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는 내시경 점막하 박리절제술(ESD) 수가가 낮게 책정된 것은 근본적으로 저수가가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은 9일 대회원 서신문을 통해 ESD 적응증 및 가격 책정 관련한 논란에 대해 이 같이 해명하고 나섰다.
의사협회에 따르면 의협 상대가치연구단은 ESD와 관련한 의사 업무량을 내시경적 상부소화관 종양수술의 경우 3385.8점, 결장결하 종양수술은 6076.8점으로 책정해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에 보고했다.
하지만 심평원이 외과적 수술에 비춰 ESD의 의사 업무량 상대가치점수가 높다는 의견을 제시하자 의협은 다시 2257.2점과 4051.2점을 수정의견으로 제출한 것.
그러나 의료계에서 의협이 제출한 상대가치점수가 너무 낮았으며, 업무량을 재산출한 것에 대해서도 복지부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라는 시선이 있었다.
이에 대해 의협은 "이러한 상대가치점수를 결정하는 과정은 전적으로 의료계 내부의 일"이라고 환기시키면서 낮은 점수가 나올 수밖에 없는 배경을 설명했다.
경 회장은 "ESD의 상대가치를 어느 지점에 위치시켜야 할 것인가 하는 게 쟁점이었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그는 "최소한 4인의 의료인력을 투입해야 하는 외과수술보다 위에 위치시킨다면 외과학회가 반반할 것이고 너무 낮게 위치시키면 내과학회가 반발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건의 경우 내과학회와 외과학회의 합의가 중요했으며, 결국 합의가 이뤄져 위와 같은 의견을 회신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ESD의 상대가치점수가 낮게 책정돼 병원들이 시술을 포기할 수밖에 없을 정도가 된 것은 의사의 행위에 대한 수가(가격)가 전체적으로 지나치게 낮기 때문이라고 경 회장은 설명했다.
의협은 ESD의 적응증을 2cm 이하의 조기 위암으로 한정한 것에 대해서도 입장을 분명히 했다.
2008년 비급여 고시 당시 건정심은 2년간 ESD 시술의 적응증별 유효성에 대한 추적 결과에 따라 급여 여부를 재조정키로 했다.
그런데 학회에서 추적결과를 제시하지 못함에 따라 이같이 한정됐다는 것이다.
경 회장은 "이번 사태는 우리나라 의료수급의 구조적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난 사건"이라고 밝혔다.
경 회장은 "의료계가 집중해야할 일은 진실공방이 아니라 불합리한 건강보험제도와 의료수급구조의 문제를 어떻게 알리고 인식시키느냐 하는 것"이라고 소모적 논란은 지양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