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첫 서울대병원 병원장 인선 절차가 기약 없이 지연되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교육부장관 공석이나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중앙부처 실장급 등 고위직 검증에 따른 인사 적체 현상이 작용하다고 있다는 시각이다.
8일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서울대병원이사회(이사장 오세정, 서울대총장)는 지난 5월말 대면회의를 통해 서울대병원 병원장 임용 절차 안건을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서울대병원이사회는 서울대병원 병원장 공개모집 절차와 면접 등 세부 일정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됐다.
비공개인 서울대병원이사회 특성 상 정확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대통령실에서 명확한 지침이 하달되지 않았다는 관측이다.
윤 정부 입장에서 교육부장관 부재 속에 서울대병원 병원장 인선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통상적으로 서울대병원장은 서울대병원이사회 심의와 추천을 거쳐 교육부장관이 복수 후보자를 청와대에 올려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절차를 밟아 왔다.
현재 구원투수인 교육부장관 박순애 후보자 관련 다양한 의혹 제기와 함께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의에 따른 인사청문회 일정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서울대병원이사회 회의 일정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은 확인됐다.
현재로선 6월말이나 7월 이사회를 거쳐 병원장 공개모집 절차와 추천, 복수 후보자 대통령실 검증 기간 등을 감안하면 빨라야 8월 중에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임기만료 서울대병원장 지연 초유 사태 "대통령실 입장에서 후순위"
서울대병원 병원장 후보로 거론 중인 교수들은 이사회 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병원장 후보에는 권준수 교수(59년생, 정신건강의학과, 1984년 졸업)과 김연수 교수(63년생, 신장내과, 1988년 졸업), 김용진 교수(67년생, 순환기내과, 1992년 졸업), 박재현 교수(64년생, 마취통증의학과, 1987년 졸업), 한호성 교수(60년생, 외과, 1984년 졸업) 등(가나다순)이 거론 중이다.
서울의대 교수는 "교육부장관 임명 후에나 서울대병원장 임용 절차가 진행될 것 같다. 윤정부 입장에서 중앙부처 장관 임명이 시급한 현안"이라면서 "임기 만료된 서울대병원장 임명이 지연된 사례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앙부처 실장급 인사 지연도 서울대병원장 인선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시각이다.
윤 정부 출범 1개월, 기재부 예산실장 등을 제외하고 복지부 등 중앙부처 실장급 인사가 대기 상태이다.
서울의대 다른 교수는 "대통령실 입장에서 서울대병원장은 많은 기관장 자리 중 하나에 불과하다. 부처 실장급 인사와 공기업 기관장 등 수 백 명의 고위직 인사가 검증 절차로 지연되는 상황에서 서울대병원장 임명은 후순위로 밀리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서울대병원설치법에 따라 김연수 병원장은 5월말 임기만료 후 차기 병원장 임명까지 시계탑을 지키는 예상치 못한 임기 기록을 세우고 있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