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단체 중심으로 자궁경부암 예방접종가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산부인과 개원의들은 "접종률을 높이는 것은 좋지만, 무리한 덤핑 접종으로 이어지는 게 아닌가"하는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자궁경부암예방 범국민운동본부(자궁경부암 운동본부)는 오는 22일 발대식을 갖고 전국 초, 중, 고교생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홍보 및 접종에 들어간다.
일단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의 필요성에 대해 학부모를 대상으로 홍보를 시작하고, 이어 예방접종도 함께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자궁경부암 운동본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예약하기' 라는 컨텐츠를 별도로 뒀다. 예약은 개인 혹은 단체로도 가능하며 지역도 선택 가능하다.
자궁경부암 운동본부에 참여기관은 한국학부모총연합, 뉴라이트학부모연합, 교육과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연합, 전국학교운영위원연합회 등 학부모 단체 이외에도 인구보건복지협회, 산업보건협회, 한국학교보건협회, 한국의학연구소 등이 포함됐다.
이는 지난 7월 정부가 예방접종 실시 기준 고시 개정을 통해 보건의료기관에서 예방접종을 실시하도록 규정을 바꾼 것을 감안, 보건의료기관이 일부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산부인과의사회는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단체접종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자궁경부암 운동본부가 타깃으로 삼는 대상이 초 중 고교생이고, 학부모단체가 대거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체접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일부 보건의료기관으로 접종이 몰리게 되면 가격 덤핑은 물론 접종자에 대한 관리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함께 높아진다는 게 의사들의 지적이다.
산부인과의사회는 무엇보다 의료계와 적대적인 관계인 보건의료기관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앞서 전국학교운영위원연합회(학운위)는 한 보건의료단체와 MOU를 체결해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의료계의 반대로 흐지부지된 바 있다.
산부인과의사회 조병구 총무이사는 "국민들의 접종률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지지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 참여하는 보건의료기관들의 과거 사업들을 볼 때 덤핑 접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불참키로 했다"면서 "일단 관망하면서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