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을 이용하는 고혈압, 감기 등 경증환자가 복지부 발표와 달리 극히 일부에 불과해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위해 약제비 본인부담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타당한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보건복지부와 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약제비 인상 대상인 51개 의원역점질환 중 '본태성 고혈압'과 '감기'(급성 비인두염) 상병의 지난 한해 상급종합병원 청구 점유율이 2.58%와 0.8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오는 9월부터 의원역점질환 51개의 약제비 본인부담률을 현행 30%(의원급)에서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 각각 40%, 50% 인상해 대형병원 경증 외래환자 집중화를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경증환자의 대명사인 '감기'의 경우, 총 877만 1303건 중 의원급은 789만 235건(89.96%), 병원(이하 요양병원 포함) 53만6743건(6.12%), 종합병원 27만 2462건(3.11%), 상급종합병원 7만 1863건(0.82%) 등의 청구 수를 보였다.
포괄적 감기증상에 속하는 '상세불명의 급성기관지염'(총 3793만 750건)도 의원급은 3410만 2460건(89.91%)인 반면 병원 225만 8030건(5.95%), 종합병원 144만 5445건(3.81%), 상급종합병원 12만 4762건(0.33%)에 머물렀다.
이들 질환의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의 점유율을 합쳐도 '감기'는 4.36%(34만 4345건), '상세불명의 급성기관지염'은 4.14%(157만 0207건)에 그쳤다.
고혈압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본태성 고혈압'(총 3312만 6792건) 중 의원급 2816만 3040건(85.02%), 병원 205만 8561건(6.21%), 종합병원 205만 1221건(6.19%), 상급종합병원 85만 3970건(2.58%) 등으로 의원과 대형병원간 큰 격차를 보였다.
이와 달리 제2형 당뇨의 경우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 점유율이 20%를 상회했다.
합병증을 동반한 9개 '인슐린-비의존 당뇨' 상병(혼수 및 신증 동반 제외)은 총 1222만 4607건 중 의원급 872만 6186건(71.38%), 병원 85만 2567건(6.97%)을 보였다.
이어 종합병원 172만 2493건(14.09%)과 상급종합병원 92만 3321건(7.55%) 등으로 분석됐다.
중소병원 모 원장은 “의원급 상당수가 청구를 대행한다는 점에서 자료의 신뢰성에 의문이 간다”면서 “합병증을 포함한 상병까지 경증질환으로 규정하면 환자에게 문제 발생시 누가 책임지느냐”고 꼬집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원역점질환의 상병별 상급종합병원 점유율은 낮지만 이 수를 합치면 많다”고 전하고 “합병증과 복합상병 등 제외 여부는 아직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