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 명목의 규제강화에 개선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병원협회 성상철 회장은 13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52차 정기총회에서 “국민건강과 건보재정 안정화 명목하에 합의할 수 없는 의료정책은 협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성상철 회장은 “건보수가는 몇 년간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으며 의사와 간호사 등 전문인력 부족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어 병원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현 의료환경에 우려감을 표했다.
성 회장은 “정부 정책에 협조했던 병원들이 경영난으로 인해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면서 “정확한 근거와 객관적 연구결과를 토대로 한 정책에는 적극 협조하나 건보재정 안정화 명목 정책에는 협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성상철 회장은 “보건의료계가 장미빛 미래보다 걱정이 많은 게 현실”이라고 전하고 “정부가 추진 중인 해외환자 유치와 의료기관의 해외진출 역시 어렵지 않을까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성 회장은 “협회는 그동안 건강보험 살리기와 의약분업 개선 토론회를 마련해 의견 도출에 고민해왔다”면서 “이제 정부가 우리의 노력에 답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빈으로 참석한 미래희망연대 정하균 의원도 “의료기관에 많은 규제가 있다”면서 “전례가 없다는 식으로 정부는 새로운 일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규제 중심의 의료정책을 꼬집었다.
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은 의료기관 발전을 위한 재정확충을 주문했다.
경만호 회장은 “병원장들에게 일차의료 활성화를 한다고 병원에 마이너스를 추진하냐는 야단을 맞고 있다”면서 “모든 것은 재정문제이다. 의원과 병원에 대한 아래돌 빼서 윗돌막기식은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장관은 의료계의 협조를 당부했다.
손건익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장관 축사에서 “의료체계가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위한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제도를 개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제 역할을 못한 부분은 성찰한다”고 말했다.
손 실장은 이어 “정부는 기능 재정립과 보건의료미래위원회를 통해 의료자원의 효율성과 의료 질 서비스 향상, 의료제도 밑그림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의료정책 발전을 위한 의료계의 대승적 협조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