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일반약의 약국외 판매가 유력해지면서 증권사 등이 앞다퉈 수혜 제약사를 거론하고 나섰지만, 정작 해당 기업은 부담스러워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바로 약사들의 심기를 건드릴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약사회가 강력하게 반대하는 일반약 슈퍼 판매가 실제로 이뤄질 경우, 자칫 그 불똥이 튈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증권가에 따르면, 외용제 및 드링크류의 슈퍼 판매가 허용되면 박카스(동아제약), 까스활명수(동화약품), 인사돌(동국제약), 케토톱(태평양제약), 쌍화탕(광동제약) 등의 대표 일반약을 보유한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이중 연간 1283억원의 매출을 자랑하는 국내 최대 드링크 박카스를 보유하고, 계열사 동아오츠카(음료회사)를 통해 전국적인 음료 유통망을 이미 확보하고 있는 동아제약은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하나대투증권 조윤정 애널리스트는 "제도 시행이 확정되면 일반의약품 비중 높은 업체들의 유통경로 확대에 따른 매출증가 효과가 예상돼 긍정적 이슈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해당 제약사들은 이 같은 수혜 기대감보다는 부담이 많다. 약사들의 눈치를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A제약사 관계자는 "자사 일반약의 슈퍼 판매가 가능해져도 괜히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면 (약사들에게) 찍힐 수도 있다. 현재 일반약은 1만 7000여 품목으로 약국에서만 팔아야 하는 약이 절대적으로 많다"고 우려했다.
B제약사 관계자는 "정부와 정치권도 약사회의 압력을 부담스러워한다. 제약사가 눈치보는 것은 당연하다. 의사, 약사 그리고 정부까지 가세한 다툼에 제약사가 거론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얘기"라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