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가 30일 오후 4시 예정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 불참 의사를 밝혔다가 돌연 입장을 바꾼 것과 관련, 집행부의 전략 및 전술 부재에 대해 지적하는 회원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당초 의사협회는 30일 건정심이 시작되기 30분 전에 복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다.
복지부가 이날 건정심에 선택의원제 시행안을 심의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고, 보고 안건으로 채택하려고 하자 이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의협은 이날 오전 갑자기 기자회견을 최소하고 건정심에 참석키로 했다고 입장을 언론사에 전달했다.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의사협회는 "원로들과 회원들이 중대한 사안일수록 적극적으로 참여해 부당성을 개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면서 "이에 따라 30일 오전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해 논의한 결과 건정심에 참석해 반대의견을 강력히 주장하기로 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를 두고 회원들은 선택의원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관철시키는 것은 좋지만 이를 추진하는 데 있어 전략이 부족한 게 아니냐며 꼬집고 있다.
의사협회는 회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기존의 계획을 수정했지만 대외적인 자리에 참석 여부를 두고 입장을 번복하는 모습에 대해 회원들은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의료계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건정심 참석 여부에 대해 '이랬다' '저랬다' 입장을 번복하는 모습은 의협의 위상을 추락시킬 뿐만 아니라 협상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회원들의 지적이다.
지역의사회 한 관계자는 "사전에 전략과 전술을 세워 행동했었더라면 좋았을텐데 아쉬운 측면이 많다"면서 "집행부의 즉흥적이고 우발적인 대응은 회원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이번 일은 의협의 전략 부재에서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면 집행부에 대한 신뢰도는 물론 리더십도 흔들릴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