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기업 영업팀 막내인 A씨. 그는 오늘밤 부서 회식을 위해 약국을 들렀다. 술자리 필수품이었던 숙취해소제 대신 비아그라(발기부전약)를 사기 위해서다. 최근 이 약이 일반약으로 전환되면서 나타난 풍경. 더 이상 의사 처방 필요없기 때문이다.
최근 약사회가 주장하고 있는 일부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이 현실화될 경우를 가정한 사례다.
약사회가 사후피임약, 비만약 등 일부 전문약을 일반약으로 전환하라고 촉구하고 나서자 이를 희화화한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A제약사 관계자는 21일 "벌써부터 비아그라가 일반약으로 풀리면, 술 자리 필수품은 숙취해소제가 아닌 비아그라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 하물며 접대 자리에서는 오죽하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일반약은 약국 몇 곳만 돌면 원하는 만큼 구입할 수 있다. 큰 어려움 없이 많은 약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오남용을 부추길 수 있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B제약사 임원은 최근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 관련 기사에 달린 충격적인 댓글을 봤다.
이 임원은 "사후피임약이 약국에서 판매될 수 있다는 기사에 댓글이 달렸는데, 내용이 충격적이었다. 고등학생으로 밝힌 네티즌이 성관계 후 피임약을 사먹으면 되니까 앞으로 피임 안해도 되겠다는 내용이었다"고 허탈해했다.
그는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오남용 우려가 많은 전문약이 일반약으로 풀릴 경우 우려스러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고 걱정했다.
한 네티즌도 비만약이 의사 처방없이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게 되면 걱정이 앞선다는 의견을 남겼다.
그는 "최근 친구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만약의 일반약 전환 얘기가 나왔는데, 약국에서 살 수 있게 되면 힘들게 운동하지 말고 약으로 살 빼자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고 적었다.
한편, 약사회는 최근 응급피임약, 비만치료제, 인공누액, 변비약, 위산과다 제제 등을 포함한 20개 성분(479품목)을 일반약 전환 대상으로 선정, 복지부에 제출한 상태다.
단, 애초 주장했던 '비아그라'는 조금 더 검토해본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