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선택의원제 시행 파장
보건복지부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선택의원제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개원을 앞둔 젊은 의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그렇지 않아도 개원시장이 과열되면서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선택의원제까지 도입되면 신규 개원의들은 설 자리를 더 잃는 게 아니냐는 게 젊은 의사들의 우려다.
8일 복지부는 만성질환자들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환자 본인부담금 부담을 줄여주는 등 혜택을 주기로 했다.
그렇게 되면 환자가 선택한 의료기관은 인센티브 등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의료기관은 환자 감소는 물론 수익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그나마 이미 지역에서 입지를 굳힌 개원의는 단골 환자를 확보하고 있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신규 개원의나 앞으로 개원하는 의사들은 사실상 자리를 잡기까지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은 선택의원제 시행 논의 과정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복지부는 이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았다.
실제로 개원 2년차 김모 원장은 "개원을 준비하고 있는 동료 의사 중에는 개원을 포기하고 봉직의를 선택할 정도로 선택의원제는 젊은 의사들에게 위협적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비인후과 개원의는 "선택의원제는 신규 개원의들에게 넘기 힘든 장벽"이라면서 "결과적으로 의료시장을 정체하게 만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기동훈 회장은 "만성질환자들은 한번 정한 의료기관은 바꾸지 않는 성향이 짙기 때문에 선택의원제는 앞으로 개원하는 의사가 불리한 것은 자명한 일"이라면서 "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회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선택의원제는 주치의제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면서 "의사들의 충분한 논의 없이 추진되는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