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인 인식과 편견으로 환자들을 괴롭혔던 ‘정신분열병’이라는 병명이 ‘조현병’으로 바뀐다.
17일 의사협회에 따르면 최근 제 14차 의학용어실무위원회 심의 결과 정신분열병이라는 병명을 개정하기로 결정, 이를 의협 상임이사회에서 통과시켰다.
바뀌는 명칭은 조현병(調絃病)으로 '현악기의 줄을 고르다'라는 뜻으로 기존의 정신분열병의 부정적인 인식에서 벗어났다.
정신분열병은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으로 사회적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개정이유다.
대한정신분열병학회는 정신분열병을 대체할 만한 병명을 찾기 위해 각 직역(대한신경정신의학회, 대한정신분열병학회, 가족협회, 변호사, 사회복지협회, 임상심리학회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대한신경정신의학회원을 대상으로 투표를 시행하는 과정을 거쳤다.
한편, 정신분열병명의 개정은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이에 앞서 일본에선 1933년 처음으로 명칭변경 움직임이 시작돼 10여년간 노력 끝에 지난 2002년 정신분열병을 ‘통합실조증’으로 변경했다.
홍콩도 정신병을 ‘사각실조증’으로 변경해 사회적인 편견에 시달리는 환자들의 한숨을 덜어준 바 있다.
이에 대해 신경정신과 개원가는 적극 반기는 분위기다.
신경정신과개원의협의회 노만희 회장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일"이라면서 "정신분열병에 대해 국민들의 거부감이 강해서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들이 정신과를 내원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