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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보건장학제도 부활-공공의전원 설립 추진

고신정
발행날짜: 2009-09-04 06:50:53

복지부, 공보의 수급책…의·학계 "무분별한 증원 반대"

복지부가 산간 오·벽지 등 의료취약지역의 의료인력 확보 방안의 하나로 공중보건장학제도의 부활 및 공공의학전문대학원의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 건강정책국 김유석 보건사무관은 3일 한나라당 정책연구소인 (재)여의도연구소 주최로 열린 '국선의료진 제도 도입방안 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해 공보의 수급불균형 해소를 위한 대책으로 이 같은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사무관에 따르면 정부는 일단 90년대 중반에 중단된 '공중보건장학제도'를 재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내년부터 이에 대한 시범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공중보건장학제도란, 정부가 의과대학 6년간 등록금과 별도의 장학금을 지급한 뒤 해당 의사들로 하여금 졸업 후 5년간 공공의료기관에서 근무하도록 했던 방법.

김 사무관은 "공보의가 지속적으로 감소함에 따라 정부도 적절한 수급책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이에 내년부터 공중보건장학제도를 재실시하는 방안과 관련해 시범사업을 진행할 예정으로, 현재 재정당국에 관련예산의 배정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김 사무관은 장기적인 공보의 수급대책으로서 국방의학전문대학원과 유사한 개념의 공공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또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공중보건장학제도나 국선의료진 도입은 결국 한시적인 제도"라면서 "이에 공공의학전문대학원을 두어 공공의료 전문인력을 배출, 공보의로 벌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일단 이 같은 큰 틀을 정한 상태에서 현재 세부사항들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연내로 공보의 수급과 관련된 정부의 최종안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물론이고 학계와 의료소비자단체 등도 난색을 표했다.

산부인과의사회 장석일 보험이사는 "의사인력을 늘려 취약지에 보내는 것이 공공의료의 접근성과 질을 향상시키는 해결방법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OECD 국가들에 비해 국내 의사 수가 많다, 적다는 논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분명한 것은 국내 의사인력이 여타 국가들에 비해 2배 이상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무분별한 의사인력 증원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건사회연구원 조재국 박사 또한 "의사인력이 부족하다고 해서 별도의 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한다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면서 "의사인력 공급의 문제는 단기적으로만 봐서는 안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조 박사는 "공공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의 성과는 10년, 15년 뒤의 일"이라면서 "문제의 핵심은 어떻게 인력을 늘리느냐가 아니라, 현재 나와있는 인력들을 어떻게 의료취약지역으로 흡수, 채용할 수 있느냐에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단체도 이에 의견을 같이 했다. 소비자시민모임 김자혜 사무총장은 "대학들의 난립으로 통폐합을 고려하는 현상황에서 별도의 교육기관을 만든다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라면서 "더 많은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공중보건장학제도의 부활에 대해서도 반대의견들이 있었다.

정태윤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공중보건장학제도는 이미 실패한 제도"라면서 "효과가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 정책대안이라고 내놓을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정 부소장은 "현 상황에서 적정한 대우과 급여를 보장하는 국선의료진의 도입은 공보의 감소를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면서 "특히 국선 의료진을 지역 질병예방 및 건강교육, 관리 등에 투입할 경우 보건소 역할 재정립은 물론 취약지역 의료서비스 질 제고 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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