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약 슈퍼 판매의 전략적 대안이었던 심야응급약국이 결국 문을 닫는다.
특히 약사회는 일반약 슈퍼 판매를 막기 위해서는 당번약국을 제대로 운영해야 한다며 회원들의 협조를 당부하고 나섰다.
약사회는 9일 대한약사회 4층 동아홀에서 제3차 이사회를 열고 이달까지만 심야응급약국을 운영하기로 의결했다.
눈길을 끈 대목은 약사회 집행부가 나서 심야응급약국 폐지를 촉구했다는 점이다. 그만큼 일반약 슈퍼 판매를 막기 위해 심야응급약국을 운영했지만 '계륵'으로 전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약사회 김구 회장은 안건 의결에 앞서 "당번약국 시행을 앞두고 있는 마당에 심야응급약국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면서 폐지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아줄 것을 촉구했다.
이날 다수 이사들은 당번약국이 정착될 때까지 심야응급약국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집행부는 제도 폐지를 주문하고 나섰다.
50여 곳의 심야응급약국에 매달 1백만원의 운영 지원금이 나가고 있는데다 회원들의 지원금 납부율도 저조한 상황에서 재정 부담을 떠안으면서까지 지속할 이유가 없다는 계산이다.
김준수 이사는 "6개월 동안 심야응급약국을 운영했는데 전체 회원의 40% 밖에 지원금을 내지 않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당번약국이 정착될 때까지 유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환기시켰다.
심야응급약국이 일반약 슈퍼 판매의 '든든한 방패막이'에서 약사회 재정을 갉아먹는 부담스러운 존재로 전락한 것이다.
약사회는 5부제 당번약국의 시행에 대해서도 절박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구본호 이사는 "5부제는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면서 "정치권, 국민, 시민단체들도 흠 잡을 수 없도록 해야만 마지막 기회를 살릴 수 있다"고 전 회원이 성실히 동참해 줄 것을 촉구했다.
김준수 이사도 "5부제 시행에 대해 지부장과 집행부의 고심이 있었다"면서 "대국민 여론을 우리 쪽으로 돌리기 위해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회원들을 독려했다.
한편 당번약국은 빠르면 15일, 늦어도 20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