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수술에 대한 유용성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로봇수술 적용 범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처음으로 제시됐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로봇수술 범위를 규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외과, 비뇨기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등 적응질환을 25일 발표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작년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5개월간의 로봇수술 데이터와 관련 국내외 논문 등을 근거로 로봇수술 가이드라인을 정리했다. 8개 진료과, 43개 수술, 58개 적응증에 대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위암은 로봇수술을 배우는 의사의 수술 수준이 안정단계에 들어서는 기간이 6~18건으로, 복강경 수술 약 50건 보다 절반 이하로 짧았다.
수술 후 5일 이내 퇴원하는 비율도 로봇수술이 61%로 복강경 수술 48.8% 보다 더 높았다.
출혈량 역시 로봇수술이 복강경 수술 및 일반 개복 수술보다 38~67% 가량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갑상선암 및 측경부 림프절 전이'는 집도의에 따라 수술예후 차이가 있었다.
따라서 이 수술은 고난도 술기로 분류돼 자격신임위원회를 통해 관련 술기능력 등을 인정받은 의사에게만 제한적으로 수술을 허용해야 한다는 게 세브란스병원의 설명이다.
박용원 세브란스병원장은 "현재 로봇수술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이 없어 의료진과 환자가 혼란을 겪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로봇수술 관련 데이터를 가지고 있고, 이 분야에서 세계 톱 클래스로 손꼽히는 세브란스병원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 가이드라인은 아직 세브란스병원 차원에서만 제시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외부 전문가 검증 등을 통해 계속 수정 보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은 앞으로 국내외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상호검증(Peer review)을 진행하고 로봇수술 관련 재수술율, 재입원율 및 사망률 등의 임상질지표(Clinical Quality Indicator)도 개발할 계획이다.
한편, 세브란스병원은 25~27일 병원 6층 은명대강당과 세미나실 등에서 로봇 수술을 3D 입체영상으로 중계하는 '연세 세브란스 다빈치 라이브 2011'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