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긍정’ 연세에스병원을 이끌고 있는 심영기 원장의 경영방침이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60병상 규모의 연세에스병원의 시작은 청담동 '심영기 성형외과의원'이다.
작은 의원에서 시작해 중국에 지점을 내고, 국내에 종합병원을 개원하기 까지 오는 여정에서 매번 찾아왔던 '배신'을 이겨내야 했다.
심 원장은 "사람과 사람 사이 배반과 거짓말은 가장 견딜 수 없는 것 중 하나"라며 "새로운 일을 하려고 할 때마다 엄청난 금전적인 손해를 먼저 입고 시작해야 했다"고 밝혔다.
의원, 중국 병원, 종합병원을 개원하면서 손해를 본 액수만 해도 10억원이 훌쩍 넘는다.
그는 "새로운 병원들을 개원하면서 사기라는 것을 당하는 원인은 마음 속 욕심 때문"이라며 "새로운 분야를 시작하기 위해 필요한 수업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 원장은 안정된 직장이었던 국립의료원을 그만두고 '돈을 벌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개원을 결심했다. 90년대 초만해도 당시 성형외과의 메카는 명동이었다.
들어갈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의원들이 차 있는 명동에 심 원장 역시 개원을 하려고 적절한 자리를 물색해 권리금까지 치렀다.
그러나 건물은 불법건축물이었고, 개원을 못하게 됐다.
결국 1993년, 당시에는 허허벌판에 가까웠던 청담동에 집에서 가깝다는 이유하나만으로 성형외과의원을 개원했다.
미용성형뿐만이 아닌 독일식 ‘하지정맥류’ 치료법을 시작했다. 성형외과의사로서는 생소한 분야였고, 동양에서는 최초로 시행되는 치료법이었기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중국 시장 진출 비결은 '투자자 마인드'
7년 뒤 심영기 성형외과의원은 국내가 아닌 중국에서 2호점을 내게 된다. 2000년 중국 대련에 하지정맥류 전문병원인 '대련SK병원'을 개원한 것.
1996년부터 직원을 파견해 중국 의료시장을 조사하고, 98년에는 심 원장이 직접 중국으로 건너가 개원을 준비했다.
심 원장은 이 과정에서도 컨설팅 역할을 자처한 브로커에게 수천만원의 사기를 당했다. 그 결과 병원 개원이 반년 더 늦어졌다.
2년 7개월여만인 2000년 10월, 중국 제403인민해방군 병원과 합작, 100평 규모의 이 병원 1층을 임대했다.
개원 6개월만에 흑자를 냈다.
2006년에는 북경에 중국 내 2호점인 ‘북경SK병원’을 개원했다. 상해에 3호점 개원을 앞두고 있다.
각 지점에는 전문의가 2명씩 있으며 하루에 5~6건의 수술을 하고 있다. 심 원장은 한달에 한두번 정도 중국을 방문하고 있다.
중국에서 연세에스병원의 성공은 비슷한 시기 우리나라 대기업이 야심차게 시작했던 병원이 결국 사업을 접었던 것과는 대조되는 결과였다.
심 원장은 그 비결에 대해 ▲중국을 사랑하는 마음 ▲중국의 법령과 제도 이해 ▲중국어 공부 등 세 가지를 꼽았다.
특히 의사이기보다는 오히려 과감한 투자자, 오너(owner)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 원장은 “많은 의사들이 중국에 진출한다고 하면 본인이 직접 가서 수술하고 진료를 하는 것이 좋지만 중국인들을 파트너로 생각하고 자신은 자문의사의 역할만하고 투자자의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환기시켰다.
심 원장은 한 달에 한두번 정도 중국을 방문해 직원 교육 및 수술 등을 하며 중국 직원의 대소사 챙기기 등 직원들과 가족과 같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의료봉사 다녀온 의사의 보금자리 될 것”
중국에서의 성공과 함께 2008년 우리나라에서는 심영기 성형외과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으로 옮겨 ‘연세SK병원’으로 진화했다. 진료과목 및 직원수, 병상수를 늘려 종합병원의 면모를 갖췄다.
이 과정에서도 수업료를 톡톡히 내야만 했다. 이번에는 병원 임원이었던 사람이 수억원을 가로챈 것.
병원 이름에 들어가는 ‘SK’가 대기업의 이름과 같다는 이유로 SK 측에서 이름 변경을 요구해 올해 4월에는 ‘연세에스병원’으로 이름도 바꿨다.
2008년 개원 당시 3만 9000명이었던 환자수가 2010년 11월현재 5만 7000명으로 늘었다.
연세에스병원 설립의 궁극적인 목표는 '의료봉사를 다녀온 의사들의 뿌리가 될 수 있는 병원'이다.
의료봉사를 갈 때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 자녀 교육문제와 다시 고국으로 돌아왔을 때 일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것이다. 의학은 계속 발전하기 때문에 봉사활동 후 복귀해도 의학적으로는 실력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
심 원장은 가까운 미래에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 중 90%는 의료봉사를 보낼 계획이다.
그리고 그들이 다시 돌아왔을 때 학문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는 보금자리로 만들겠다는 것이 심 원장의 최종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