후보 물질 발굴부터 임상시료 생산, 상업 목적 대량 생산까지 한 곳에서 가능한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제공,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의약품 개발·생산 위탁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로직스가 단순한 CMO(계약 위탁생산) 기업이 아닌, 전주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로직스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CDO 사업은 2018년 시작 당시 8건에 불과했던 CDO 프로젝트 건수는 2021년 기말 기준 87건으로 증가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로직스 입장에서는 CDMO 등을 통한 경험을 쌓아 유망한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을 통한 자산 확보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자산을 에피스의 역량을 통해 신약 개발을 노려 볼 수 있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투자 재원은 유상증자를 통해 이뤄졌다. 우리사주조합 및 기존 주주 대상으로 진행된 유상증자 공모 청약에서 100% 이상의 높은 청약률을 달성해 총 3조 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실시된 4000억원 규모의 우리사주조합 배정 공모주식은 100% 가까운 청약률을 기록했으며 삼성물산, 삼성전자 등 기존 주주는 100% 청약을 진행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확보된 투자 재원을 에피스 지분 매입과 함께 4공장 건설 및 추가 부지 매입에 활용,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에피스가 보유한 역량과 노하우는 삼성 바이오 사업을 글로벌 톱티어(top tier)로 도약하게 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투자를 지속해 CDMO에서 글로벌 선두 자리를 공고히 지키고 바이오시밀러 사업에서 쌓은 역량을 토대로 글로벌 종합 바이오제약 기업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