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상위제약사들의 상반기 실적이 크게 악화될 전망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약가인하 기전과 지나친 리베이트 감시 등이 산업의 성장동력을 가로막은 형국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증권사 자료를 토대로 국내 상위 8개사의 올 상반기 실적을 추정해봤다. 해당사는 동아, 대웅, 유한, 녹십자, 한미, 종근당, 중외, LG 등이다.
매출액 부문은 동아, 대웅, 유한, 종근당, LG 등 5개사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늘었다.
겉으로 보면 8개사 중 5개 기업의 매출액이 늘어 선방한 것처럼 보이지만, 속은 그렇지 않다. 5개사 모두 소폭 증가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나마 종근당이 4.8%로 가장 높은 매출액 성장률을 보였다.
신종플루 기저 효과가 끝난 녹십자는 전년 같은 기간과 견줘 -25.2%, 최근 침체의 늪에 빠진 한미와 중외는 각각 15.1%, 4.8% 매출이 빠졌다.
영업이익 부문도 흐름은 비슷했다.
종근당만이 의미있는 성장세를 보였다. 작년 279억원에서 올해 364억원으로 30.5% 증가했다. 한미도 49억원에서 74억원으로 늘어 51% 성장률을 보였지만, 워낙 작년 영업이익이 적었다.
동아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6.9% 영업이익이 늘어 제약산업 부동의 1위 기업의 체면을 지켰다.
반면 나머지 5개사는 모두 큰 폭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LG(-75.5%), 녹십자(-64.1%), 중외(-36.4%), 유한(-22.9%), 대웅(-17.5%) 등이 모두 저조했다.
이렇다보니, 이들 8개사의 영업이익률도 크게 떨어졌다. 작년 상반기 이들은 13.5%의 영업이익률을 보였는데, 올해는 10.1%로 감소했다. 작년에는 1000원 어치 팔아 135원을 남겼지만 올해는 101원에 그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15년 이상 근무했지만, 너무 상황이 안 좋다. 한쪽에서는 약값을 깍지 못해 안달이고, 또 다른 쪽에서는 지나친 리베이트 감시로 정상적인 영업활동마저 차단하고 있다. 갈수록 태산"이라고 답답해 했다.
다른 관계자는 "상위 제약사들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당장의 매출 향상보다는 R&D 투자 등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올 상반기 실적이 저조한 이유"라고 바라봤다.
한편, 제약업계는 최근 정부의 추가적인 약가 인하 움직임에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제약협회의 호소문 발송과 동의 서명 운동이 그것인데, 현재 100여 개사에서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제약사들의 연대 서명을 첨부, 향후 보건복지부·국회·청와대 등에 전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