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제약사들이 5월 샌드위치 연휴를 앞두고 영업사원들에게 개인 연차를 적극 활용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범정부적 리베이트 단속으로 사실상 영업활동이 마비된 마당에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일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판단이다.
한 국내제약사 영업사원은 28일 "회사에서 어린이날(5일)과 석가탄신일(10일) 사이에 연차를 자유롭게 쓰라고 지시해 총 6일을 쉬게 됐다"며 "아무래도 리베이트 조사로 영업활동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내린 지시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연차 사용이 하루로 제한된 타 부서와 달리 영업부는 이틀 모두 연차 사용이 가능하다는 방침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다국적제약사 영업사원도 연차 사용을 고려중이다.
이 영업사원은 "현재 리베이트 조사로 병원 방문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개점 휴업 상태라고 보면 된다. 상황도 좋지 않은데 개인 연차를 활용해 여행을 다녀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다국적사는 신약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잦은 병원 방문은 필요없다. 원내 코드에 잡히면 꾸준한 처방이 나오기 때문이다. 장기간 휴가를 다녀와도 티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의 전방위 리베이트 단속은 영업사원들의 병의원 방문 횟수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구로구 한 내과 원장은 "평일 오후 4~5시 쯤이면 영업사원 방문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거의 오지 않는다"고 했고, 같은 지역 정형외과 개원의도 "세상이 리베이트로 시끄럽다보니 영업사원들도 자취를 감춘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