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학회가 대장항문 세부전문의제도 시행을 계속 보류하자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대한대장항문학회 오승택 이사장은 1일 "1997년부터 학회 차원에서 인정의 자격을 주면서 2년에 한번씩 시험을 치게 하는 등 세부전문의로서 갖춰야 할 모든 준비를 해 둔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대한의학회는 시기상조라는 입장만 내세우고 있다"며 "외상외과는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니까 빨리 인정해주는 등 정치적인 판단도 들어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의학이 점점 복잡해지기 때문에 의사도 모든 의료행위를 다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모 대장항문 전문병원 원장도 "미국, 일본,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외과를 마친 후 2~3년간 대장항문외과 수련을 받으면 세부전문의 자격을 인정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만 아직까지 먼나라 이야기"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대장항문분야에 세부전문의제가 꼭 필요하냐는 반론도 있다.
한 대학병원 외과 교수는 "시니어 선생님들 중 몇몇 분은 세부전문의가 왜 필요하냐고 되묻기도 한다"며 "의료계 내에서도 세부전문의가 필요한 것인가에 대해 확실히 정립된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의학회는 2001년 12월 '세부전문의 제도인증 규정'과 '세부전문의 제도인증위원회 규정'을 제정했다.
세부전문의 제도를 시행하려면 각 회원학회는 의학회에 신청해 제도인증을 받은 다음 시행해야 한다.
의학회는 대한내과학회 9개 분과, 대한소아과학회 9개 분과, 대한수부외과학회, 대한중환자의학회, 대한외상학회 등 총 21개 세부전문과목에 대한 세부전문의 제도인증을 승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