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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사라진 병동…교수 순환당직제 도입 대안될까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전공의가 없는 상태에서 전문의 중심병원을 현실화하려면 전문의(교수) 순환당직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아주대병원 김대중 교수(내분비내과·대한내과학회 김대중 수련위원장)은 19일 전화인터뷰를 통해 일선 수련병원의 새로운 내과진료 체계(안) 도입 필요성을 제안했다.김대중 교수가 제시한 진료체계안의 핵심은 지금까지 전공의에게 의존했던 병동환자 케어를 전문의 즉, 교수가 전담하는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것. 대한내과학회 수련위원장이자 현직 내과 교수의 정책적 제안인 만큼 향후 도입 가능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대중 교수(대한내과학회 수련위원장)그에 따르면 과거 수련병원 대부분은 교수가 전공의와 병동 회진 이후 교수는 외래 및 검사, 시술을 진행해왔다. 병동 환자는 전공의가 전담 케어를 했기에 가능한 시스템이다.전공의가 사라진 수련병원 체계에서는 교수가 병동을 커버하지 않으면 언제 의료사고가 터질 지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 이를 대비해 전문의를 병동 환자 케어에 투입하자는 게 그의 제안이다.현재 상당수 수련병원들이 입원전담전문의를 선발해 운영하고 있지만 채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일부 병동만 적용 중이다. 아주대병원의 경우 내과 입원환자는 250명. 이중 입원전담전문의 3명이 50명의 환자를 전담하고 있다. 여기에 입원전담전문의 역할을 할 교수 인력을 늘려서 운영하자는 얘기다.김대중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 선발에 어려움이 있으니 소화기, 호흡기, 종양내과 등 병동환자가 많은 분과 교수들은 순번제로 병동에 상주하는 입원전담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다만, 1년 내내 병동 상주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1개월씩 순환 근무 시스템으로 하는 방안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또한 그는 전문의 즉, 교수를 병동 전담케어를 투입하는 것에 대한 정책적 보상도 제안했다.정부는 전공의 사직사태 이후 입원전담전문의 관련 수가에서 입원환자 관리료를 가산하고 있다. 이를 고려해 교수가 병동 환자를 전담할 경우 입원전담전문의 수가의 2배를 반영할 것을 제안했다.그는 "교수가 병동 환자 전담케어를 하려면 그에 부합하는 수가 체계가 적용돼야 가능하다"면서 "수가 체계가 없는 상태에선 반영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보건복지부에도 수가 적용이 필요하다고 정책적 제안을 한 바 있다.김대중 교수(대한내과학회 수련위원장)이 정부, 학계에 제안한 내과진료 체계안 물론 해당 수련병원 외래 수입은 감소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상태로 진료를 유지할 경우 의료사고 등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이 같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김대중 교수는 "호흡기 내과 교수의 경우 아침에 출근하면 응급실로 환자들이 내원하고 퇴원시키면 또 밀려오고 있다"면서 "병동 환자 케어가 허술하면 의료사고 발생 위험이 높아 결국 해당 의료진의 의료사고 리스크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 늦기 전에 병동 환자를 케어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또한 김 교수는 사직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으면서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교수로 땜질하고 있다며 의료현장의 심각성을 알렸다.즉, 선진화된 정책으로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게 아니라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전문의 인력으로 버티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그는 "대부분의 교수들이 당장 진료 스케줄에 치여 연구는 물론 외부 학술활동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앞으로 6개월 이상 어떻게 버텨야 할 지 막막하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이 같은 상황에서 어떤 전문의가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려고 하겠느냐"라며 "전문의 채용이 어렵다보니 결국 PA간호사로 대체하지만 이 또한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2024-08-20 05:30:00병·의원

80시간 근무 전공의 공백 PA·전문의로 대체…인건비 폭증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사직 전공의 공백이 3개월 이상 장기화됨에 따라 상급종합병원들은 전공의 없이도 가동되는 의료환경을 구축하는 모양새다.전남대병원은 현재 팰로우 31명 이외 51명의 팰로우를 추가 채용한다고 22일 밝혔다.병원 측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점으로 당초 계약된 팰로우가 임용을 포기하거나 근로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면서 의료공백이 극에 달했다. 이후 전남대병원 측은 즉각 신규 팰로우 모집에 나섰고 간신히 31명의 전임의사를 채웠다.하지만 올해 전공의 복귀가 불투명해지면서 전문의 추가 채용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대규모 채용 공고에 나선 것.전남대병원 관계자는 "각 진료과목별로 필요한 전문의 인원을 확인해 채용 공고를 냈다"면서 "현재 전공의 사직으로 업무가 과중돼 있는 진료과 중심으로 의료진의 업무를 분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전남대병원이 전담의사 즉 팰로우 추가 채용 공고 정원. (그래픽: 전남대병원 홈페이지)일선 상급종합병원은 전공의 대체인력으로 일명 PA간호사(전담 간호사)를 적극 활용 중이다.대형 대학병원 보직 교수는 "일단 환자 수가 감소한 상태라 전담 간호사를 추가 채용하지 않고, 기존 간호사를 재배치하면서 버티고 있다"고 했다. 즉, 전공의 사직으로 환자 수가 감소, 일부 병동을 통폐합하면서 여유가 생긴 간호인력을 전담 간호사로 활용하고 있다는 얘기다.■전공의 공백, PA·전문의로 대체시 '인건비' 폭발적 급증  문제는 상급종합병원의 이 같은 대책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가에 물음표가 뒤따르고 있다.상급종합병원 보직교수들은 벌써부터 의료인력 인건비가 걱정이다. 전공의는 법에서 정한 주 80시간 근무를 했다고 계산하더라도 간호사 등 다른 직종 40시간 근무대비 2배 이상의 업무를 해왔기 때문이다.한 보직교수는 "전공의는 당직 수당은 물론 휴가에 따른 대체인력을 염두에 둘 필요가 없었는데 간호사로 대체하면 3교대 근무에 따른 야간·당직 수당 등 고려할 사항이 많아진다"며 "단적으로 인건비가 3배이상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특히 전공의는 3~4년 정해진 수련기간 동안 근무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상승하지 않지만 ㅇ전담 간호사의 경우 근속 연수에 따라 지속적으로 임금을 인상하는 것까지 고려하면 인건비 부담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비용적인 문제 이외도 의료법 위반 소지도 배제할 수 없다. 기존 의료체계에선 전공의가 병동 주치의로 역할을 하면서 필요한 경우 교수에게 콜(연락)을 취해 처치 및 처방 지시를 받았다.다시말해 전공의는 의사 신분인 만큼 기본적인 의학지식을 기반으로 처리할 수 있는 부분까지는 병동 환자케어를 책임져왔다.주 80시간 근무해온 전공의 공백을 전담간호사, 전문의로 대체할 경우 폭발적인 인건비 상승이 예상된다. 하지만 전담 간호사가 전공의가 해왔던 병동 환자 케어를 맡을 경우 얘기가 복잡해진다. 가령, 전담 간호사가 병동 환자 케어 중 문제가 발생할 경우 교수에게 연락해 처치 혹은 처방 지시를 받아 의료행위를 해야하는데 이 과정에서 의료법 위반 소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상급종합병원 한 교수는 "병동환자 케어를 전담 간호사에게 맡기면 의료법 위반 소지가 발생하고 입원전담전문의로 채우려면 인건비가 폭발적으로 상승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수가 지원이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짚었다.수도권 한 대학병원 보직 교수는 "전문의를 채용하고 싶어도 지원자도 없을 뿐더러 극심한 경영난으로 인건비 부담도 큰 상황"이라며 "현재 각 과별로 채용 가능한 전문의가 있을 경우 채용하겠다고 공지했지만 지지부진한 상태"라고 말했다.
2024-05-23 05:31:00병·의원

빅5병원 수익 반토막…"앞으로 2개월 버티기 힘들다"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빅5병원 등 대형병원의 경영난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수련병원일수록 그 파장이 크다.6일 메디칼타임즈가 취재한 결과 빅5병원 대부분 전년 대비 최대 50%까지 수익이 감소했다.서울대병원 한 보직자는 "수술이 줄면서 병상가동률이 절반 정도 줄었다. 병동환자 감소는 장기적으로 외래환자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최대 50%까지 수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세브란스병원도 마찬가지다. 세브란스병원 보직 교수는 "하루 30억원씩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면서 "전공의 사직 기간이 2주 이상 되면서 발생한 적자만 수백억원대에 이른다"고 전했다.값싼 노동력인 전공의로 땜질해온 의료시스템에서 전공의가 빠져나가자 고스란히 적자 상태에 빠지고 있는 셈이다.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빅5병원들은 현재 경영상태로는 2개월도 버티기 힘들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진=메디칼타임즈.해당 수련병원들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빅5병원 보직교수들은 현재 상태에서 오래 버텨야 '2~3개월'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대병원은 공공의료 비중이 높아 고정비 지출이 많기 때문에 버틸 수 있는 기간도 최대치가 2개월이라고 봤다.더 문제는 현재의 시간이 지나도 현재의 상황이 달라질 기미가 없다는 점이다. 정부는 의대증원과 관련 타협이나 협상의 제스처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앞서 사직한 전공의들은 면허정지 3개월의 행정처분 절차를 밟고 있다. 다시 말해 향후 2년간은 전공의로 복직이 어렵다는 의미다. 결국 일선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대신 전문의 채용해 진료를 정상화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이 과정에서 또 다른 부작용이 예상된다. 대형 대학병원이 부족한 전공의 인력을 채우기 위해 전문의 채용에 나설 경우, 그나마 버티고 있던 지방의 전문의들의 수도권 이탈현상이 두드러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신촌세브란스병원 또 다른 보직교수는 "경영난이 장기화되면 신규 인력 채용에 차질이 생길 것이고, 이는 노조와의 갈등을 유발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노조 측은 의사들을 탓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전공의 700명에 임상강사 300명까지 합치면 총 1천명 규모. 이들을 전문의로 대체하려면 약 1600~1800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해야 한다고 봤다. 전문의는 전공의만큼의 근무시간을 요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무급 장기휴가도 권하고 있지만 사실 이는 경영난 대책이라고 하기엔 한계가 있다. 서울대병원 보직 교수는 "휴가는 다양한 자구책 중 하나일 뿐 경영난 해소에는 미약한 수준"이라며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2024-03-07 05:30:00병·의원

입원환자 변화와 입원전담의 미래

메디칼타임즈=김지홍 교수 김지홍 교수. 입원전담전문의사라는 직종에 발을 들이고, 본격적으로 병동의 입원환자들을 진료한지도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다 되어간다.이 직종을 시작했을 때 만해도 허둥지둥대는 1년차 전공의로 근무를 시작했던 전공의들이 어느덧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였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그 시간의 흐름을 더 느끼게 되는 요즘이다.대학병원에 근무하게 되면 당연히 느낄 수 밖에 없는 시간에 따른 변화이고, 더 오랜 기간 동안 병원에서 재직중인 교수님들 앞에서 3년이라는 시간은 어쩌면 우스워 보일지 모른다.하지만 입원환자들의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그 누구보다도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만큼 입원환자들의 3년동안의 변화는 무시 못할 만큼 상당히 크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가장 대표적인 변화로 병동 환자의 연령대 증가를 들 수 있다. 수술 환자들의 경우로 예를 들어보면, 기대 수명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만큼 수술환자의 연령대도 높아만 지고 있다.과거에는 80대에 수술을 받는 환자가 드물었던 반면, 현재는 90대 환자도 수술을 하는 만큼 이제는 고령환자의 수술은 특수한 상황이라고 보기에는 힘들다.그렇기에 기존에는 고령환자가 단지 고령이라는 이유 만으로 수술 후 중환자실 입실이 필수였다고 하면, 근래에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중환자실에 입실하는 경우는 이제 없다고 볼 수 있다.이와 같은 맥락으로 병동환자의 연령대 증가와 함께 병동환자 중증도 역시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병동과 중환자실의 치료의 경계에 있는 환자들이 중환자실에 입실하여 치료를 받았다면, 현재는 동일한 활력징후의 환자들이 병동에서도 집중치료를 받고 있다.수술이나 마취 그리고 그 외에도 많은 요인의 발전이 중환자실이 아닌 일반병실에서도 중환자들의 치료가 가능케 만들었을 것이다.그 중에서도 정책적인 측면 그리고 특히 입원전담전문의 존재가 주치의로 하여금 환자를 중환자실이 아닌 병동에서도 환자 관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병동환자 중 중환의 비율이 늘어나게 되면, 이로 인해서 자연스럽게 전체 환자의 재원기간이 길어지거나, 합병증 등이 증가하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병동의 중환들의 진료를 자연스럽게 전공의 보다는 입원전담전문의들이 담당하게 되면서 전공의들의 환자보다는 입원전담전문의들의 환자군에서 재원기간과 합병증이 증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시나리오다.시나리오와는 반대로, 병동에서의 환자의 재원기간 감소, 합병증의 감소 등의 결과가 나타난다는 점은 상당히 흥미롭다.무엇보다 환자 안정성에 있어서는 더욱 유의미한 결과를 나타나는데, 그 지표 중 하나인 병원 관련 '위해' (hospital related harm)의 경우, 6.8%나 감소한 결과를 보여주었다.필수의료라는 분야에 있어서 밝은 미래를 보기 힘든 현 의료체계에서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앞으로 환자의 진료에 있어서 나아가야할 방향일지도 모른다.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에서 입원전담전문의를 300병상 당 1명을 배치 함을 기준으로 삼은 이유도 어쩌면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단순하게 전문의가 전공의의 역할을 대신한다는 피상적인 사실을 넘어서 병동을 책임질 수 있는 전문가의 존재 유무가 입원 환자 진료의 질을 넘어서 예후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숫자로 보여지는 수치를 넘어서서 병동에서 직접 겪는 실상은 어쩌면 더 와 닿을 수 밖에 없다. 단순하게 환자의 진료뿐만 아니라 병동이라는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관여하고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전문가가 있음은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전공의와 같은 동일한 의사뿐만 아니라 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 때로는 입·퇴원 및 전실 등을 담당하는 원무과 더 나아가서는 검사 및 수술에 관여된 많은 타과의 의료진들이 환자가 입원하는 순간 복잡하게 연계가 되어 있다.그리고 이 복잡하게 연계되어 있는 많은 구성원을 원활하게 연결하는 존재의 유무는 결국 입원 후부터 순탄한 아스팔트길로 가는지, 아니면 비포장도로로 힘들게 가는지를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이 진료 일선에서 느끼는 흐름과 그에 맞춰 발전해 나아가야하는 미래의 그림과는 달리 세상은 반대로 돌아가는 것만 같다.넓게 보면 의사라는 직업은 이제 의료, 건강보다는 사회, 정치 뉴스에서 더 자주 언급되는 직업인 듯하고 좁게 보면 의료의 발전은 겉으로 보이는 지표의 유지나 행정적인 미숙함에 의해 제동이 걸리는 듯하다.너무나도 비상식적인 일들이 정상적인 것으로 치부되고 있고, 반대로 상식적으로 당연해야 할 것들조차 그렇지 못한 것이 현재 흐름이라고는 하지만 적어도 사람의 건강 및 생명을 다루는 일에 있어서는 정도를 걸어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시간이 흐를수록 이와 같은 고민들이 해결되기 보다는 더 많이 생겨나기에 가야할 길이 더 멀게만 느껴진다.
2023-03-13 05:00:00오피니언

입원전담전문의를 둘러싼 '동상이몽' (상)

메디칼타임즈=정윤빈최근 정부와 국회, 의료계의 연이은 발언으로 입원전담전문의가 뜨거운 화제다. 전문의에 의한 양질의 입원환자 진료를 표방하며 어렵사리 4년의 시범사업을 이끌어온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는 보건의료계 최고 수장의 한마디에 의해 ‘인턴의 대체재’로 전락하는 서글픈 현실이다. 입원전담전문의 사업의 추진 동력이 소위 ‘전공의 특별법’ 제정에 따른 의료현장의 혼란이었음은 사실이며, 따라서 입원전담전문의는 ‘전공의 5년차’라는 우려가 가득한 키워드와 함께 출발하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재원일수 감소, 처치 및 투약의 신속성 증대, 전문적 설명, 환자 만족도 상승, 병동 간호사 업무 만족도 상승 등 다양한 방면에서 전공의와 비교할 수 없는 가시적인 성과들을 나타내었다. 입원전담전문의 도입 후 나타난 극적 효과의 근간은 ‘병동에 상주’하는 ‘전문의’에 의한 입원환자 진료다. 의료 현장에서 의사들은 병동환자 진료 이외에도 다양한 공간에서 수많은 업무를 수행한다. 외래환자 진료와 각종 검사, 시술, 연구, 컨퍼런스 뿐 만 아니라 외과계 의사들이라면 하루의 대부분을 수술실에서 보내는데, 병동에서 발생하는 응급환자들은 다른 공간에 있는 의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급성기 환자의 예후는 진단 및 처지의 정확성뿐만 아니라 그 신속성이 매우 중요한데, 다른 업무 대신 오로지 병동 환자를 위해 같은 공간에 상주하는 의사의 존재만으로도 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환자 곁에 상주하는 의사가 ‘전문의’일 때 그 효과는 극대화된다. 의료현장의 전공의는 ‘수련의’로서 독자적인 판단과 결정 권한을 가지기 어려운 구조이다. 전공의에 의한 판단이 정확할지라도 담당 교수의 확인을 거쳐 대부분의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며 이에 의해 시급한 투약과 처치 등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입원전담전문의는 환자 상태에 대한 독립적인 판단과 의사결정으로 신속한 처치가 가능하며, 이는 국내의 입원환자 진료에서 반드시 필요했던 요소이기도 하다. 또한 전공의 수련환경 변화에 따른 수련의 질 저하에 의해 전문의와 전공의의 격차가 점점 더 커지는 것이 오늘의 의료현장에서 당장 찾아볼 수 있는 현실이며, 이에 따라 ‘전공의 5년차’의 키워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입원전담전문의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수액공급, 감염관리, 영양지원, 창상관리 등 모든 환자에게 중요하지만 그동안 전문질환 진료에 가려져 소외되었던 영역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모든 의사가 다 아는 것 같지만 실상은 누구의 전문 영역도 아니었던 각 진료과 총론 분야에서 입원전담전문의들의 역할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병동에서 상주하는 전문의에 의한 전공의 교육의 효과는 극명하다. 이제까지의 전공의 교육과는 차원이 다른 실제적이고 즉각적인 교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상급 년차 전공의에 의해서만 가능했던 예전의 교육 시스템은 전공의 특별법으로 인해 이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도제식 교육 아래 자라오던 전공의들은 이제 배움을 위해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을 걷고 있다. 전공의들에게 입원환자 진료를 위한 교육의 기회는 이제 입원전담전문의가 유일한 원천일지도 모른다. 입원전담전문의는 대한민국 입원환자 진료의 축을 전공의 중심에서 전문의 중심으로 전환하는 거대한 변화의 한가운데 서 있다. 전국 250여명의 입원전담전문의는 의료 현장에서 전문의에 의한 수준 높은 의료를 고민하고 있는데, 의사 파업 당시에는 ‘비상진료패키지’를 내세우더니 이제는 ‘인턴의 대체재’를 언급하며 땜질용 인력정도로 인식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입원전담전문의의 업무는 입원의학이라는 학문적 관점에서 고민할 문제이지, 국가에서 업무의 범위를 지정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의료 현장에 대한 왜곡된 현실 인식의 근본이 대한민국 의료계의 가장 중심이라는 것이 아이러니며, 의·정 갈등의 해소를 위해 입원전담전문의가 더 이상 ‘애드립 소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
2020-11-16 05:45:50오피니언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의 '4차병원' 선언, 현실로 이어질까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서울대병원 김연수 병원장이 취임 당시 품었던 '4차병원'의 꿈이 현실로 이어질 수 있을까. 서울대병원은 지난 16일 의료발전위원회 2기를 출범하고 중증환자 진료시스템을 어떻게 개선하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는가에 대한 미션에 돌입했다. 서울대병원 전경 새롭게 출범한 2기 위원장은 과거 서울대병원 미래전략본부장 등을 역임한 권준수 교수(정신건강의학과)가 맡고, 부위원장 1명, 내부위원 9명, 외부위원 11명 등 총 22명으로 운영한다. 앞서 의료발전위원회 1기 과정을 통해 입원진료 질 향상을 위한 입원의학센터 설치와 입원의학전담교수 정원 확보 등을 현실화 했다면 2기에서는 중증환자 진료시스템 구축에 초점을 둘 예정이다. 1기에서는 중증희귀난치질환 중심 진료체계 구축을 위한 복합질환 분류체계 정립 사업을 추진했지만 2기에서는 이부분을 보다 집중해서 준비할 계획이다. 실제로 첫번째 열린 회의에서 김민선 교수는 중증환자 진료체계를 확립하려면 간호인력 배치와 더불어 근무환경 개선이 우선 해결할 것을 제안했다. 즉, 중증환자를 돌볼 간호인력이 근무환경부터 챙겨야 환자의 사망률, 감염발생률도 낮출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적정한 간호인력을 배치하는 것 이외에도 2교대 근무제, 간호사 직무순환, 야간근무 연령제한 변경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김동기 진료운영실장은 중증환자 검사와 시술을 적절한 시점에 할 수 있는 방안으로 진료과나 센터별 개별지표 대신 통합적인 지표가 필요하다고 했다. 무엇보다 한정된 의료자원으로 검사와 시술을 제때 결정할 수 있도록 유기적으로 소통, 이를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의약정보파트 김아정 파트장은 중증환자에게 적정한 약제를 제공하기 위한 시스템과 관련해 치료이행기 약물관리서비스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치료이행기 약물관리서비스란, 입·퇴원시 혹은 외래에서 환자가 복용하는 약의 목록을 확인하고 조정하는 것. 김 파트장은 이를 통해 환자의 다제약물 복용이나 약물 이상반응 등 부작용 위험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의료발전위원회 2기는 환자진료 이외에도 병원 내 직원들의 조직문화 개선 방안도 제시할 예정이다. 이 역할을 맡은 이한별 교수는 병원 내 공간 혁신을 통해 직원경험, 조직문화를 개선한 사례를 제시하며 적정 휴게공간과 소통 공간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김연수 병원장은 취임 이후 외래중심에서 병동중심으로 병원 운영 시스템을 전환하는 등 '4차병원'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이후 입원전담전문의 대거 채용에 나서는 등 병동환자 케어에 인력을 대거 보강함과 동시에 경증환자 축소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의료발전위원회는 이 같은 방향성을 기반으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기 위한 조직. 실제로 앞서 1기에서도 이를 구심점으로 입원전담전문의 대거 확대 등을 추진한 바 있다. 권준수 위원장은 "앞으로 6개월 짧은 기간일 수 있지만 각 미션에 따른 방향성을 논의하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현실에 적용하는 것까지가 미션"이라며 "집중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연수 병원장이 선언했던 4차병원으로 나아가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될 것이라는 게 권 위원장의 전망이다. 그는 "2기에서는 서울대병원이 중증환자 중심으로 진료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실질적인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중증환자 진료시스템부터 그에 필요한 근무환경 개선 등도 함께 해법을 제시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20-10-22 05:45:57병·의원

'공공' '수련' 두마리 토끼 잡으려다 난감해진 서울의료원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서울의료원 전공의 수련 공백 실태가 드러남에 따라 반년 이상을 마음 고생해온 전공의들의 고충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오죽하면 이동수련을 요구할 지경에 달했을까'라는 점에서 씁쓸함을 안겨주고 있다. 서울의료원 전공의들은 코로나 전담병원과 수련병원은 동시에 가능할 수 없다고 주장, 이동수련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서울의료원 전공의들의 불안감은 국내 코로나19 확산 직후인 지난 2월부터 시작됐다. 서울시가 즉각 서울의료원은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지정하면서 사실상 일반진료를 중단, 상당수 전공의가 정상적인 수련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해당 전공의들의 반발에 서울시가 잠시 일반진료를 유지하면서 수련을 이어가는 듯 했지만 지난 8월 수도권 중심으로 2차 팬데믹 조짐이 확산됨에 따라 또 다시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공공병원의 역할인 코로나 전담병원과 미래의 의사를 길러내는 수련병원 운영은 잡을 수 없는 두마리 토끼였던 셈이다. 실제로 서울의료원은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지정한 이후 신규 입원을 중단하고 외래진료도 최소한으로 축소하면서 정형외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상당수 전공의들이 수련에 공백이 발생했다. 서울의료원은 내과, 소청과,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산부인과, 재활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가정의학과, 응급의학과 등 전기모집 정원은 총 27명에 달한다. 서울의료원 전공의도 처음부터 이동수련을 요구한 것은 아니었다. 서울시 측에 일반환자 진료를 유지해줄 것을 거듭 요청하며 해당 병원에서 수련을 이어가는 것을 원했다. 하지만 공공병원 특성상 언제라도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전환해야하는 숙명인 이상 더이상의 정상적인 수련은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면서 '이동수련'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의료계에 따르면 모자협력 관계에 있는 수련병원으로 파견을 갈 경우 EMR시스템에서 처방권을 갖고 주치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병동환자 케어 수련을 받는데 지장이 없다. 하지만 전혀 무관한 병원으로 파견될 경우 주치의도 의대생도 아닌 모호한 입장에서 정상적인 수련이 어려운 현실이다. 일선 전공의 A씨는 "모자협력 병원 이외의 파견은 의대생이 참관수업을 하는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수련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제대로 수련을 받았다기 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전공의법에 파견수련은 최대 4개월로 제한하고 있는 만큼 기존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이를 유지할만한 혜택도 없다고 봤다. 그렇다고 이동수련을 선호했던 것도 아니다. 앞서 제일병원 경영난으로 이동수련을 추진했던 전공의 중에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에 대한 우려가 높았던 바 있다. 설령, 대형 대학병원에서 수련을 이어간다 손 치더라도 기존 전공의와의 보이지 않는 차별 등 갈등의 소지가 있어 이동수련은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카드. A씨는 "전공의 입장에선 이동수련은 적을 옮기는 것인 만큼 심리적으로 부담이 크다보니 꺼리는 게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이동수련을 택했다는 것은 제대로 된 수련을 받고 싶다는 요구인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확산은 적어도 1년 이상 지속되는 이슈인 만큼 수련병원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며 "한시적으로라도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20-09-23 05:45:55병·의원
초점

전공의 빠지면 수술·외래 중단하는 병원 정상일까

메디칼타임즈=이지현·박양명 기자|메디칼타임즈=이지현·박양명 기자| 대학병원에 전공의가 빠지면 셧다운 직전에 이르는 상황이 정상일까. 최근 의료계 총파업 이후 의료계에 던져진 질문 중 하나다. 실제로 전공의가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지 일주일째 접어들자 서울대병원 등 일선 대학병원 교수들은 사실상 셧다운 직전의 위기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게다가 전문의 자격을 취득 후 세부전문영역을 배우기 위해 존재하는 소위 펠로우라고 하는 전임의까지 빠져나가면서는 수술부터 외래까지 줄줄이 차질이 빚어졌다. 의료총파업을 주도한 전공의. 이들의 의료공백으로 여전히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의료현실이 그대로 드러났다. 왜일까? 지난 2015년 제정된 전공의특별법에서는 전공의는 병원의 의료인력보다는 피교육자의 권리를 찾도록 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전공의 주80시간 근무 등 수련 패러다임이 변했다고들 한다. 그런데 왜 여전히 일선 대학병원에 전공의가 빠지면 수술은 물론 병동, 외래까지 마비되는 것일까. 의대교수 대비 전공의·전임의 수 1:0.8 수준 일단 전공의 머릿수를 따져보자. 메디칼타임즈가 빅5병원을 대상으로 교수진과 전공의, 전임의 숫자를 확인한 결과 그 비율이 거의 1:0.8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전임의, 즉 펠로우는 세부 전문분야를 갈고 닦고자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간 병원에서 근무하며 술기도 익히고 연구에 집중하는 인력. 이들 또한 교수의 지도가 필요한 의료인력으로 치면 가르침을 줘야 할 교수의 숫자보다 배워야할 의료진의 숫자가 훨씬 많은 셈이다. 병원별로 살펴보면 서울대병원 교수(부교수, 조교수, 임상교수 등 전체 포함)는 약 700여명 수준. 여기에 전임의, 전공의는 각각 320여명, 500여명으로 총 820여명에 달한다. 다시 말해 임상교수 인력보다 전공의, 전임의 등 피교육자 신분을 겸하고 있는 의료인력의 비중이 더 크다는 얘기다. 다른 대형병원도 마찬가지다. 서울아산병원도 임상교수 660명이지만 전임의 300여명, 전공의 500여명으로 총 800여명을 훌쩍 넘겼으며 삼성서울병원도 임상교수는 520명에 전임의 260명, 전공의 497명으로 총 757명에 이르는 수준이다. 세브란스병원도 전체 임상교수는 580명. 이는 전임의 290명에 전공의 460명을 합친 750명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다. 전공의법 제정됐지만 여전히 전공의 의존도 높은 현실 이번에는 전공의 한명이 돌봐야 하는 환자 수를 따져보자. 복수의 병원에 따르면 전공의 1명당 배정되는 병동 환자수는 대략 15~30여명 수준. 전공의는 환자 입원부터 퇴원까지 모두 관여한다. 입원환자의 입원기록을 비롯해 치료외 퇴원기록을 챙겨야 한다. 수술 환자에 대해서는 2~3개의 관련 동의서를 받아야 하는데 설명하는 데만 20분씩 걸린다. 수술 전 준비과정, 수술 보조 역할도 전공의가 맡는다. 전공의들은 병동 환자를 돌보는데 여전히 전담인력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에 따르면 환자 30명당 전공의 2명을 배정한다. 하지만 당직, 출산휴가 등 일부 빠지는 인력이 있어 전공의 1명이 30명의 병동환자를 맡아 케어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한 상황이다. 대형 대학병원은 의료진이 많은 만큼 환자 수 또한 많기 때문에 업무 로딩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 전공의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게 현실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공의, 전임의가 '파업'에 나서면 전체 의사 인력의 절반이 사라지는 결과로 이어져 의료공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세브란스병원 내과계 교수는 "사실상 전공의 1명당 돌봐야하는 병동환자 수가 너무 많아 그들이 빠지면 당장 마비가 될 수 밖에 없다"며 "병동 환자를 돌봐야 하기 때문에 외래에서 수련받을 수 있는 시간을 내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했다. 삼성서울병원 외과계 교수는 "상급종합병원은 중증도가 높기 때문에 의사 혼자서 일을 해낼 수가 없다. 철저히 분업이 돼 있다"라며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로딩이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쉽게 말하면 교수가 아침에 회진을 돌면서 환자를 파악하고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역할이라면 환자의 상태가 어떻게 좋아지는지. 나빠지는지 그 과정을 챙기는 것은 전공의가 하고 있는 것이다. 아주대병원 내과 교수는 "교수는 회진을 돌고 나면 외래진료에 수술에 시술, 내시경, 각종 검사 등을 하게 된다. 그럽 입원환자 관리 대부분은 전공의가 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일선 수련병원 교수들은 이번 의료 총파업 사태에서 드러난 여전히 전공의에 대한 높은 의존도의 원인으로 과거에 머물러 있는 의료제도를 꼽았다. 서울대병원 한 교수는 "전공의법을 만들면 뭐하나. 여전히 전공의는 병동환자를 돌보느라 제대로 수련을 받지 못하는데…지도전문의 제도를 만들면 뭐하나. 교수가 전공의를 수련시킬 시간이 없는데…모두 서류상에만 존재할 뿐"이라며 꼬집었다. 그는 이어 "정부는 전공의 수련비용은 물론 교육전담교수를 둘 비용을 지불할 생각은 없이 제도를 만들었는데 왜 지키지 않는지만 추궁한다"고 꼬집었다. 입원료에 의사기술료 40%…간병인 인건비에도 못미치는 수준 또한 병동에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원인을 알려면 입원료에 의사 인건비 비중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의료계를 이를 계기로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의료현실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입원료는 5인실 기준으로 상대가치 729.87점에 환산지수 76.2원으로 약 5만5616원. 이는 의사인건비에 해당하는 의학관리료 2만2246원(40%)에 간호사 인건비 1만3904원(25%)와 병원관리비 1만9465원(35%)을 모두 합친 액수다. 다시 말해 환자 1명당 본인부담금을 포함한 입원료를 다 합쳐도 5만원 수준으로 1개 병동(30개 병실 기준)에 환자 30명으로 계산하면 하루 약 170만원 수준. 이를 한달(30일)로 계산하면 1개월간 1개 병동을 움직이는데 건강보험을 통해 지급되는 비용은 5,00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병동을 움직이려면 간호인력 10여명에 의사(교수, 전임의, 전공의, 인턴 등) 여러명을 투입하는 것을 감안하면 5,000만원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대학병원 교수들은 월 5,000만원 수준으로는 의료진이 아닌 간병인 인건비로도 운영하기 어려울 정도로 낮다고 입을 모으는 상황. 이들은 입원료에 의학관리료 등 인건비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으면 현재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병원 한 교수는 "정부는 목적에 맞게 의료제도를 바꾸고 있는데 의료계는 대응이 안되고 있다"며 "의료계도 목적성을 갖고 한목소리를 내야하는데 이번 총파업에서도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일선 대학병원 교수들은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입원전담전문의를 꼽았다. 국내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처음 주장한 서울대병원 허대석 교수는 "미국의 경우 전공의가 피교육자로 정착해 그들이 빠진다고 해도 환자진료에 영향이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전공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 전공의법을 제정했지만 현실에선 여전히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게 없어 아쉽다"고 전했다.
2020-09-14 05:45:59병·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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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업 vs 의대증원’ 같은 듯 다른 의료계 파업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2000년 의약분업 의료파업vs 2020년 의대증원 의료파업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의료 총파업 사태 이후 20년만에 재현된 2020년 의료 총파업 사태.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는 7월말 의료 총파업을 선언, 이후로도 정부와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2000년 당시처럼 파업의 소용돌이에 휩쓸렸다. 메디칼타임즈는 2000년 의료파업과 2020년 의료파업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짚어봤다. 2020년 8월, 의료계는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 추진에 반대하며 무기한 파업을 진행 중이다. 파업을 지지하는 개원의, 의대교수 등 의료진들은 20년전, 의약분업 당시 의료파업을 떠올린다. 그때와 지금은 무엇이, 어떻게 변했을까. 2020년 의료파업, 여전히 가시밭길 ■정부와 대립각·대국민 여론악화 먼저 20년전 얘기를 해보자. 정부는 2000년 의료파업을 두고 약사법 개정에 반대한 의사들이 병원 휴업 등으로 저항, 국민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치면서 의료대란으로 발전한 사건으로 정의하고 있다. 즉, 환자를 볼모로 의사집단이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파업을 불사하고 있다는 부정적 여론이 팽배했던 것. 그럼에도 의료계는 파업 의지를 불태웠고 의료대란으로 이어지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만나 임시국회에서 약사법 개정을 약속하기에 이르렀다. 2020년 총파업은 2000년과 달리 전공의가 파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의사협회와 의쟁투는 전국 회원투표를 실시해 폐업을 철회했지만 이후 국회와 정부의 약사법을 개정하겠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의료계는 이에 분노하며 세차례 폐업과 휴업 등 투쟁을 이어갔지만 결국 정부의 정책 추진을 막지 못한 채 끝났다. 지난 23일 국무총리가 대한전공의협의회에 이어 대한의사협회를 만나 대화 모드로 전환되는 듯 했지만 지난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집단휴진·휴업 등 위법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히면서 총파업 결말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20년전 김대중 대통령도 의약분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듯이 문재인 대통령도 의대증원 확대를 보건의료 제1공약으로 제시할 만큼 강력한 의지를 비추고 있어 의료계에는 불리한 상황이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무기한 총파업으로 수술, 외래 등 진료 축소 일단 대학병원 전공의가 대거 참여하는 총파업이라는 점에서 20년전을 떠올리게 한다. 2000년 당시에도 개원의는 물론 대학병원 전공의까지 대거 거리로 나오면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20년전에도 대학병원 수술은 물론 외래진료를 취소하거나 축소해 진행했으며 그 과정에서 환자들의 민원이 들끓었지만 20년이 지난 지금도 전공의가 빠져나가면서 대학병원은 셧다운 직전이다. 20년간 전공의법이 제정되고 전공의 권리도 높아졌지만 여전히 대학병원들은 전공의가 없으면 정상적인 진료가 어려운 것은 변함이 없다. 전공의들은 지난 2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0년 의료파업, 2000년과 이렇게 다르다 ■개원의 주도→의대생·전공의가 주도 '90년대생이 온다'라는 책이 발간될 정도로 기존 세대와는 다른 유전자를 보여주고 있는 젊은의사들. 2020년 의료총파업을 먼저 선언한 것은 대한의사협회였지만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치고 나오면서 투쟁 선봉에 섰다. 20년전인 2000년 의료파업에서는 대한의사협회가 파업을 이끌면서 각 직역을 진두지휘한 반면 2020년 의료파업을 주도하는 무리는 누가 뭐래도 전공의, 의대생 등 젊은 의사들이다. 여기에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3일 의사협회와의 간담회 에 앞서 전공의협의회를 만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가지면서 전공의들의 높아진 위상을 확인시켜줬다. ■2000년 투쟁 세대의 성장 "후배들아 나가 싸워라" 2000년과 2020년의 큰 차이는 의료계 결집력. 과거 거리로 나선 전공의들은 교수들의 압박에 이중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국립대병원 한 내과 교수는 "2000년 당시 전공의로 의료파업에 동참했는데 밤에 몰래 병원와서 병동환자 채혈을 요구했다"며 "병원에서 사직처리하겠다는 협박부터 심지어 '돈벌레'라는 욕까지 감수하면서 파업에 참여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당시의 경험을 볼때 집단행동을 하려면 일제히 해야한다는 교훈이 있었다. 그래서 이왕하는거면 제대로 하라고 했다"며 "당장은 힘들지만 그들을 지지한다"고 했다. 전공의들은 의사가운을 벗어 로비에 반납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빅5병원 한 외과 교수는 "의대생, 전공의 단 한명이라도 다치면 참지 않을 생각이다.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 후배의사들을 지킬 것"이라며 결연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교수는 "후배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도록 해서 미안할 따름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라며 당직을 자처했다. 파업에 나선 전공의들도 "교수 등 선배의사들의 지지가 없었다면 나서지 못했을 것"이라며 "계속해서 응원의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입을 모아 얘기한다. 2000년 의료파업 당시 전공의 신분이었던 이들은 20년이 지난 현재 상당수 의과대학 주임교수, 개원의 단체장 등으로 성장했다. 과거의 전공의는 교수 눈치를 보며 파업에 참여했지만 2020년의 전공의는 교수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은 큰 변화다. ■시대가 바뀌었다…신종감염병 등 대혼란 시기 의료시장은 매년 급변하는 만큼 2000년도 대비 대학병원의 병상 규모도 환자도 증가했다. 즉, 의료파업 상황에서 감당해야할 환자 수도 늘었다는 얘기다. 실제로 2000년도 1500병상 규모에 그쳤던 연세의료원은 2000년초반부터 1000병상 규모로 확대한 바 있다. 세브란스병원 이외에도 대부분의 대학병원들이 병상 경쟁에 나섰고 최근까지도 병상 규모를 계속해서 늘려나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2020년, 전국의 의료기관들은 전세계적으로 유래없는 코로나19라는 신종감염병 대응으로 대혼란의 시기. 여기에 총파업까지 겹치면서 말그대로 의료대란이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무기한 파업에 나서야 하는 의료계 입장에서 코로나19라는 신종감염병 속 파업에 대해 국민적 지지를 받기는 어려운게 사실이다. 빅5병원 한 교수는 "20년전 환자들에 비해 연령은 물론 중증도 또한 상승하면서 치료가 어려운 환자가 늘어났다. 즉 의료진의 집중적인 케어를 요하는 환자가 늘어났음을 의미한다"며 "게다가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것도 파업에는 불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2000년 대비 2020년은 환자안전법 등 환자들의 권리가 높아졌다. ■20년전 환자와 달리 높아진 환자 권리 환자군도 바뀌었다. 고령화로 인한 환자군 변화부터 환자들의 인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의대 교수들은 2000년도만 하더라도 환자 중증도가 지금만큼 높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게다가 환자 권리가 상승하면서 의료파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더욱 날카로워졌다고. 지난 2016년 환자안전법 제정 이후 의료사고 등 의료기관의 과실에 대해 환자들의 권리를 내세울 수 있는 장치가 생겼고, 실제로 환자들의 인식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게 의료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대형 대학병원 한 교수는 "과거 환자에 비해 요즘 환자들은 자신의 권리에 대해 강하게 주장하고 요구한다"며 "의료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대국민을 설득하는 것도 이전보다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20-08-25 05:45:59병·의원

"전공의 없는 병원 솔직히 두렵다…그래도 버텨보자"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메디칼타임즈=공동취재팀|"Do No harm, 환자에게 해를 끼치지 말라. 의료인으로서 평생을 건 원칙에 따라 행동하겠습니다. 대한민국 의료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저희의 목소리를 들어주십시오." -전국 만육천 전공의 올림- 8월 23일 오전 7시. 서울아산병원 1층 로비에는 전공의 수명이 모여 결의문을 낭독하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결의문을 낭독하는 전공의 뒤로는 서울아산병원 전공의들이 벗어 모아둔 의사가운이 수북이 쌓였다. 서울아산병원 이외 전국 모든 수련병원도 마찬가지다. 서울아산병원 전공의들은 23일 오전7시. 결의문을 낭독하고 무기한 파업 돌입을 알렸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밝힌 전공의 파업 일정에 따르면 21일 인턴, 레지던트 4년차에 이어 22일 레지던트 3년차, 23일 레지던트 1,2년차를 끝으로 수련병원에서 전공의는 일체 파업에 들어갔다. 주말, 공휴일은 물론 밤낮 없이 병동을 지키던 전공의는 더 이상 없다. 응급실과 수술장에서 굳은 일을 도맡아 하던 전공의도 찾아볼 수 없다. 그나마 최후의 보루였던 전임의도 상당수가 24일을 기점으로 떠난다. 다시 말해 앞으로 24시간을 교수 인력만 믿고 병원을 운영해야 한다. 교수가 밤 당직서고 병동환자 케어하면서 다음날 외래 진료하고 수술까지 해야하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이 됐다. 일각에선 '의료재난' 상황이라는 말도 나온다. 일선 병원들은 수술은 물론 외래진료까지 축소하며 비상체계로 전환했다. 이쯤되자 당장 의료현장을 지키는 교수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단 급한데로 수술, 외래 진료를 최소한으로 줄여놓은 상황. 실제로 소위 빅5병원인 S대학병원은 21일부터 수술 환자들에게 연락해 수술 연기 동의를 구하고 나섰다. 이외 대부분 대학병원들이 암을 포함한 수술 일정을 조율해 최소화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한 교수는 "수술 축소는 의료진이 감소하는데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다. 자칫 의료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을 최소화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제성모병원 한 교수는 "수술 30~40%를 줄이는 등 절반쯤 마비된 상황"이라며 "낮에 2명, 야간 2명으로 2교대하면서 버텨야하는데 장기화되면 교수들 피로가 누적되면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전공의 의료공백에 대한 우려가 높은 반면 상당수 교수들이 전공의들의 행보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복지부 대변인, 장관 등 공개석상에서 의료계를 압박하는 발언이 나올 때마다 의대생부터 전공의, 전임의, 교수들은 하나로 뭉쳐 전우애를 불태우는 모습이다.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모 교수는 "지금의 상황이 우려스럽고 걱정되지만 전공의들의 행보에 이견을 제기하고 싶지 않다. 일각에선 여론을 악화하려는 조짐이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공백을 채우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모 교수는 "동료, 후배 교수들과 앞으로 3개월 이상 당직이 이어질 각오를 이미 했다"며 "젊은의사들이 저렇게 나서는데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되겠나. 끝까지 병원을 지켜내겠다"고 전했다. 교수진이 많은 빅5병원도 전공의 파업 여파로 암수술 일정까지 조율에 들어갔다. 여기에 의대교수들이 SNS에 게재한 글이 거듭 공유되면서 결속력을 다지고 있다. 인하대병원 영상의학과 모 교수는 자신의 SNS에 "교수 인원 수가 적어서 일주일에 당직을 2번 설 예정"이라며 "교수 당직 스케줄을 짜는데 서로 먼저 나서 이름을 적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전공의들에게는 "병원 생각하지 말고 투쟁하고 오라"며 덧붙였다.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모 교수 또한 자신의 SNS를 통해 "나를 교수이게 한 것은 학생들이며, 내가 그동안 마음껏 수술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 것은 전공의들과 전임의들이다. 같이 정말 즐겁게 많은 환자를 살렸다"며 "그들이 옳은 주장을 하며 진료현장을 떠나기로 결정했는데 내가 어찌 그들을 돕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적었다. 그는 이어 "어떤 파업이라도 생명보다 소중할 수는 없기 때문에 생명이 위협받는 환자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지만 그 이상의 진료는 전공의, 전임의가 돌아온 후로 미룰 것"이라며 "학생, 전공의, 전임의 누구도 파업으로 손해를 보지 않게 하겠다"고 했다. 정부가 고강도 행정조치 입장을 밝히면서 의사면허번호 챌린지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정부가 전공의 등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의사면허정지 등 고강도 행정조치를 언급하자 SNS를 중심으로 "내 의사면허부터 취소하라"며 의사면허번호 챌린지가 이어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조승국 홍보이사가 시작한 의사면허번호 챌린지는 교수, 개원의를 넘나들며 "이런 나라에서 의사는 의미 없다"며 자신의 의사면허번호를 올리고 있으며 일부 간호사까지도 동참하며 지지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이 버겁고 힘든 것은 일선 대학병원 의료진. 일선 교수들은 정부를 향해 "젊은 의사들이 병원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설득해 달라"로 호소하고 있다. 의료현장 여의도성모병원 한 교수는 "대학병원에서 환자치료에 손과 발이 역할을 했던 의료인력이 다 빠지는 것인데 그 심각성을 다들 알아야한다"며 "제발 빨리 합의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서울아산병원 한 교수는 "정부가 불필요하게 상대를 자극하는 발언을 해선 안된다. 이는 의사협회와 전공의협의회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전공의들은 돌아올 생각이 없는 길을 떠났고, 의대생은 더 강경하다. 정부가 먼저 손을 내밀고 이들을 설득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신의대 김부경 교수가 올린 국민청원 캡쳐. 고신의대 김부경 교수는 '지금 당장 전쟁을 멈추고, 의사들을 코로나 진료현장으로 투입시켜 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국민청원을 올렸다. 자신을 지방 의과대학 내과 교수라고 밝힌 그는 "코로나 상황 이후 단 하루의 휴가나 연차없이 환자를 돌봤다. 감염내과 교수들도 코로나 환자를 전공의에게 전가하지 않았다"며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전제조건은 다른 환자를 책임져주는 전공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그는 이 싸움을 시작한 것은 정부라며 "의사에게 칼을 빼든 것은 정부다. 전쟁을 시작한 것은 의사가 아니므로 전쟁을 멈출 수 있는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도 정부이지 의사들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지금 코로나 절체절명의 위기다. 코로나 환자는 폭증하고 있고 코로나 이외 질병은 치료가 연기되고 있으며 병원에 남아있는 교수의 심정적 동요가 심상치않다"며 "의대정원 확대 문제는 코로나 상황이 완전히 해결된 후 원점에서 재검토해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그는 이어 "더이상 전공의들을 겁박하지 말고 설득해 의료현장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덧붙였다. "정부, 협박 멈추고 우리의 목소리 들어달라" 서울아산병원 서재현 전공의대표(정형외과 4년차) #i1#"23일 오전 7시를 기점으로 무기한 파업이다. 정부가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환자의 생명은 우리가 지켜야할 최대 가치다. 만약 의료현장의 교수들이 '더 이상은 못버틴다. 돌아와달라'고 한다면 그때 돌아올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서재현 전공의대표(정형외과 4년차)의 말이다. 그는 23일 오전 7시 서울아산병원 1층 로비에서 파업에 돌입을 알리는 성명서를 낭독하며 전공의 무기한 파업을 알렸다. 그는 파업에 대한 결의에 차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환자를 남겨두고 병원을 떠나는 것에 대해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그래도 힘을 내서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은 병원 내에서 많은 교수들이 자신들을 지지해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 그들을 막을 수 있는 것도 병원에서 전공의를 대신해 의료현장을 지키고 있는 교수들 뿐이라고 했다. 즉, 집단행동 표면에는 의대생, 전공의가 있지만 그 뿌리에는 의대교수들이 받쳐주고 있다는 의미다. 서 대표는 자신들이 병원에 복귀하는 시점 또한 정부가 입장을 바꾸거나 의료현장에 남은 교수들이 더이상 못버티는 순간이라고 했다. "우리도 이 상황이 안타깝고 힘들다. 게다가 의대생들은 의사국시까지 취소하는 모습에 더욱 그렇다. 솔직히 정부가 협박이 아니라 의대생들을 어르고 달래줬으면 한다. 왜 이렇게까지 집단행동에 나서는지 목소리를 듣고 귀를 기울여준다면 오히려 젊은의사들은 정부의 편이 될 수도 있는데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는 일각에서 의사를 향해 환자를 볼모로 못할 짓을 하고 있다는 식의 여론으로 흘러가는 모습에 씁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밥그릇싸움이 아니다. 의대생이 무슨 밥그릇이 있겠나. 보건의료는 의사들의 것이 아니다. 국민모두의 것이이다. 나중에 잘못된 정책이 추진된 이후에 국민들을 위해 의사들이 싸웠다고 알 수 있을까. 지금 의사들의 목소리를 좀 들어줬으면 좋겠다."
2020-08-24 05:45:59병·의원

4년차 사라진 내과병동...“업무량 늘고 수련질 낮아졌다”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내과가 수련기간을 3년제로 전환한 이후 3‧4년차가 전문의로 동시에 떠난 올해 3월부터 내과병동에는 3개 연차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기존 3년차까지는 위에 4년차 전공의라는 버퍼(Buffer)가 있었지만 3년차 내과전공의가 온전히 최고 상급연차의 역할을 해야 되는데 따른 업무로딩이나 수련 질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 특히, 상대적으로 전공의가 많은 대형 수련병원과 달리 기존에 근무 인력이 적었던 중소수련병원은 대체인력을 구하지 못하면서 인력공백의 부담을 남은 연차가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메디칼타임즈는 내과 전공의 3개연차가 근무한 지 약 두 달이 된 시점에서 전공의들을 통해 현 상황을 들어봤다. 업무로딩 최소 20% 증가…3년차 떠안은 업무에 수련 질 우려도 올해 상급연차가 된 2년차 3년차 내과 전공의들에게 지난해와 가장 큰 변화를 물었을 때 돌아온 답변은 업무로딩의 증가였다. 4년차가 있었을 때 시절과 비교해 전체 업무는 변하게 없지만 이것을 3개 연차로 압축해 수련을 받어 개개인의 업무로딩도 당연히 늘어났다는 의미. 이 때문에 규모가 작은 수련병원은 주니어스텝이나 펠로우의 업무로딩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2차병원에서 수련중인 내과 3년차 A전공의는 "연차별로 전공의가 3명 있는데 4년차가 빠진 후 3명의 빈 공백을 나머지 전공의들이 부담하고 있다"며 "객관적으로 봐도 전공의들이 느끼는 로딩은 더 늘어난 상태다"고 밝혔다. 다른 대학병원 내과 2년차 B전공의는 "순환기, 호흡기를 같이 맡다보면 당직 시 병동환자만150여명에 그 이상의 환자를 보는 경우가 생긴다"며 "전공의가 줄면 당직을 넣을 전공의도 줄고 전공의가 감당해야할 환자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렇듯 한명의 전공의 업무로딩이 들어가고 3년차 전공의가 병동 주치의 업무에 집중하게 되면서 술기 수련 질 하락도 우련된다는 게 전공의들의 입장이다. A전공의는 "가령 이전에는 심장내과를 맡은 사람이 심장내과 입원환자만 보면 지금은 투석실 환자까지 봐야하는 식으로 로딩이 합쳐지고 있다"며 "로딩이 합쳐지면서 개개인이 느끼는 업무량은 더 커진 상태고 술기를 충분히 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서울 수련병원에서 치프를 맡고 있는 C전공의는 "수련 3년차가 되도 입원병동 주치의 업무로 2년차와 차이가 없이 심장초음파나 내시경 술기를 할 시간이 없다"며 "커리큘럼상 정해져 있는 례수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병동환자 보기가 바쁜데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특히, 3월의 경우 신규 전공의가 들어오는 시기로 기존에는 4년차 전공의가 이들을 돕는 소위 '백업'을 봐줬지만 3년차 전공의가 기존역할에 4년차 전공의 역할까지 수행하면서 신규 전공의들의 케어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대한내과학회에 고지된 연차별 수련교과과정. 현장의 전공의들은 현 상황에서 이를 지키기 어렵다고 밝혔다. 결국 해답은 인력 방식은 물음표…펠로우 필수과정 우려도 결국 내과 4년차가 줄어들면서 생긴 업무로딩의 해결을 위해서 전공의들이 언급한 해결책은 '인력충원'. 하지만 이러한 인력충원은 지난해 3‧4년차 전공의가 전문의시험을 준비할 당시부터 언급됐던 내용으로 인력충원의 실현가능성이 적다는 지적이다. 특히, 중소 수련병원 전공의는 병원이 아예 인력충원에 대한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어 이대로 업무로딩 증가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지방 중소수련병원 D전공의는 "입원전담전문의 등 인력을 뽑는 것은 없었고 병원에서도 그 부분에 대해 노력하려는 의지도 전혀 없는 상태다"며 "4년차 전공의에 대한 공백을 그대로 남은 전공의에게 가중된 상태가 당연한 것처럼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 C전공의는 "지금 수련 받는 병원이 3년제로 전환되면서 당직표를 짤 수가 없는 상태가 되 교수도 당직에 들어와있는 상황"이라며 "인력충원에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알지만 인력을 구화는 과정이 힘들어 병원의 의지와 상관없이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밖에 전공의들이 우려하는 것은 내과수련을 마친 이후에 펠로우를 하는 것이 당연시 되는 상황. 3+1이나 3+2가 될 경우 3년제 전환의 의미가 없는 조삼모사가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A전공의는 "솔직히 지금 내과를 지원한 것은 3년제 전환이후 기존의 수련보다 1년 아낀다는 이점이 있어서 온 것"이라며 "펠로우 기간을 연장하려는 학회의 움직임이 들리고 있고 수련이 이전과 차이가 없다면 굳이 왜 수련과정을 개편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D전공의는 "3년제가 되면서 빨리 전문의를 딴다는 장점은 있는데 지금처럼 술기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펠로우를 할 수밖에 없다"며 "수련병원마다 차이는 있지만 근무하는 수련병원의 경우 펠로우가 필수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고 언급했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의 내과 외래 모습 대전협, "평가시스템 개발…수련실태조사 계획" 한편,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내과가 3년제로 전환 당시에도 3+2에 대한 우려의 입장을 표명했던 만큼 수련 질 우려 등에 대해 확실한 점검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내과 2년차이기도 한 대전협 서연주 부회장은 "대전협은 커리큘럼대로 술기를 포함한 과별지식이나 외래‧협진환자를 보고 있는지 평가시스템을 학회와 연계해 만들려고 한다"며 "또 평가 기준을 바탕으로 전국의 수련병원들이 제대로 수련이 이뤄지는데 실태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3년제로 변하면서 자리를 잡는 과정에 과도기로 인한 병원별 고충이 있을 수는 있다"며 "하지만 전공의들이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면서 수련의 기회를 갖지 못하는 폐해가 생겨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2020-04-25 05:45:58병·의원
분석

의료전달체계 개편은 전쟁?...'진료과'간 경쟁 심화 예고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초점| "속된 말로 생존이 걸린 부분을 공론화시키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에게 기회가 왔다." 상급종합병원의 중증환자 비율 상승이 핵심인 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대책이 발표된 이후 진료과목 간의 눈치싸움 수준을 넘어 전운마저 감돌고 있다. 이는 소위 대형병원 내에서 자신의 진료과목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것으로, 향후 각 학회 별로 중증질환 확대를 위한 전방위적인 대응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노홍인 보건의료정책실장이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각 진료과목 별 학회들은 복지부가 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대책을 발표한 이후 대응방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바로 중증환자 비중. 여기서 말한 중증환자는 그동안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있어 주요 잣대로 작용했던 '전문진료질병군'에 속하는 입원환자로, 각 학회들은 이러한 전문진료질병군 속에 자신의 진료과목에 해당하는 질환을 포함시키는 노력을 전방위로 펼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상급에서 이름이 바뀔 중증종합병원에서는 상대적으로 전문진료질병군 비율이 낮은 진료과목은 병원 내 입지가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로 변화가 불가피하다. 당장 상급종합병원 내에서 전문진료질병군 비율이 낮았던 진료과목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현재 복지부 대책이 발표되자 손꼽히는 진료과목은 가정의학과를 필두로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 안과를 더해 내과 중에서도 '내분비내과'가 손꼽힌다. 가정의학과의 경우 3차 의료기관 내 입지가 더욱 좁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과 함께 앞서 가정의학과 외래진료를 중단한 경상대병원과 같은 사례가 확대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섞인 시각도 있다. 본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습니다. 이비인후과학회 임원인 한 A상급종합병원 기조실장은 "전달체계에서 3차 의료기관이라면 진료과목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새로운 역할을 부여해주는 것도 상급종합병원이 존재하는 하나의 이유"라며 "지방 국립대병원에서의 가정의학과 폐쇄는 충격이었다. 향후 이비인후과도 학회 차원에서 대응방안을 찾아 나가야 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부 정책 때문에 부당하게 배려 받지 못하는 진료과목이 있다면 합리적이지 않다"며 "지속적으로 중증질환 대상 항목을 확대하기 위해 의견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내분비내과 교수인 당뇨병학회 임원 역시 "현재 기준으로 중증비율을 올리고 경증을 낮추라고 하면 환자의 절반을 내보내야 한다. 외래 진료 자체를 닫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왜냐하면 만약 이것 때문에 상급종합병원 재지정 탈락 혹은 의료질평가서 저평가를 받으면 수십억이 날라 간다. 병원 내에 입지가 대폭 축소되는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학회 차원에서 고혈압과 당뇨 관리 역할에 따른 합당한 수가를 요구할 예정"이라며 "새로운 영역을 창출하는 동시에 외래 중심에서 병동환자 관리로 변화가 예상된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기회가 왔다" 표정 관리하는 외과계 반면, 복지부의 단기대책을 둘러싸고 외과계는 향후 대응방향을 두고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특히 2020년으로 예정돼 있는 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과 맞물려 그동안 기피과로 분류됐던 외과계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 외과계는 의료전달체계 단기대책을 계기로 기피과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다. 외과학회 관계자는 "개원가와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다. 전체적으로 외과계는 이번 단기대책을 두고 전반적으로 기회가 왔다는 뉘앙스"라며 "다만, 천편일률적인 정책은 우려스럽다"고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외과계열 자체가 중증도가 높은 질환들일 대부분"이라며 "다만 이번 대책은 빅5 병원을 위시한 초대형병원에 환자를 몰리게 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외과 교수는 "전문진료질병군은 진료과목 별로 합의와 심사가 필요해 함부로 변경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과목 간의 특수성을 반영해야 하는데 당장 진료과목을 배려해 수정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현재의 전문진료질병군 위주로 일단 가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복지부 "진료과목 미래, 논의할 시점" 단기대책 발표 이후 진료과목 간에 신경전 양상이 벌이지자 복지부에서는 새로운 진료과목의 미래를 조명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단기대책으로 상급종합병원 내 진료과목의 업무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3차 의료기관에서 안과나 이비인후과 등이 전혀 필요 없는 진료과목은 아니지 않나"라면서도 "다만, 이제부터라도 진료과목 별로 상급종합병원에서 어떤 질환을 진료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기조로 간다면 경증비율이 높았던 진료과목의 입지는 축소될 것 같다"며 "학회에 따라 중증질환으로 분류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본다. 학회 차원의 요구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전면적인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로비 모습이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상급종합병원 내 중증도 비율 여부를 가늠할 분류체계 재검토는 당장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럽게 내년도 예정된 상급종합병원 재지정에 있어서도 현재의 기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진료질병군의 바탕이 되는 입원환자분류체계(KDRG 버전4.2)가 개정된 지 1년여 밖에 안됐기 때문이다. 이를 수행하고 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8년 1월부터 최신 버전 의·치과 및 한의과 입원·외래 환자분류체계를 전행해왔는데, 새로운 입원환자분류체계를 마련하는 데에만 2년간의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당장은 현재의 기준이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이다. 복지부와 심평원 관계자는 "현재의 입원환자분류체계는 미국과 호주 모형 등 중증도 해외 모형 등을 반영해 임상의학회와 2년 동안 만들었던 것"이라며 "당장 중증질환 분류를 새롭게 마련하는 것은 힘들다. 따라서 상급종합병원 재지정에 현재 기준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2019-09-16 05:30:59병·의원

"정형·응급 일단 뽑고 보자" 주객전도한 입원전담의 채용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서울지역 S대학병원은 내과, 외과를 넘어 정형외과에 입원전담전문의를 채용했다. 인원이 부족해 팀을 구성하지는 못했지만 일단 입원전담의로 근무중이다. #서울지역 A중소병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입원전담의로 채용에 나서고 있다. 내년이면 복지부가 제시한 수가 가산 기준인 5명팀을 구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들은 장기적으로 입원전담전문의가 되고자 하기보다는 일시적으로 취업 혹은 고소득을 목적으로 근무한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입원전담전문의 활성화 방안으로 수가 가산 및 전공의 정원 확대 등 다양한 제도적 지원을 제시하면서 긍정적인 효과 그 이면에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각 병원마다 제도적 지원을 노리고 입원전담전문의 채용에 적극 나서면서 그 빈틈을 비집고, 다양한 형태의 입원전담의가 나타나고 있는 것. 위의 S대학병원은 교수 정원이 부족하다보니 정형외과 펠로우를 마치고 일단 입원전담의로 머무르는 경우다. S대학병원 한 의료진은 "입원전담의로 소속이 돼 있지만 솔직히 입원전담의 역할인 병동환자 케어 역할을 하지 않는다"며 "결국 교수자리가 날 때까지 머무르는 과정으로 있는 게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이는 제대로된 입원전담전문의제도가 아니라고 본다"며 "정형외과 전문의가 병동을 얼마나 케어하겠느냐. 그 실체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인기과인 정형외과 교수가 되려면 펠로우 2년을 하고도 오랜 시간이 필요한 상황. 이 과정에서 정형외과 의국은 숙련된 의료진을 확보하고, 해당 의료진은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다보니 필요충분조건이 성립한 셈이다. A중소병원은 내과 전문의를 구할 수 없다보니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대체해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운영하는 경우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입원전담전문의로 채용했지만 사실상 응급실에 머물게 될 수 있다"고 봤다. 응급실에서 병동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역할을 하겠지만 이를 당초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취지와 부합한지는 물음표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사실 중소병원에서 내과 전문의로 입원전담의를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로 쉽지 않다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문제는 이들이 과연 병동 환자를 얼마나 케어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입원전담전문의 입원환자 진료서비스 개선 평가 연구 책임을 맡은 장성인 교수(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는 "주객이 전도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입원전담의제도를 운영하는 과에 전공의 정원을 추가로 늘려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전문의를 채용, 전공의 정원을 늘리는 효과를 보는 곳도 있다"며 "제도 취지와 달리 운영되고 있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위의 S대학병원처럼 정형외과 전문의를 입원전담의로 채용한 경우 수술장에 안들어가고 병동만 지키는지도 사실 의문"이라며 "취지와 달리 운영되는 측면이 있어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19-08-30 12:00:59병·의원

10돌 맞은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홍보관 오픈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올해 개원 10주년을 맞은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삼성암병원)이 다채로운 행사로 환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우선 삼성암병원은 26일 암병원 로비에 260인치 초대형 디스플레이와 최신 터치형 키오스크, VR체험존 등을 갖춘 홍보관을 열었다. 홍보관의주 무대를 장식한 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LED 사이니지(Signage)로, 가로 5.76m, 세로 3.24m크기에 세계 최소 두께(65mm)를 자랑한다. 또한 HDR(High Dynamic Range) 기술이 적용돼 생동감 있는 화질을 구현해 냈다. 삼성암병원은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각종 첨단 IT 장비를 활용해 질병에 대한 환자이해를 돕고, 치료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도록 쓸 예정이다. 이 밖에도 삼성암병원은 오는 30일 암병원 개원 10주년 기념식을 개최하고, 병원 곳곳에서 환자와 방문객을 대상으로 혈당, 혈압 체크하는 이벤트를 연다. 손위생 시범과 교육도 진행된다. 외래환자에게는 일회용 밴드를 제공하고, 병동환자 보호자에게는 격려 차원에서 포춘쿠키를 나눠준다. 또한 4월 2일에는 캘리그라피를 이용해 응원카드를 만드는 아트테라피 체험행사가, 2일부터 3일까지 이틀 동안에는 스트레스 지수 측정 및 상담 등 VR을 활용한 디스트레스 체험행사가 열린다. 4월 3일과 5일12시부터는 암환자를 위한 음악회도 준비했다. 남석진 암병원장은 "그동안 환자들이 보내준 많은 사랑덕에 무사히 개원 10주년을 맞이하게 됐다"며 "앞으로 환자를 중심으로 더욱더 고민하고 발전하는 병원으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2018-03-26 12:30:25병·의원

파업 돌입 을지병원 병상가동률 절반 이하로 뚝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의정부에 1200병상 규모로 새병원 건립을 추진 중인 을지재단이 지난해 이어 올해도 파업에 돌입, 병원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해 대전 을지병원만 파업에 나섰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서울 을지병원 지부까지 파업에 동참, 더욱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 파업 장기화를 예고하고 있다. 파업 이틀째인 지난 11일 보건의료노조 을지병원지부 측에 따르면 대전 병원의 경우 전체 입원 환자 약 460명 중 80여명이 감소, 300여명까지 줄었다. 을지재단 산하 대전 을지병원, 서울 을지병원은 지난 10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대전 을지병원지부 관계자는 "11일 현재 한개 병동 운영을 폐쇄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면서 "파업이 장기화되면 연쇄적으로 병동 폐쇄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을지병원도 상황은 마찬가지. 외래는 기존 예약환자에 한해 진행하고 수술 상당수는 취소된 상태로 병상가동률은 50% 이하로 급감한 상태다. 외래에서도 정상적인 진료가 어려워지면서 환자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을지병원 서울지부 관계자는 "현재 간부급인 수간호사 1~2명이 병동환자 40여명을 커버하고 있다"면서 "어제 저녁에 출근해 오늘 저녁까지도 퇴근을 못하고 살인적인 업무 강도를 감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즉, 파업이 장기화될수록 남은 의료인력이 혹사당하는 것은 물론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노사간 합의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병원 측은 "노조 측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병원 측의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며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을지병원 노조 한 관계자는 "지난해 파업 이후로도 변화된 게 없다는 점에서 노조원들의 분노가 높다"면서 "이번 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번 노사간 최대 쟁점은 임금인상. 병원 측은 지난해 노동위원회가 권고안으로 제시한 5%인상을 고수하는 한편 노조 측은 타 병원과의 임금 격차분을 해소하려면 5%로는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임금인상분 5%는 사립대병원 평균 임금인상률 3.5%에 호봉 자연상승분 1.5%를 합친 수치에 불과하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 을지병원 노조 한 관계자는 "정확히 말하면 최대쟁점이 임금인상이라기 보다는 수당신설"이라면서 "명절수당, 근속수당, 식대 등 각종 수당을 현실에 맞게 신설해주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병원 측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교섭이 불발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을지병원의 식대 수당은 4만 3천원으로 타 병원 10만원에 비해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 노조는 이를 10만원까지 상향조정할 것을 제안했지만 사측은 2년에 걸쳐 5만 7천원을 보전하겠다는 안을 제시, 교섭이 성사되지 못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병원 측 관계자는 "앞서 파업에 대비해 병상가동률을 조정하는 등 환자 피해를 최소화해왔다"라면서 "그럼에도 파업이 장기화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2017-10-12 05:00:55병·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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