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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깨달은 장기이식, 중립에서 중도로"

메디칼타임즈=신혜림 은평성모병원 코디네이터 [메디칼타임즈 &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 공동기획]장기 기증은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나, 여전히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실정입니다. 일선 현장의 의료진들이 경험한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장기 기증 인식률을 높이고, 이를 촉진하는 공동기획 시리즈 ‘오늘, 장기이식병원 이야기’를 시작합니다.[12회] 중립(中立)을 지킨다는 것은...신혜림 장기이식코디네이터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중립(中立)이란,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고 중간적인 입장에 서 있다’라는 사전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저는 그 ‘中立’이 장기이식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기본 덕목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 중에 장기이식코디네이터라면 더욱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장기이식코디네이터는 장기이식과 관련된 일련의 모든 업무들을 가운데서 중재하고 조율하는 간호사를 말합니다.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에는 총 4명의 장기이식코디네이터가 근무하며 24시간 이식에 대한 절차 안내와 조율, 이식 대기 환자의 상태 파악과 관리, 장기구득과 이송, 뇌사추정자 신고, 기증상담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합니다.그 중에서도 뇌사상태에 있는 기증자가 장기기증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과 그런 기증자로부터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가 장기를 무사히 수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업무가 대표적입니다.  저는 장기이식코디네이터 간호사로 늘 뇌사 장기기증자의 유가족분들과 수혜자 간의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고, 그 어느 쪽에도 기울어지지 않도록 중간을 잘 유지하는 것이 코디네이터의 자질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으며,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수혜를 받는 수혜자와 가족들의 기쁜 마음에도 마냥 기뻐하고 앞날을 함께 이야기하는 것을 온 마음으로 대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는 것이 장기기증을 하고 하늘의 별이 되는 기증자와 그의 유가족분들을 조금이나마 위로를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수혜가 확정된 환자와 가족들의 모습을 보고 있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나 오랫동안 힘든 나날들을 보내왔으며, 막연한 아픔에 그 가족들 또한 환자 못지않게 얼마나 힘들었을지, 그리고 그런 그들에게 실낱같은 희망의 빛이 비춰져 앞으로의 새 삶을 생각할 수 있는 미래가 생기게 된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나의 가족이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고 하늘의 별이 되는 순간에는 힘들고 아프겠지만 그 선물로 인해 새 삶을 사는 수혜자를 볼 때 마냥 슬픈 일만은 아니라 나의 가족이 어딘가에 살아있음에 감사하다”는 말을 하는 기증자 유가족분들을 보며 많은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저의 어설픈 중립에 대한 마음 때문에 온전히 그들의 입장에서 마음을 다해 헤아리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그들이 느끼는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하는 것이 진정한 코디네이터의 덕목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쩌면 수혜자의 마음에 가까이 가지도 않고, 장기기증자 유가족의 마음 그 어느 곳에도 온전히 도달하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어 얼굴이 붉어졌습니다.한자성어 중에 중도(中道)라는 말이 있습니다. 중도(中道)라는 말은 양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올바른 길이라고 합니다. 저는 양극단에 치우지지 않기 위해 노력은 하였지만, 올바른 길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그래서 이제부터 그 중도(中道)에 맞는 장기이식코디네이터로서의 길을 가려고 합니다. 삶과 죽음이라는 경계에서 다른 상황에 놓여진 양극단의 기증자 유가족과 수혜자의 중간에 우두커니 서서 중간만을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 그들의 마음을 온전히 느끼고 어루만질 수 있는 장기이식코디네이터가 되는 게 앞으로 제가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2024-08-05 05:30:00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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