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진료과간 불편한 동거를 끝내고, 그 어느 학회보다 화목한 학술단체로 거듭나도록 하겠다."
경희대병원 원장인 임영진(신경외과) 교수가 최근 대한방사선수술학회 제7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임영진(신경외과) 회장은 5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학회 운영이 1라운드였다면 이제부터 2라운드 서막이 올라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방사선수술학회를 창립할 당시부터 싹이 트기 시작한 신경외과와 방사선종양학과간 보이지 않는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을 도모하는데 역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이제부터 학회 운영의 내실을 기할 것"이라면서 "방사선종양학과, 신경외과, 의학물리학자들이 순번으로 회장을 맡도록 하고, 학회 운영진도 대폭 확대해 많은 인재들이 회무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임 회장은 "회원을 2배로 늘리고, 진료과간 불편한 동거가 아닌 화목한 학회를 만들 생각"이라면서 "학술대회도 봄, 가을 2회로 늘리고 학회지를 발간해 위상을 보다 더 높여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사실 국내 방사선수술은 이미 세계적인 반열에 올라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보다 앞서 세계감마나이프학회, 아시아감마나이프학회를 개최했고, 아시아 처음으로 감마나이프 수술을 시행한 것도 우리나라다.
방사선시술은 수술을 하지 않고 종양을 치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들이 비침습적 치료를 선호하고, 직장에 조기 복귀할 수 있는 등 장점이 있어 시술이 급증하는 추세다.
그러나 20여년 전만 해도 방사선수술에 대한 의학계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임 회장은 "초창기만 하더라도 신경외과 내부에서 엄청나게 공격을 받았다"면서 "하지만 방사선수술의 좋은 점보다 문제점, 합병증 등을 학회에 꾸준히 발표하고, 수술 이후 2차 보완적 치료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점차 불신을 해소해 나갈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임영진 회장은 감마나이프수술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스웨덴 카롤린스카병원에서 2년간 연수를 다녀오고, 2009년 감마나이프 수술 2천례를 돌파한 명의로 잘 알려져 있다.
임 회장은 "과거 방사선수술을 공격하던 사람들이 점점 장비를 들여오고, 시술법을 배워가고 있다"면서 "이제 다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임 회장이 방사선수술학회의 내실을 다지겠다고 하는 구상에는 환자들이 보다 더 건강보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자는 뜻도 담겨 있다.
그는 "방사선수술장비가 국내에 과잉공급된 것은 분명하지만 필수장비가 되다보니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면서 "다만 학회에서 꾸준히 연수교육을 받은 후 시술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특히 그는 "2004년부터 뇌병변에 대한 방사선수술의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지만 나머지는 그렇지 않아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면서 "보장성 강화라는 숙제를 풀기 위해서는 회원들이 단합해야 한다"고 환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