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든 작든 변화는 시작됐습니다. 병원들이 현장에서 변화하고 있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습니다. 앞으로 인증을 받지못하고, 인증평가를 시도조차 하지 않는 병원은 앞으로 시장에서 퇴출될 것입니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이선희 정책개발실장(이화여대 예방의학과)은 31일 환자안전과 병원 질관리에 대한 인증평가는 세계적 추세이며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1주년을 맞이한 인증원은 많은 우려 속에서 시작됐다. 최근에는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가 인증평가에 참여했던 병원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인증평가제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증평가가 이뤄지는 시기에만 반짝 행해지는 행위가 많았고, 인력이 부족하며 직원들에게 그 부담이 돌아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평소에는 환자 보호자나 간병인에게 미루던 일을 인증평가 기간에만 간호사가 직접 수행하는 식이다.
그러나 이 설문조사와 정반대되는 결과도 있다. 을지대 의료경영학과 김영훈 교수는 의료기관 인증제도가 병원경영에 미친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결론의 논문을 지난 9월 한국병원경영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환자 안전과 질, 의사 결정체계, 병원조직문화, 리더십 및 병원경영전반에 긍정적 변화가 나타난 것.
이선희 실장은 "병원이 인증평가를 받을 때 평소 병원의 모습과 비슷한 환경이 될 수 있고, 무분별한 허위행위 근절 시스템이 강화돼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적극 공감하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인력이 부족해 직원들이 너무 힘들다'는 것에 대해서는 인증제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한 것이라고 의견을 분명히 했다.
인증준비를 위한 병원들의 투자나 추가적인 인적 서비스 지원을 수가 지원 등의 보상방안에 연계해야 하는 문제라는 것.
이 실장은 "예를 들어 병원들이 감염이나 환자 안전에 대한 재정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인증평가는 받았지만 앞으로 운영해 나가야 하는 현실과는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현장에 대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같이 가지 않으면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10월 현재 의료기관평가인증은 98곳이 신청해 70곳이 인증을 받았고, 28곳은 인증조사를 기다리고 있다. 인증원은 12월부터 지하철 광고를 시작으로 대국민 홍보를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