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리베이트요? 그거 불법 아닌가요?"
최근 잇따라 공중보건의사의 의약품 리베이트 사건이 터지고 있는 것과 관련, 올해 신규 공중보건의사들은 '리베이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지난 18일, 보건복지부 주최로 신규 공중보건의사 직무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서울교육문화회관을 직접 찾아가 봤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직무교육은 최근 리베이트 이슈를 반영한 듯 의약품 리베이트, 타 의료기관 진료에 대한 처벌 사례를 소개하고 공중보건의사의 법적인 책임을 알려주는 내용을 담았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 자리에 참석한 신규 공중보건의사들의 리베이트에 대한 인식은 지난해와 크게 달라져 있었다.
지난해 신규 공중보건의사들의 고민은 '자신이 원하는 지역에 배치될 것인가'에 그쳤다. 의약품 리베이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신규 공중보건의사들은 의약품 리베이트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각자 나름의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이날 교육장에서 만난 S대학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출신의 신규 공보의는 리베이트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이미 지난해 리베이트 쌍벌제가 국회를 통과하면서 의국 내에서 리베이트를 받지 말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면서 "공중보건의사로 근무하면서도 앞서 해왔던 것처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의과대학을 막 졸업했다는 신규 공중보건의사 김모 씨는 최근 잇단 리베이트 경찰 수사 소식에 위축돼 있었다.
그는 "앞으로 인턴, 레지던트 과정을 밟아야 하는데 괜히 리베이트 잘못 받았다가 시작도 하지 않은 의사 인생을 망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는 리베이트 혐의로 처벌을 받게 되면 복무기간이 연장되는 등 문제가 발생하는 게 싫어서라도 리베이트는 물론 제약사 직원과 밥도 함께 먹지 않을 생각이다.
또한 일반의 출신의 신규 공중보건의사 박모 씨는 "요즘에는 리베이트 받으면 진짜 큰일 난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그는 선배로부터 '누구는 리베이트 받다가 경찰에 입건됐다' '누구는 복무 기간이 끝나고도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등의 얘기를 전해 들었다며 최근 살벌한 분위기를 전했다.
대구지역 2년차 공중보건의사 이모 씨는 "지난해 4월 리베이트 쌍벌제 발표를 기점으로 리베이트에 대한 인식이 확실히 달라졌다"면서 "사실 발표 전까지만 해도 리베이트에 대한 경각심이 없었는데 최근에는 '리베이트=불법'이라고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여전히 리베이트 쌍벌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모 대학병원 전공의 출신인 신규 공중보건의사는 "인식이 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리베이트 쌍벌제에 대한 거부감 또한 남아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공중보건의사협의회 관계자는 "일부에서 왜 의사를 표적으로 삼느냐는 불만에 찬 목소리도 있지만, 그보다는 리베이트를 받아선 안 된다는 인식이 더 늘고 있다"면서 "이는 올해 신규 공중보건의사가 들어오면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