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처방일수 제한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는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SSRI)와 관련 공청회를 열어 대한신경학회 등의 입장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신경정신의학회는 21일 대구 인터불고 엑스코에서 열린 추계학술대회에서 '우리나라의 올바른 항우울제 사용을 위한 제도'라는 주제로 공청회를 열었다.
전남의대 정신건강의학교실 김재민 교수는 "신경과학회가 의협과 복지부에 제출한 의견서을 보면 뇌졸중 후 우울증을 단순 뇌손상으로만 생각하고 있으며 근거로 쓴 자료도 여기에 유리하게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본인들의 약물처방을 개진하기 위해 선행연구 중 일부만을 인용하고 자기모순에 빠져있다"며 "만약 그랬다면 학문적 자질이 의심스러울 뿐만 아니라 환자,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비윤리적인 시도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뇌졸중 후 우울증의 원인은 기존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원인 때문에 일어나는데 그 중 가장 큰 원인은 신체적 손실에 대한 스트레스"라며 "원인이 다양한 만큼 치료도 생물학적, 정신적, 사회적(BPS)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은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경과는 우울증이 신체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신경과 전문지식이 있어야 신경과 증상과 우울증 증상을 감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수련 과정을 통해 우울증을 구별하기 위한 신체증상 감별법을 배우는 등 정신과 전문지식이 없으면 우울증 진단이 오히려 어렵다"고 말했다.
한 대학병원 교수도 "미국에서도 향정신약물이 오남용 되고 있어 이를 규제하려고 하는 움직임인데 우리나라는 그 반대로 가려고 하니 답답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남원성일병원 홍정완 원장은 "정신과는 타과의 SSRI 처방일수 제한 문제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고 명확한 입장을 표현했음에도 대한의사협회는 합의안을 냈다"며 "악의적인 여론몰이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우려했다.
또 "약만 이용해 우울증 환자를 치료하겠다고 나서는 게 과연 옳은일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