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반값약' 정책에 대응하는 다국적사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희망직을 받거나 임금동결을 주장하는 곳이 늘고 있다.
원리원칙을 중시하는 외자사들이 내년 사업계획이 불투명해지자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관련 종사자들은 사실상의 구조조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매정하다"는 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실제 사노피-아벤티스는 지난달 31일부터, 사노피-파스퇴르는 지난 3일부터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규모는 전직원의 20% 안팎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재 아벤티스는 약 440명, 파스퇴르는 38명 가량이 근무하고 있다.
사노피 노조 관계자는 4일 본지 통화에서 "'조건이 좋다.' '인생의 터닝포인트다.' 등 사측이 우회적으로 희망퇴직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터뷰도 김앤장으로부터 자문을 받아 법률에 저촉되지 않게 진행하고 있다. 상당히 치밀하다. 사측은 실직적인 정리해고를 바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다국적 제약사 2곳이 희망퇴직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엘코리아와 한국노바티스는 내년도 임금 협상에 난항이다.
양사 모두 임금 동결을 주장했다는 것이 해당 노조 관계자의 설명. 다만 바이엘은 최근 5% 이하의 임금 인상률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자 다국적 제약업계는 혼란에 휩싸였다.
A사 관계자는 "복지부는 약가인하 발표 후 실질적인 구조조정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자신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전반적으로 인위적인 정리해고가 있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우려했다.
B사 임원도 "일련의 움직임을 보면 다국적사는 참 원리원칙이라는 느낌이 든다. 직원 사기 등 정 문화를 중시하는 국내사와는 달리 외자사는 손해가 있으면 바로 행동에 들어간다. 어쩔땐 매정한 느낌마저 든다"고 토로했다.