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2012년 수가협상 마무리
건보공단과 의약단체간의 2012년도 수가를 결정하는 유형별 협상이 마무리됐다.
의사협회가 유형별 협상 이후 처음으로 건보공단과 수가인상률에 합의한 반면, 병원협회는 의약단체 중 유일하게 자율계약에 실패했다.
의협 2.9% 수가인상률에 첫 자율 합의
의사협회는 이번 수가협상에서 처음으로 건보공단과 수가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007년 유형별 수가협상이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사실 의협의 이번 수가협상 전망은 밝지 않았다. 내년 의협 선거를 맞이하는 내부 상황도 있었고 건강보험 재정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공단이 예상보다 수가 가이드라인을 높이고 적극적으로 나섰으며 의협 집행부도 실리를 선택을 해 결국 타결에 이르게 됐다.
수가 인상률도 나쁘지 않다. 2009년도 약품비 절감을 조건으로 3% 인상률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부대조건없이 2.9%다. 재정규모로는 2000억원이 조금 넘는다.
당초 요구했던 물가인상률에는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지만, 최대한 실리를 추구했다는 평가다.
특히 건정심에는 선택의원제, 정신과 의약품관리료 등 의협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수가계약까지 건정심으로 넘어가면 상당한 부담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는데, 다소 짐을 덜게 됐다.
다만 수가계약을 거부해야 현재의 수가계약 구조가 바뀔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의료계 일각의 비판을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병협 나홀로 건정심 행…무거운 몸집 딜레마
반면 병원협회는 이번 협상에서 유일하게 자율 타결에 실패했다. 1%대를 고수하는 공단과 2%대를 요구하는 병협간의 입장 조율이 쉽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병협은 당초 이번 협상에 앞서 수가 인상을 강력히 요구했다.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비 증가세가 마이너스로 돌아섰으며, 높은 물가인상률도 그 근거가 됐다.
하지만 여전한 병원급 진료비 증가율과 전체 보험재정의 44%를 차지하는 무거운 몸집이 수가 인상을 가로막았다. 쉽게 헤어나올 수 없는 딜레마다.
병협은 건정심에서 강력하게 수가인상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건정심에서 공단이 최종 제시한 수치를 넘어선 적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싸움이 시작됐다.
특히 의협 없이 나홀로 싸움을 벌이게 됐다.
한편 약사회와 치과의사협회, 한의사협회는 결국 공단과 수가협상을 타결지었다. 예년과 같이 철저히 실리를 추구했다.
건보공단, 보험료 인상과제 남아
건보공단은 이번 수가협상에서 일괄 타결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협상 마지막 날 이사장 직무대리가 의약단체를 직접 방문하는 노력도 보였다.
특히 재정운영위원회의 수가 가이드라인도 2% 수준으로 예년보다 높게 잡아, 협상 가능성을 높였다.
공단 박병태 급여상임이사는 "의사협회가 처음 협상에 타결한 것에 기쁜 마음도 있지만 병원협회가 결렬돼 아쉬운 마음이 있다"면서 "공급자들이 어렵지만 고통 분담 차원에서 수가계약에 임했다"고 말했다.
또한 건보공단은 이번 수가협상을 통해 상당한 건강보험료 인상 압박에 시달리게 될 전망이다. 내년 재정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수가인상은 재정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