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이 개발한 ARB계열 고혈압신약 '카나브'(피마살탄)의 약값이 결정됐다. 대표함량인 60mg의 가격은 670원.
같은 계열 타 약제와의 비교함량과 견줬을 때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다.
특히 3상 임상에서 비교우위를 보였던 코자(로잘탄) 50mg의 가격이 785원인 점을 감안하면, 100원 이상(115원) 싸다. 가격적인 측면에서 충분히 시장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소리다.
보령제약 전용관 부사장은 22일 "예상보다 낮은 가격이지만, 홀가분하다"며 "3월 출시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코자 고집할 이유없다"…개원가 '처방변경' 움직임
약가협상 타결로 '카나브'의 3월 출시가 기정사실화되면서, 개원가의 관심도 높다. 종합병원보다 상대적으로 처방변경이 자유로운 특성 탓이다.
일부 개원의들은 벌써부터 처방 변경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그들은 보령이 출시 전부터 품목 디테일을 꾸준히 진행해 인지도가 높아졌고, 국산신약이라는 상징성, 그리고 저렴한 가격 등이 경쟁력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입을 모았다.
A내과 김 모 원장은 22일 "코자를 고수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바꿀 생각이 있다"며 "시장에 변화가 올 것이다. 보령 영업사원들도 품목을 알리기 위해 열심히 한다. 제품 인지도가 많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B내과 김 모 원장도 "국산신약이라는 자체가 메리트다. 여기다 가격도 싸게 받았다"며 "스티렌, 알비스 등 성공한 국산약도 많다. 한국 의사들은 알게 모르게 국산약을 처방하게 된다는 소리다. 약효만 충분히 검증된다면 빅히트를 칠 수 있다"고 동조했다.
보령측 역시 상당히 고무된 모습이다. 자신감 또한 상당했다.
전용관 부사장은 "지방 심포지엄을 열어도 200여 명이 넘는 의사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 분명 좋은 조짐이다"며 "뚜껑은 열어봐야 알겠지만, 국산신약이 살아야 국내 제약산업도 산다. 사명감을 갖고 카나브의 성공적인 안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처방변경 시일 걸릴 듯…국내제약사 부정적 인식 극복해야"
물론 긍정적인 반응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개원의들은 처방 변경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국내 제약사라는 인식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느냐는 것이다.
C가정의학과 김 모 원장은 "국내 최초의 고혈압신약이기는 하지만 의사들은 약을 바꿀때 조심스러워한다. 다른 곳에서 처방하는 것을 보고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한국 의사들은 국산신약과 외국계 오리지널을 바라볼 때 다른 시각을 갖는다. 국내제약사라는 인식의 한계가 있다는 소리"라며 "또한 가격이 싸다고 해도 환자들이 느끼는 본인부담금 차이는 크지 않다. 1천~2천원에 민감해 하지 않는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전 부사장은 "국산약이 외국약보다 임상 데이터 등 자료가 충분치 않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카나브가 출시되면 2만건의 PMS(시판후조사)를 준비하고 있다. 유효성·안전성 측면도 꾸준히 임상을 통해 증명해 내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국내 신약 역사상 최대 질환 시장에 도전하는 '카나브'가 의사들에게 어떤 선택을 받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