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이 심뇌혈관질환의 중요한 위험인자임에도 불구하고 진료지침이나 처방기준이 한국인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원장 허대석)은 20일 “현재 국내에서 제작된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진료지침, 치료기준, 심평원의 보험급여기준이 서로 일치하지 않고 있으며, 한국인의 질병양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보건의료연구원은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송홍지(한림의대 가정의학과) 전문연구위원을 중심으로 ‘한국형 지질저하제 처방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관련 학술단체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연구 결과 고지혈증으로 진료 받고 있는 환자는 2009년 92만명으로 2005년 45만 5천명과 비교할 때 2배 이상 증가했고, 진료비도 매년 20%씩 증가한 것을 나타났다.
한국인의 이상지질혈증은 고콜레스테롤혈증 10.9%, 고중성지방혈증 17.3%로 증가추세인 반면 서양인은 고콜레스테롤혈증 16%, 고중성지방혈증 13%로 상이한 유병률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고지혈증 또는 이상지질혈증은 지단백 대사(lipoprotein metabolism)의 이상으로 혈장의 총 콜레스테롤,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상승하거나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이 감소하는 것으로 흡연, 고혈압, 당뇨병, 비만과 함께 심뇌혈관질환의 중요한 위험인자다.
그러나 지질저하제 처방은 최근 계속 증가 추세이지만 관상동맥질환의 기왕력이 있는 사람 등을 위한 2차 예방 목적의 처방이 충분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송홍지 전문연구위원은 “관련 전문과의 경우 2차 예방을 위한 처방률이 높지만 장기적으로 관찰했을 때 치료 목표달성이 충분하지 못했으며 대부분 초기 치료약제로 스타틴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 지질저하제인 스타틴은 백인에 비해 아시아인에서 더 낮은 용량으로도 비슷한 정도의 지질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약물대사적 특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송홍지 전문연구위원은 한국인의 대사적 특성에 맞는 치료지침 개발을 위한 임상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상지질혈증은 유병률과 약물대사적 특성이 있어 외국 연구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실제 진료와 지침 사이의 차이를 극복할 수 없다”면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양질의 임상연구를 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건의료연구원 허대석 원장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고지질혈증에 대해 한국인의 특성을 반영한 진료지침 개발이 시급하다”면서 “관련 분야 근거자료를 융합해 한국인의 질병양상에 대한 보다 정확한 분석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