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진단검사의학 검사가 급증하고 있지만 의료기관들이 전문의 채용을 기피하고 있어 업무 과부하로 인한 검사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한림의대 강희정(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26일 대한진단검사의학회(이사장 민원기) 춘계학술대회에서 '전공의 정원 책정 방향'을 발표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전국 124개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 수는 2001년 239명에서 2002년 259명, 2003년 266명, 2004년 273명, 2005년 291명, 2006년 300명, 2007년 308명으로 증가율이 미미한 수준이었다.
다만 2008년 수련병원 지도전문의 수 기준이 N-2로 상향된 이후 2008년 320명, 2009년 335명, 2010년 351명으로 다소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의료기관 종별 분포를 보면 전문의 양극화가 심각하다.
진단검사의학 활동전문의를 보면 2007년 538명에서 2008년 545명, 2009년 582명, 2010년 596명으로 늘어나긴 했지만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 집중돼 있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2007년 154명에서 180명으로, 종합병원은 같은 기간 250명에서 277명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병원은 20명에서 19명으로 오히려 줄었고, 클리닉 역시 105명에서 108명으로 채용 정체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와 달리 진단검사의학 검체검사는 매년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심평원에 청구된 진단검사의학 검체검사 건수를 보면 2004년 4억 6680만건, 2005년 5억 2159만건, 2006년 5억 7479만건, 2007년 6억 3553만건, 2008년 6억 8921만건으로 매년 11~16% 증가했다.
문제는 검체검사가 늘어나면서 전문의의 검사 업무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취업 자리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진단검사의학과 전공의 충원율은 2003년 37%에서 2011년 82%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고, 배출된 전문의 수 역시 같은 기간 21명에서 46명으로 두배 이상 증가했다.
강 교수는 "현 체계에서 취업 자리는 제한적인데 비해 수련중인 전공의는 연평균 48명이어서 앞으로도 전공의 지원이 충분히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 심각한 우려가 제기된다"고 환기시켰다.
매년 배출되는 신규 전문의가 증가하고 있지만 의료기관들이 채용을 기피하면서 취업 자리가 부족하고, 이로 인해 전공의 지원 기피가 재연될 수 있다는 경고다.
강 교수는 "진단검사의학 업무는 현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의료기관의 전문의 임용이 매우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강 교수는 "이에 따른 업무량 과부하에 의해 발생하는 질적 저하는 즉각적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전문의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의료에서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의 필요성을 납득시킬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 개발과 함께 사회적인 요구 수준에 맞는 적정 전문의 수를 도출하도록 함께 중지를 모아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