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 통제 외에도 저가약 사용 장려를 통한 약제비 절감 노력이 필요하다."
4일 공단에서 '한국의 약가수준, OECD에 비해 낮은가'를 주제로 세미나에서는 급증하는 약제비 비중을 줄이기 위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도출됐다.
발제자로 나선 권순만 서울대 보건대학교 교수,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등은 대체로 참조가격제 시행으로 가격 통제 기전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지만 세부 틀에서는 이견을 보였다.
권 교수는 "국가의 제네릭 정책을 그룹별로 나눠 약가 수준을 비교한 결과, 대체조제 의무화 등 저가약 장려정책 국가들의 약가가 전반적으로 낮았다"며 저가약 사용 장려 정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에 따르면 약제비 비중이 높은 80개 성분-제형-함량을 대상으로 OECD 국가의 제네릭 약가를 비교하면, 스위스와 일본만이 평균적으로 우리나라보다 가격이 높았다.
다만 구매력 지수를 보정하면 우리나라의 제네릭 약가는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권 교수는 "평면적으로는 제네릭 약가가 낮을지 모르지만 구매력 지수를 보정하면 우리나라가 외국의 약가에 비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면서 "싼 약을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약제비 절감에 유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산술평균가나 최저가 기준으로 다른 나라와 약가를 비교하면 우리나라 약 가격이 제일 낮은 경우는 전체 비교 대상의 약 15%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는 "전세계에 500~600개의 제약사가 있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면서 "약가가 낮다면 도태되는 기업이 나와야 하는데 아직 그런 회사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가격이 높다는 뜻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처방행태를 변화시키기 위해 진료비 지불제도 변경이나 유인구조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참조가격제 도입으로 저가약 사용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혜주 고려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제네릭 산업의 활성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정 교수는 "모든 제약사가 신약 개발 회사일 필요는 없다"면서 "좋은 제네릭을 만들어 시장진입을 유도하고 가격을 다운시키는 경쟁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세계 제네릭 의약품 시장을 인도가 차지하고 있지만 우리의 제약 산업 수준이 이에 뒤쳐지지 않는다"면서 "제네릭 처방 육성과 함께 처방 행태를 개선하고 참조가격제 도입 등으로 소비자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최소한 복제약에 있어서는 참조가격제를 도입해 시장 기전을 작동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