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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자문료 20만원 주는데, 위법이면 어쩌지"

이석준
발행날짜: 2011-02-14 12:54:31

제약 "쌍벌제 애매, 자체 기준 마련"…분쟁 소지 농후

현재 시행되고 있는 쌍벌제, 공정경쟁규약에 대한 기준이 여전히 애매하면서, 많은 국내외 제약사들이 현행법과 별도로 리베이트 기준에 대한 자체 기준을 세워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업체별 제각기 다른 리베이트 기준은 향후 큰 혼선을 야기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제약협회는 지난달 31일 업계 마케팅 활동의 편의를 위한 최종 방안으로 공정경쟁규약 세부규정을 최종 발표했지만 모호한 쌍벌제 조항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여전히 내놓지 못했다.

특히 '판매촉진 목적만 아니면 된다'는 강연료, 자문료, 경조사비, 명절선물 등은 여전히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는데 애를 먹게 하는 항목.

이에 많은 제약업체는 차라리 이럴 바에는 자체 기준을 세워 영업 활동을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 자체 규정을 만들어 시행 중이다.

예를 들어 자문료의 경우 의사로부터 신약에 대한 자문을 똑같이 받더라도 A제약사는 10만원이, B제약사는 20만원이 적당하다는 다른 해석을 내리고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제각기 다른 기준으로 추후 혼선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다국적제약사 한 임원은 "외국 기업은 자체 윤리 기준이 워낙 엄격하기 때문에 쌍벌제 이후에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며 "하지만 강연료, 자문료 등에 대한 기준은 애매한 것이 사실이다. 변호사 자문 등을 통해 자체 기준을 만들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임원은 "마케팅 사례마다 복지부에 불법 여부를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물어본들 답변 역시 뻔하다"며 "언제까지 정부의 답변만 기다릴 수 없지 않느냐"며 되물었다.

국내제약사 마케팅 관계자도 "내부 법무팀과 외부 변호사 자문을 받아 자체 규정을 만들었다"며 "이 기준에 따라 영업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쌍벌제법은 참고사항에 불과하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제각기 다른 리베이트 행위에 대한 기준은 향후 큰 혼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향후 복지부-제약사 간의 리베이트 여부를 놓고 법적 분쟁 소지도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국내제약사 법무팀 관계자는 "쌍벌제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복지부보다는 따로 자문을 받거나 내부 규정을 세워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며 "큰 그림은 쌍벌제로 포장돼 있지만, 서로 제각기 다른 기준 속에서 영업활동을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제약업체도 추후 문제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법률 자문을 확실히 받아둔 것으로 안다"며 "만약 복지부 처벌 사례가 발생한다면, 리베이트 기준을 놓고 법적 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