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3일간 보건의료노조가 전국 121개 지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산별교섭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에 들어가 투표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투표 결과 찬성이 높을 경우 병원 노사는 정식 산별 합의안 조인식을 갖고 2004년 산별교섭을 마무리 되지만, 반대가 높을 경우 산별합의안이 무효화돼 다시 노조는 다시 사측에 교섭을 요구해야 한다.
당초 보건의료노조는 대의원 찬반투표를 통해 산별합의안 수용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었으나 산별교섭 원년인데다가 조합원들의 힘으로 산별교섭이 성사된 만큼 조합원 총 투표를 실시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이에 보건의료노조 산하 각 지부들은 27일부터 산별교섭 잠정합의안과 지부교섭 합의안을 두고 지부 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반면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일부 중소병원 지부들은 산별교섭 합의안에 대해서만 투표를 진행키로 했다.
일단 산별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는 찬성 쪽이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산별교섭 원년의 의미뿐 아니라, 총파업과 지부교섭을 끝낸 지부가 많은 상황에서 산별합의안이 부결되면 원점부터 교섭을 시작해야 하는 만큼 우세 쪽 결과가 높게 나오리라는 것이다.
오히려 보건의료노조의 걱정은 찬성율이 어느 정도 나오느냐에 있다. 실질적인 첫 산별교섭을 진행한 보건의료노조가 과반수를 간신히 넘기는 결과가 나온다면 대내외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초 산별총파업 돌입 찬반투표에서 노조 조합원들은 투표율 88.9%, 찬성율 77% 로 높은 지지를 보인 바 있다. 노조는 산별교섭 원년을 맞아 압도적 지지율을 기대하고 있지만 그 같은 결과가 나올런지는 아직 미지수다.
산별합의안 10조2항를 두고 서울대병원 지부가 중심이 되어 반대 입장을 밝혔고, 대구·경북 9개 지부도 뒤늦게 10조2항은 폐기되어야 한다고 나서는 등 산별합의안을 두고 노-노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10조2항 조항은 올해에는 조용히 넘어갈지라도 내년 교섭에는 다시 논란거리로 등장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 산별합의안을 통해 얻은 실리가 비교적 조직력이 강한 대형병원 노조에게는 그리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라는 점도 그렇다.
이와 관련, 보건의료노조의 한 관계자는 “찬성 투표율이 산별총파업 돌입 찬성율인 77%까지는 미치지 못할 것 같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지난 3월달부터 이어온 병원노사의 산별교섭이 이번 찬반투표로 어떠한 방식으로 마무리되느냐에 모두들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