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치과의사협회와 대형 치과 네트워크의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의과 네트워크들은 혹여 전체 네트워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닐까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정도를 걷고 있는 네트워크 병의원까지 부정적 이미지로 비춰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와 함께 진료비 할인에 나선 네트워크들은 "남의 일이 아니다"라며 대책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현재 덤핑 진료를 막으려는 치과의사협회와 정당한 진료를 해왔다고 맞서는 해당 치과 네트워크 간에 갈등은 이미 법적 분쟁으로 번진 상황.
이를 지켜본 의료계는 치과계의 논란을 타산지석 삼아 리스크 관리를 시작해야한다며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대한네트워크병의원협회는 10월 중순 네트워크의 리스크 관리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마련해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네트워크 병의원이라는 구조가 새로운 것이다 보니 법률적인 정의는 어떠해야 하는지, 어떤 형태가 올바른지, 의료소비자에게 어떤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한동안 비공식적인 워크숍만 정기적으로 열었던 네트워크병의원협회가 간만에 공식적인 심포지엄을 마련한 것은 그만큼 최근 치과계 갈등을 바라보는 네트워크의원들의 불안감을 상당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의과 네트워크병의원들도 이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
비만클리닉 365MC 네트워크 김영삼 본부장은 "최근 치과네트워크에 대한 논란 이후 네트워크를 영리병원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면서 "자칫 정상적인 네트워크병의원들이 피해를 보는 게 아닌지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365MC비만클리닉은 이 같은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모든 비급여 시술에 대해 정가제를 도입, 가격표를 진료실에 붙여두고 그대로 받고 있다.
드림성형외과는 얼마 전부터 전국 4개의 지점을 정리하고, 중앙 지점에 집중하기로 했다. 성형외과 진료 특성상 네트워크 병의원으로 의료의 질을 담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드림성형외과 김재홍 본부장은 "일부 안과에서 저렴한 가격에 라식수술이 가능하다는 광고를 하지만 막상 찾아가면 상담과정에서 수술비가 올라가는 경우가 많아 장기적인 효과를 노릴 수 없다"고 했다.
또한 너무 값싼 진료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40만~50만원에 하는 쌍꺼풀 수술은 의료진과 간호직원들의 인건비도 나오지 않는데 병원을 유지하려면 다른 곳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안과의사회는 모 안과 네트워크의 환자 유인행위와 관련해 불법 사례가 적발되는 즉시 무조건 검찰에 고소한다는 것을 방침으로 세웠다.
안과의사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상술을 부리며 진료비를 낮추는 의료기관은 동료로 생각하지 말자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불안한 네트워크병의원들은 법적으로 운영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고 있다.
법무법인 세승 현두륜 대표변호사는 "최근 불법 치과 네트워크가 이슈가 되면서 네트워크 운영에 대한 법률자문을 구하는 사례가 늘었다"면서 "의료계 네트워크 병의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트워크병의원협회 안건영 사무총장(고운세상피부과네트웍스 대표원장)은 "치과계 논란이 방송을 통해 확산됨에 따라 다른 네트워크 병의원까지 도매급으로 넘어가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했다.
그는 이어 "사법적인 결정은 법원이, 의료시장은 소비자의 선택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이와 유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적, 경영적인 면에서 네트워크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