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열린 한방 보장성 강화 국회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맡았던 김진현 교수(서울대 간호학과)가 의료계의 뭇매를 맞고 있다.
김 교수가 한의사에게 의료기사의 지도권을 부여하고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
10일 의사협회 산하 의료일원화특별위원회(위원장 유용상) 관계자는 "김 교수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회원들이 상당히 격앙돼 있다"면서 "이에 대해 문제제기할 것인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진현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의사와 한의사 간에 경쟁촉진을 제안하며 그 방안으로 한의사도 환자를 진단할 때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 한의사에게도 의료기사 지도권을 허용해야 의사와 한의사가 상호 경쟁을 하고 이는 환자들의 진료 선택권을 넓혀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의료계는 "황당한 발언이다" "면허제도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등의 지적을 쏟아내고 있다.
일특위 관계자는 "김 교수의 발표는 의료법을 어기라고 조장하는 것 밖에 안 된다"면서 "이는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원칙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일선 개원의들도 김 교수의 발언에 발끈하고 있다.
A정형외과의원 박모 원장은 "의사와 한의사는 교육과정 뿐만 아니라 면허제도가 다른 데 진료에 대해 동일한 권한을 갖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난했다.
또 다른 개원의도 "말도 안 되는 주장이 나왔다"면서 "의료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고 했다.
반면, 한의계는 상반된 반응이다.
한의사협회 관계자는 "김진현 교수의 발언은 한의계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던 내용으로 적극 환영한다"면서 "조속히 시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모 개원 한의사는 "의사와 한의사의 대립으로 몰고 갈 게 아니라 이를 계기로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진료가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