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업계가 연초 세운 실적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최근 정부의 리베이트 처벌이 본격화되면서 '약가인하'라는 변수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국내 A사 관계자는 최근 회사의 올해 매출 목표액을 종전보다 낮췄다고 말했다. 최근 리베이트 행위가 적발돼 일부 품목이 약가인하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그는 "당초 올 매출액은 전년보다 6% 가량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지만, 최근 내부 회의를 통해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귀띔했다.
이어 "약가인하는 일회성인 리베이트 과징금과는 차원이 다르다. 후유증이 오래간다. 심지어는 기업의 존폐를 운운할 정도로 심각하다. 목표치를 낮춘 이유"라고 설명했다.
국내 B사도 최근 실적을 하향 조정했다.
A사와 달리 리베이트에 적발되지 않았지만 ▲모든 기업이 과거 리베이트 행위에서 자유롭지 않은 탓에 언제든지 약가인하라는 부담이 존재하고 ▲무리한 목표 설정은 직원들의 부담을 가중시켜 리베이트 유혹에 빠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일부 회사는 쌍벌제 이후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직원들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다고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오히려 리베이트 유혹에 빠지는 등 부작용이 양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목표 실적을 하향 조정했다. 실적이 부진해도 리베이트로 인한 약가인하보다는 100배 낫다. 지금은 조용히 영업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