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암 환자의 수술 전 영양 상태에 따라 합병증 발생률과 입원기간이 달라진다는 임상연구가 나와 주목된다.
서울아산병원은 2일 소화기내과 나희경 교수와 흉부외과 김용희 교수팀이 식도암 수술 환자 274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 영양 상태와 수술 예후를 비교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영양 상태가 좋지 않으면 폐렴을 포함한 합병증 발생률이 약 3배 높았으며, 입원 기간도 12일 가량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식도암 수술을 앞둔 환자 중에서 입맛이 없어지거나 체중 감소가 일어나는 경우가 있는데, 전문가와의 식이상담을 통해 수술 전 영양 상태를 철저하게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연구팀은 2012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식도 편평세포암으로 방사선·항암 치료 없이 바로 수술을 받은 환자 274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 영양 상태가 좋은 환자 239명과 그렇지 않은 환자 35명의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과 입원 기간을 비교 분석했다.
환자들의 영양 상태는 다양한 영양평가 지표를 이용해 측정했는데, 그 중 유럽정맥경장영양학회(ESPEN)가 권장하는 'NRS 2002 지수'가 환자의 수술 예후와 의미 있는 연관성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BMI, 체중 변화, 식습관, 질병의 심각도 등을 의료진이 검사하는 설문으로 3점 미만이면 영양 상태가 좋은 환자, 3점 이상이면 그렇지 않은 환자로 나눈다.
두 집단의 폐렴·문합부위 누출·출혈 등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을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집단의 합병증 발생률이 영양 상태가 좋은 집단보다 약 3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합병증 발생률을 살펴보면,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집단에서 폐렴 발생률이 20%로 영양 상태가 좋은 집단 4.2%에 비해 그 비율이 매우 높았다. 문합부위 누출 발생률도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집단에서는 5.7%로 영양 상태가 좋은 환자들 2.5%에 비해 비율이 높았다.
수술 후 입원 기간도 영양 상태와 직결됐다.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집단의 경우 영양 상태가 좋은 집단의 평균 입원 기간인 17.3일에 비해 약 12일 정도 더 길었다.
나희경 소화기내과 교수는 "영양 상태가 좋지 않으면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수술 후 입원 기간이 더 길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생존율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수술 전 전문가와의 식이상담을 통해 식욕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보충제를 섭취하는 등 영양 상태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용희 식도암센터소장(흉부외과 교수)은 "식도암센터에서는 수술 전후로 환자의 영양을 관리할 뿐 아니라 다양한 임상 경험을 통해 쌓은 노하우로 최적화된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며 "가슴과 복부에 1cm 이하의 구멍만 내는 로봇 수술을 시행해 흉터나 통증,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 식도암센터는 치료가 어려운 식도암을 전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소화기내과, 흉부외과, 위장관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종양내과 등의 다학제 통합진료를 국내 최초로 시행하며 식도암 환자 맞춤형 치료를 선도해오고 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영양과 암'(Nutrition and Cancer) 최신호에 게재돼 임상적 우수성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