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2012년도 수가협상 시작
내년도 병·의원 등 요양기관의 환산지수(상대가치점수 당 단가)를 결정할 수가협상이 오는 30일부터 본격 시작된다.
올해는 건강보험 재정 위기설, 공단 이사장 공석, 내년 의사협회 회장 선거 등 각 단체가 처한 상황, 2011년도 수가협상 부대 결의 사항 이행 여부 등 변수가 적지 않아 어느 해보다 어려운 협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가협상팀 구성 완료…30일 상견례
수가협상을 위한 준비는 사실상 마무리됐다.
건강보험공단,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등은 2012년도 수가계약을 위한 수가협상팀 구성을 최근 완료했다.
의사협회는 양훈식 보험부회장, 연준흠 보험이사, 송후빈 충청남도의사회장, 이원표 대한내과개원의협의회장으로 수가협상팀을 꾸렸다.
병원협회는 이상석 상근부회장을 단장으로, 박상근 부회장과 정영호 보험위원장, 소의영 기획이사가 참여한다.
병협은 수가협상단과 함께 대외활동을 위한 대책위원회와 워킹그룹 형태의 소위원회를 구성, 수가협상단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겼다
앞서 공단은 박병태 급여상임이사, 전종갑 보험급여실장, 조용기 재정관리실장, 한만호 수가급여부장이 수가협상팀의 일원으로 확정했다.
수가협상은 내달 30일 보건의료단체장과 공단 이사장간의 상견례를 시작으로, 법정 계약 만료 시한인 내달 17일까지 약 보름간 진행한다.
의·병협 "올해는 반드시 적정 수가 인상"
이번 협상을 두고 공급자단체들의 의지는 비상하다. 의·병협 등은 협상을 통해 수가 인상의 당위성을 알리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의사협회는 올해 협상에서는 반드시 일차의료의 위기 상황 및 활성화의 필요성이 수가 인상으로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협 관계자는 "어느때보다 의원급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이 같은 현실이 이번 수가에 반영될 수 있도록 협상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병협 역시 물가 및 임금 인상률에 따른 수가인상 요인과 병원계가 의료산업에 미치는 영향, 병원 산업의 고용창출 기여도 등을 분석한 자료를 만들어 수가 인상의 당위성을 강조할 방침이다.
병협 이상석 상근부회장은 "환산지수 연구용역 결과가 이달 말 나오면 물가인상, 인건비 증가 등을 고려해 요구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병협은 특히 올해 공단이 수가 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협상을 전면 거부하겠다는 방침도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재정 상황 등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수가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단은 지난해 수가협상에서 공급자단체가 합의한 회계 투명화(의협), 경영정보 제공(병협), 공동연구 이행(약사회. 치과) 등의 부대조건 이행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작년 수가협상의 부대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올해 수가협상에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면서 "이 경우 수가 인하 패널티를 부과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고 주장했다.
수가협상 변수 너무 많아…타결 전망 '먹구름'
올해 수가협상은 어느 해보다 변수가 많아 협상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먼저 건강보험 재정 상황이다. 내년도 선거 등을 의식해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 건강보험 재정 확보 노력을 벌이는 상황에서 의약계에 적정 수가를 담보해 줄지 미지수다.
반면 의·병협은 올해말 적자 전환이라는 당초 전망과는 달리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약가 인하 등 재정 절감 정책에 따른 흑자분을 수가 정상화에 투입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각 단체가 처한 상황도 수가협상의 변수다.
공단은 정형근 이사장의 퇴임으로 이사장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수가협상을 이끌 수장이 사라졌다. 결국 복지부나 기획재정부 등 외부 변수의 역할이 한층 커졌다.
의사협회는 내년도 의사협회 회장 선거가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각 후보군이 선명성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일정 수준의 수가 인상률을 제시한다고 해도 이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약사회의 경우 의약품 관리료 인하, 일반약 슈퍼판매 허용에 따른 손실분을 수가인상으로 메우기 위해 협상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의원급 외래처방 인센티브제 폐지, 총액계약제 도입 등 의협에 대한 공세적 태도가 이번 협상에서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2011년 수가협상 과정에서의 부대 합의 사항, 총액계약제 등 진료비 지불제도 개편, 2012년도 수가협상 부대 합의 등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올해 수가협상은 각 단체간의 이해관계가 크게 엇갈리면서 어느 해보다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협상 타결이라는 예상을 섣불리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