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병원 송명근(흉부외과) 교수가 의학계에서 제기하고 있는 카바수술(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성형술)의 안전성 문제를 비웃기라도 하듯 놀라운 수술 성적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술 성적은 과거 보건의료연구원이 수행한 후향적 연구 결과와 현격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어 국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건국대병원은 24일 송명근 교수가 2007년 10월 서울아산병원에서 건국대병원으로 옮긴 후 2011년 3월 말까지 3년 6개월 동안 총 586명의 환자에게 카바수술을 시행, 매우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우선 송 교수는 대동맥판막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 336명 중 수술 중 사망 또는 수술 후 조기사망(30일 이내)이 0%였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단순대동맥판막질환 140명, 대동맥판막과 승모판막질환이 2중으로 겹친 164명, 대동맥판막과 승모판막, 삼첨판막의 3중 판막질환 31명, 폐동맥판막질환까지 겹친 4개 판막질환 1명 등이 모두 포함된 것이다.
송 교수는 "인공판막을 이용한 외국의 대동맥판막 치환술의 수술사망률이 대개 2~5%에 이르고, 2중 판막 치환술은 수술사망률이 10% 내외로 알려져 있다"고 환기시켰다.
송 교수는 "이에 비해 카바수술은 판막질환이 여러 개가 겹친 중환자가 많고, 대부분이 고령자임을 감안할 때 수술 사망환자가 없다는 것은 획기적인 성적"이라고 평가했다.
협심증으로 불리는 관상동맥질환과 카바수술을 동시에 시술한 29명의 환자 중에서는 2명이 조기 사망(사망률 6.8%)했는데 이 역시 외국의 수술사망률 8~12%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게 송 교수의 설명이다.
또 송 교수는 "대동맥 근부질환으로 카바수술을 한 172명의 수술 사망률이 2.3%로 집계됐다"면서 "외국병원에서 보고한 10~15%에 비해 매우 우수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대동맥 근부질환 카바수술 환자는 대동맥 박리증 57명, 상행대동맥류 78명, 대동맥근부확장증 37명이 모두 포함된 것이다.
기타 질환으로 분류된 환자는 49명이었으며, 이 중 심내막염에 의한 대동맥판막질환이 20명, 선천성심장질환이 13명, 과거 판막치환수술을 받았던 환자가 16명이었고, 전체 수술사망률은 0%였다.
이에 따라 전체 카바수술을 받은 586명 중 수술사망자는 총 6명으로 집계됐다.
3년 6개월 추적사망률은 대동맥판막질환이 1.2%였고, 관상동맥질환과 대동맥판막질환이 0%, 대동맥 근부질환이 4%, 기타 질환이 2.2%로 집계됐다. 전체 환자의 추적사망률은 2.2%.
송 교수는 "이를 연간 추적사망률로 계산하면 0.7%로, 기계판막의 2.5~4%에 비해 월등히 좋은 결과"라면서 "대동맥박리증을 포함한 대동맥근부질환에서도 같은 결과가 도출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대동맥판막질환 재수술은 연간 1.1%로, 기존 조직판막의 2.4%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교수는 이 같은 수술 성적을 26일 태국 푸켓에서 열리는 21차 아시아흉부외과학회 초청 강연, 6월 12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21차 세계심혈관학회, 6월 2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제6차 세계판막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후향적 평가 결과는 송 교수의 발표와 크게 다르다.
보건의료연구원의 카바수술 후향적 연구는 송 교수가 2007년 3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서울아산병원과 건국대병원에서 시술한 397명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후향적 연구결과에 따르면 카바수술을 받은 397명 중 15명(3.8%)이 사망했고, 수술과의 인과성이 있다고 평가된 사망사례가 14건이었다.
카바수술 전체 환자군에서 인과성 평가를 받은 심각한 유해사례는 202명에서 346건 발생했고, 수술 적응증에 미치지 못하는 이른바 수술 부적합군도 52명에 달했다.
여기에다 보건의료연구원은 전체 397명에 대한 수술 적응증 평가에서 부적합군으로 판정한 52명 외에 218명(54.9%)에 대해서는 판단 유보 결정을 내렸다.
보건의료연구원의 후향적 연구를 재검증한 심평원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 산하 전문가 자문단도 올해 1월 "카바 수술이 기존에 검증된 대동맥판막치환술에 비해 안전성·유효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못 박았다.
특히 카바수술 전문가 자문단이 정한 적응증 기준에 비추어 봤을 때 수술 부적합 환자가 397명 중 39명, 카바수술 후 심내막염 발생 환자가 16명(1년 3.99%), 재수술 환자가 20명(1년 4.31%), 수술 후 잔존 질환이 있는 환자가 49명(12.3%) 이었다.
송 교수의 카바수술 성적이 2009년 12월 이후 획기적으로 발전된 것 역시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송 교수는 지난해 9월 2007년 10월부터 2009년 11월 30일까지 수술한 372명의 카바수술 성적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수술 사망자가 모두 6명. 따라서 2009년 12월 1일부터 2011년 3월까지 수술한 214명 중에는 사망자가 전무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재수술률도 2007년 10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2.68%였지만 이 기간을 포함한 3년 6개월간 평균은 2.22%로 낮아졌다.
이 처럼 송 교수의 카바수술 성적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 중립적인 연구가 시급하지만 복지부는 4월부터 시행하기로 한 전향적 연구를 계속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송명근 교수는 "카바수술은 기존의 판막치환술과는 달리 평생 항응고제의 복용이나 주기적인 재수술이 필요 없다는 장점 외에도 수술의 안전성이 증명된 만큼 앞으로도 겸허하고 신중하게 수술에 임해 의구심과 걱정을 덜도록 노력하겠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